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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개', '새조개'
'개조개', '새조개'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4.04.0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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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장구’와 ‘우렁쉥이’

이 정겨운 ‘앙장구’라는 말을 필자가 상당기간 꼼꼼히 생각해 보았는데, 이는 ‘앙-장구’로 생각되고 ‘앙’은 ‘앙가꾸’(엉겅퀴), 앙칼지다 등에 쓰이듯 날카로운 가시를 뜻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장구’는 그 형태가 장구(악기)를 닮았음에서 붙여진 것으로 판단된다. 참 좋은 사투리로 식당의 메뉴판 등에 ‘앙장구비빔밥’, ‘앙장구덮밥’, ‘앙장구미역국’으로 부활시켜서 새로이 살려 나가는 것이 오히려 좋은 유산을 보전하는 게 아닌가 싶다.

한편, 어떤 어민들은 ‘보라성게’는 ‘앙장구’라 하지 않고 ‘성게’라 부르며, ‘말똥성게’를 ‘앙장구’라 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필자의 아버지는 ‘보라성게’는 ‘앙장구’라 하고, ‘말똥성게’는 ‘말똥장구’라 하였다. ‘말똥성게’는 ‘보라성게’ 보다 작으며, 가시(관족)도 짧고, 보라색이 아닌 말똥색깔과 비슷하다.

그 유명한 ‘멍게비빕밥’의 ‘멍게’를 거제에서는 ‘우렁쉥이’라 불렀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렁쉥이’라 부르는 것을 들을 수가 없다. ‘우렁쉥이’는 사투리도 아니다. 그런데도 육지에서 내려온 ‘멍게’에 밀려버린 것이다.

다양한 조개들의 이름

홍합을 ‘합자’라고도 불렀다. ‘합자’(蛤子)의 ‘합’은 조개를 뜻하는 것으로 홍합을 대표적인 조개로 인식하였다고도 볼 수 있다. 홍합은 글자 그대로 붉은 조개라는 뜻이다. ‘담치’라고도 부르기도 하는데, 최근의 전반적인 추세는 조간대에서 많이 서식하는 것은 주로 ‘진주담치’라 부르며, 홍합은 깊은 곳에서 나는 ‘참홍합(참담치)’를 이르는 경우가 많다.

‘개조개’ ‘새조개’

거제의 장목에서 많이 나는 ‘개조개’의 이름을 육지 사람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합(大蛤)’이라고 말해야 알아듣는 것이다. 이때 서울사람들이 ‘개조개’가 뭐냐며 ‘강아지 같은 조개냐?’ 또는 ‘개처럼 흔하게 잡혀서 그런 것이냐?’고 반문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의 ‘개’는 ‘커다란’을 나타내는 순우리말이다. 서해안에서는 커다란 우럭을 ‘개우럭’이라 칭하며, 여우 중에 오래되고 큰 여우를 경상도에서 ‘개여시’라 칭하는데, 이때의 ‘개’도 같은 뜻이다.

한편 ‘새조개’는 새의 몸통(乙)을 닮았다고 지어진 이름이다. 거제에서도 당연히 ‘새조개’라 부르지만, 오리를 닮았다고 ‘오리조개’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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