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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장가리'와 '삭은다리'
'모장가리'와 '삭은다리'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3.12.12 14:2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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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의 맛나는 사투리

‘갈방딱가리’와 ‘끌티기’
이 갈비 동은 커다란 원통형이어서 솜씨가 좋은 어머니나 큰 누나뻘이라야 완성할 수 있었다. 주로 머리에 ‘따바리’(똬리)를 받혀서 이고 오는데, 화력이 좋고 불 조절이 쉬워 밥을 짓거나 ‘불살개’(불쏘시개)로 유용하게 쓰였다. 반면에 활엽수의 낙엽은 ‘갈방딱가리’라 불렀다. 표준어 ‘불쏘시개’의 ‘쏘시’는 어떤 말에서 연유가 되었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불살개’의 ‘살’은 ‘불을 살린다.’는 의미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어린이들은 ‘마다리’(마대)나 가마니를 메고 산으로 올라가는데, 여자애들이나 소년들은 ‘솔빵울’(솔방울)을 줍기도 하고, 조금 큰 어린이들은 ‘끌티’, ‘끌티기’(썩은 그루터기)를 찾아서 발로 차거나, 돌이나 ‘도꾸’(도끼)로 쳐서 뽑는다. 이를 모아 ‘마다리’에 담아 새끼줄로 두 줄 멜빵을 만들어서 짊어지고 오거나, 여자애들은 머리에 이고, 제법 일꾼 구실을 할 만한 사내들은 ‘바지게’(싸리나 대오리 따위로 만든 발채를 얹어 놓은 지게)에 담아 짊어지고 오는 것이다. ‘바지게’는 표준어 이다.

‘모장가리’와 ‘삭은다리’
‘장골’(壯骨,장정)이 다되었거나 어른이 되면 큰 나무들을 베어서 ‘목디기’(통나무)로 지게에 지고 돌아와서 집에서 패서 말린다. 이를 장작단으로 묶어 팔러 나가기도 하였다. 이런 장작은 함부로 나무를 벨 수 없던 시절에 고급 땔감이어서 당당한 상품 대접을 받았다.

그 외에 ‘모장가리’와 ‘삭은다리’가 있었는데, 그 구분은 다소 뚜렷하지 않은 경향이 있었다. 둘 다 ‘불땀’(화력)이 좋아 선호하였으나, 깊은 숲에 들어가야 있는 구경할 수 있는 것들이다. ‘삭은다리’는 삭정이를 말하는 것으로 ‘모장가리’에 비해 다소 굵은 것, 그리고 많이 삭은 것을 지칭한다.

‘모장가리’는 주로 소나무의 죽은 잔가지를 일컫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마도 ‘모린잔가지’(마른 잔가지)에서 연유되었을 것이다. 참고로 나무꼬챙이를 ‘꼬장카리’라 불렀다.

이렇게 본다면, ‘가리’ 또는 ‘카리’는 가지를 말함이요, ‘다리’는 ‘달려 있는 것’(가지)으로 이해할 수 있다.

땔감이 귀했으므로 ‘청(靑)솔캥이’, ‘생(生)솔캥이’(둘 다 생소나무 가지)를 낫으로 쳐서 단으로 만들어서 짊어지고 오기도 했고, 활엽수 잎이 달린 생으로 된 잡나무는 ‘푸서리’라고 불렀다. ‘푸서리’는 나물이나 채소를 뜻하는 ‘푸성귀’와 느낌과 구조가 많이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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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13-12-15 17:22:22
기분이 좋아지네 ㅋㅋ

rjwpsu 2013-12-13 14:11:19
ㅎㅎ
먼 기억의 뒤켠을 뒤적이니 모장가리,끌티기,꼬장카리등등이 생각나며~~~
정말 맛난 사투리입니다. 이런 알림방이 있어 행복합니다.
에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