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5:35 (금)
섬&섬길…⑥'서이말 등대코스'
섬&섬길…⑥'서이말 등대코스'
  • 원용태 기자
  • 승인 2014.05.08 0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늘에서 연둣빛 물감을 짜놓은 듯 한 싱그런 봄 산

 

신비스런 신록, 연녹빛 가득한 한 폭의 수채화4월초 그 화려했던 엷은 분홍빛의 벚꽃은 어느새 소리 없이 지고 그 빈자리를 푸르른 초목이 메우고 있다.

 

 

 

제법 무더운 날씨에 겨우내 얼어붙은 흙길과 대지들이 풀리면서 산길을 걷는 푹신한 발걸음이 즐겁다.

 

지난 공곶이가 노랑·하양·분홍의 알록달록 색으로 칠했다면 이번에 떠나보는 서이말 코스와 등산로는 오직 연초록으로만 색을 칠해 보겠다.

 

화창한 봄의 입김을 따라 만물이 꿈틀거리고 4월의 산을 물들이며 녹색 파도가 넘실거리는 거제의 산 속으로 당장 떠나보자.

 

서이말 등대에 올라 삶의 등대를 밝히다

 

루트13 <3구간>-구간경로 : 호크마 미라클랜드~서이말 등대
-명소 : 서이말 등대
-연 장 : 1.3km
-소요시간 : 40분
-구간특징 : 기존도로 이용

 

서이말 등대지기 강아지 한 마리가 입구부터 푹~ 퍼질러서 째려본다. 가까이 가니 ‘으르르’하며 경계를 하다 어느새 옆에 와서 애교를 부리며 관심을 끈다.

 

서이말 등대는 54km 떨어진 대마도 및 일본 후쿠오카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흰 등대는 20초 마다 1섬광을 터트려 37km 밖에서 항해중인 선박들의 길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

 

내도와 외도, 공곶이 몽돌해변이 보이며 맑은 날씨에는 해금강과 저 멀리 대마도도 선명하게 보인다. 등대 앞 헬기장 넓은 평지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를 감상할 수 있다.

 

서이말 등대는 일몰, 일출에 환상적인 붉은 비경을 선물하며 경건한 마음가짐을 갖게 만든다.

 

등대 옆에서 넓은 바다를 보며 세상에 조그마한 빛이라도 비출 수 있는 삶의 등대가 되기를 기원한다. 때로는 반성을, 때로는 희망을 품을 수 있게 해주는 서이말 등대다.

 

 

산속에서 만물이 꿈틀이며 기지개를 펴다

 

루트13 <4, 5구간>
-구간경로 : 호크마 미라클랜드~안내소~갈림길(6구간 진입 등산로)
-명소 : 와현봉수대
-연 장 : 1.4km +1.3km = 2.7km
-소요시간 : 40분 +40분 = 1시간 20분
-구간특징 : 기존도로 이용

 

3, 4, 5구간은 모두 시멘트 포장길이다. 급경사 구간이 없어 초보자도 쉽게 산과 친해질 수 있다.

 

완연한 봄이다. 양쪽으로 우거진 나무에서 연녹색의 잎들이 기지개를 활짝 펴듯이 피어있다. 마치 연둣빛 물감을 짜서 하늘에서 뿌려 놓은 듯하다. 산에서 나는 봄의 잎 내음은 싱그러움을 넘어 비리기까지 하다.

 

뒷짐을 지고 점점 부드러워 지는 봄바람을 맞으며 유유자적하게 거닐어 보자. 사람이 붐비지 않기 때문에 호젓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서이말 등대에서 약 2.2km 거리에 ‘와현봉수대’로 올라가는 길목이 나온다. 500여 미터의 흙길이며 경사도는 급한 편. 심호흡 한 번, 두 다리에 바짝 힘주고 정상을 목표로 올라가보자.

 

가파른 능선길을 따라 땀을 쏟고 올라가다 보면 하늘에는 나무에서 뻗어난 연녹 빛깔의 잎이, 땅에서는 연푸른 그늘사초가 솟아올라 온 사방을 뒤 엎고 있다. 앞, 뒤, 위, 아래 할 것 없이 천지가 연녹색으로 주위를 감싸고 있어 마치 봄의 포로가 된 느낌이다. 이런 포로는 언제든지 대환영, 누구에게나 권한다.

 

와현봉수대 입구는 위험이라는 팻말과 함께 봉수대 주변으로 안전라인이 쳐져 있다. 군데 군데 훼손된 흔적이 보이며 큼지막한 돌이 많아서 조심히 걷자.

 

봉수대 정상에 올라서면 내도, 외도, 해금강 등이 조망되며 노자산, 가라산, 선자산 등도 바라볼 수 있다.

 

4구간은 멧돼지, 고라니 등 야생동물이 심심찮게 출몰하는 모양이다. 멧돼지가 금방이라도 달려 올 듯 한 모습의 ‘야생동물주의’ 그림 팻말이 몇 개 보인다. 이 날은 멧돼지를 보지 못했지만 항상 안전을 최고로 생각하며 봄 산행을 만끽하자.

 

▲와현봉수대 가는 길. 신록이 푸른빛으로 가득차다

 

▲야생동물도 조심하자

용트림 하듯 솟아오른 소나무와 싱그런 대나무의 연둣빛

 

루트13 <6구간>
-구간경로 : 갈림길~거평수산
-명소 : 지세포봉수대, 샛풍이재(지심도 전망대), 지세포성
-연 장 : 3.4km
-소요시간 : 1시간 20분
-구간특징 : 기존등산로 이용

 

5구간 끝자락엔 석유공사기지 안내소가 나온다. 안내소 편도1차선 도로 건너 6구간으로 진입하는 시멘트길이 나온다. 입구엔 별다른 이정표 없이 ‘거평수산’이라 적힌 은색 팻말이 있다. 차량이 오가는지 확인 후 조심해서 도로 건너 6구간으로 이동하자.

 

6구간은 초입부터 시멘트 포장길이 시작돼 샛풍이재(지심도 전망대)까지 이어진다. 길의 풍경은 3, 4, 5구간의 철조망 및 시멘트 길과 흡사하게 보이지만 등산로 양쪽으로 울창한 산림들이 풍성하게 솟아있다. 특히 소나무와 대나무가 길 양쪽으로 푸르른 날개를 펼친 채 산들바람에 사스락 소리를 내고 있다.

 

길을 따라 걸어가면 지세포봉수대가 제일 먼저 나타난다. 진입구부터 연두빛깔의 푸르고 싱싱해 보이는 대나무가 한껏 자라 있다. 용트림 하듯 우뚝 선 소나무도 그 기세가 대단하다. 눈으로 통해 본 싱그러운 녹림에 온 몸에서 새살이 돋아나는 듯하다.

 

올라가는 등산로는 완만하고 10여분이면 충분히 도달하기 때문에 꼭 한번 들려보자. 해발 200여 미터인 봉수대는 25m의 평지로 그 주위를 석축이 원형으로 에워싸고 있으며 보존이 상당히 잘 돼 굉장히 깔끔하고 깨끗하게 보인다.

 

지세포봉수대에서 450여 미터 이동하면 체육시설과 벤치 등이 있는 샛풍이재(지심도 전망대)가 나온다. 사방이 뚫리고 시원하게 만들어진 현대식 조망대가 있으며 정면으로 지심도(동백섬)가 눈앞에 펼쳐진다. 벤치에 앉아 멋진 지심도에 빠져있다 보면 망원경의 부재에 아쉬움을 느낀다.

 

여기서부터 흙길과 시멘트 길이 번갈아 가면서 나온다. 다시 1km여를 더 가면 지세포성이 나온다. 경사가 있지만 돌계단이 마치 평지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줘 사부작사부작 걸어 내려가자.

 

지세포성에 다다르면 선창마을과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우측으로 석축이 3시 방향으로 쭉 이어져있다. 중간 석축은 언젠지 모르지만 와르르 무너져 있다. 지세포성 끝까지 가는 길은 양쪽으로 험한 비탈길이 나져 있어 매우 조심해야 하며 끝까지 가본바 무리해서 갈 이유는 없다. 왜냐하면 지세포성 입구에서도 훌륭한 경관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세포성 입구에서 좌측으로 200여 미터 내려가면 선창마을로 이어진다. 개인적으론 여기서 바로 선창마을로 내려가도 만족할 것이다.

 

여기에 만족 못하면 다시 지세포성을 나와 쭉 길을 따라 거평수산으로 가보자. 거평수산 가는 길은 이정표가 없어 이어진 길 만 따라 가야한다. 길 끝에 다다르면 거평수산 입구가 나온다.

 

거평수산은 2000년 초반에 넙치 양식을 하던 곳인데 현재는 건물이 V자로 무너진 채 한 낮에도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우측으로는 꽤 거친 파도가 일고 있다. 건물 뒤 쪽으로 길이 나져 있지만 이 구간 봄 등산은 지세포성까지만 추천한다.

 

▲영롱한 봄 기운이 온 몸의 세포를 깨운다.

 

 

▲지세포성에서 바라본 모습. 아래쪽 선창마을이 보인다. 멀리 지세포도 보인다.


전세계의 바다를 접수한 거제 조선해양

루트13 <7구간>
-구간경로 : 지세포성~거제조선해양문화관
-명소 : 선창마을, 거제조선해양문화관
-연 장 : 1.9km
-소요시간 : 40분
-구간특징 : 지세포성 둘레길

 

 

지세포성 좌측으로 선창마을로 가는 이정표를 따라 내려간다. 한적하고 바닷물이 맑은 선창마을이 나온다. 새우 조망업 및 기타 어업과 낚싯배, 각종 해산물 식당과 펜션 등을 운영한다.

 

선창마을회관에서부터 1.7km의 거리이며 마을에서부터 잘 닦여진 해안도로를 따라 청정하고 푸른 바다를 보며 걸어가자. 현재 도로 곳곳에 공사 중이라 안전에 유의하면서 조심해서 걷자.

 

거제조선해양문화관은 조선박물관, 조선기술관, 해양미래관 등 다양한 테마파크로 조성돼 있어 아이들의 교육 및 거제의 조선 산업을 이해 할 수 있는 전시관이다.

 

방문해서 거제의 절경이 아닌 세계최고 조선 산업의 현 모습과 역사도 알아보도록 하자.

 

▲선창마을 맑고 투명한 바닷물

 

▲한적하고 조용한 선창마을. 지세포성으로 올라가는 길이 마을 안쪽으로 나 있다.
▲선창마을에 천주교 순례길 및 안내 이정표가 있다

 

 

 

자가/대중 교통 이용편

 

<거제조선해양문화관>

▲자가용 : 네비게이션거제조선해양문화관(일운면 지세포)
(주차장 이용 가능)

 

▲대중교통 : 23(고려3차아파트-내곡-삼정)
신촌 버스정류장 하차. 총 22.10km 약 1시간 8분

▲대중교통 : 22(고현수협앞-내곡-삼정)
신촌 버스정류장 하차. 총 22.92km 약 1시간 13분

<마을이름의 유래>
서이말 등대 : ‘서이말’이란 지명은 땅 끝의 형국이 마치 쥐(鼠)의 귀를 닮았다고 하여 ‘쥐귀끝’이라는 데서 유래했다.

 

<천주교 순례길>
예구마을과 공곶이를 거쳐 서이말 등대까지를 천주교 순례길이라 한다. 즉, 1, 2, 3구간이 천주교 순례길이다.

 

윤봉문(1852~1888, 요셉)순교자가 박해와 탄압을 피해 종교 활동이 자유로운 대마도로 건너가기 위해 이길을 지나갔다. 현지 주민들에 의하면 윤봉문 순교자는 서이말 등대에서 대마도 가는 배를 기다렸다 탄압에 의해 1888년 옥포, 통영을 거쳐 진주로 끌려가 올가미에 목을 졸려 그 해 순교 했다. 10년 후 윤봉문 요셉의 유해는 다시 진주, 통영을 거쳐 현 옥포 앞산 족박골에 모셔져 있다.

 

<TIP>
5구간 안내소부터 3구간 서이말 등대까지 차로 갈 수 있게 시멘트로 포장 했다. 또한 6구간인 거평수산 입구 까지도 차가 드나들 수 있게 길이 형성돼 있다. 기자가 이날 실제 차량으로 이동한 결과 차량이용은 추천 하지 않는다.

이유는 차량 한 대는 쉽게 오갈 수 있지만 만약 두 대가 마주보게 된다면 좁은 길을 두 대가 지나가야 하는데 산 비탈길 쪽 차량이 굉장히 위험하다. 차량 대신 산악자전거를 이용한다면 익사이팅 스포츠를 흥분된 상태에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9시방향이 6구간 진입구, 2시 방향이 서이말 등대 가는 길 안내소
▲와현봉수대
▲지세포성 일대 풍경. 사진보다 훨씬 광대하다.
▲샛풍이재에서 바라본 지심도
▲5구간 입구 가는 길에 조망대가 있어 와현과 구조라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