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윷놀이
윷놀이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4.05.2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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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근’을 준다

‘참연’(방패연)을 날리는 경우에 상하좌우 의도한 방향으로 재주부리기 위하여 연에 ‘탱금, 탱근’을 준다. 연줄을 탱탱하게 감아올리다가 아주 잽싸게 자새 손잡이로 자신의 옆구리를 치며 연줄을 순식간에 확 풀어버리는 것이다. 신이 나서 ‘탱근아’하고 외치면서. 공중으로 치솟던 ‘참연’이 마치 줄이 끊어진 듯이 방향을 잃고 좌우 또는 180도 이상으로 방향이 바뀌게 되는데, 그 순간 다시 ‘자새’로 쏜살같이 연줄을 감으면 바뀐 방향으로 연이 한참을 달리는 것이다.

‘자새’를 사투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표준말이다. 어렸을 때의 기억으로는 ‘민자새’(2각 자세)는 주로 ‘자새’로 불렀고, 4각이나 6각 자새는 ‘얼레’로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살펴보면 ‘자새’는 잣다(감다)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며, ‘얼레’의 ‘레’는 물레처럼 회전체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4각이나 6각의 경우 ‘자새’(얼레)의 중심에 손잡이가 있어서 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물레와 개념이 닿아있다.

윷놀이

예전의 윷놀이는 어른들의 놀이였다. ‘윷놀이 하자.’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윷 놀자.’ 또는 ‘윷판 벌이자.’로 말하곤 했다. 주로 겨울에 많이 하였는데, 잔칫날에는 거의 윷판이 벌어졌고, 잔치가 아니더라도 농한기에 양지바른 마당에 윷판이 그려진 ‘덕석’(멍석)을 깔아놓고 판을 벌이곤 하였다.

윷은 아주 작고 단단한 나무로 된 것을 쓰며, ‘때죽나무’ 가지로 많이 만드는 것 같았는데, 이는 ‘때죽나무’의 껍질이 검은 색으로 매끈하여서 절반으로 쪼개어 윷을 만들었을 경우, 겉과 속의 뚜렷한 색깔 차이와 나이테나 결이 없는 재질로 좋았기 때문이다.

‘때죽나무’는 ‘때독나무’ 또는 ‘때동나무’라 불렀다. ‘동’은 ‘독’을 보다 쉽게 발음하는 것이며, ‘독’은 아마도 이 나무의 열매(과피)에 독(毒)이 있기 때문이거나, 열매가 ‘독(항아리)’처럼 생겨서 그런 까닭이지 싶다. 이 ‘때독나무’의 열매를 두들기고 짓이겨서 개울물에 풀면 민물고기들이 기절하여 떠오른다.

이 작고 까만 윷을 ‘깍징이’(종지)에 넣어서 멀리 던진다. ‘도’, ‘개’, ‘걸’, ‘윷’, ‘모’는 설명 필요 없을 것이나, 유독 ‘도’는 ‘또’ 또는 ‘떼’로 많이 불렀으며, ‘윷’을 유독 ‘사륫’(四윷)이라 불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사륫’(四윷)은 윷 네 개가 뒤집어졌다고 그러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윷이 네 번이나 나오도록 기원하는 구호일까? 그 시절에는 요즘 같은 ‘빠꾸 또’(빽 도)는 없었다.

이때 말을 운용하는 용어가 있었다. ‘동치다’와 ‘업는다’이다. 말과 말이 합해지면 그때부터는 두 말이 묶여서 같이 움직이게 되는데, 이렇게 합하는 것을 말한다. 말판을 쓰는 사람에서 ‘내 말을 동치라(동쳐라).’ 또는 ‘업어라’라고 주문하는 것이다.

말 두 개가 동치면 ‘두 동’, 세 개면 ‘세 동’인데, 말은 네 개이므로 ‘네 동’까지 일 수 밖에 없다. ‘동치다’는 거의 ‘동이다’와 같은 말로 ‘작은 것을 칭칭 휩싸서 동이다.’이며, ‘업는다.’의 ‘업다’는 ‘무엇으로 동여매어 붙어 있게 하다.’이다. 거의 같은 뜻임을 알 수 있다.

한편, ‘동치다’와 비슷한 ‘동개다’가 있는데, 이는 사전에 ‘포개다’의 방언(경상)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고 보니, 동치는 것을 ‘포개라’로 말하기도 했던 생각이 난다.

윷의 말이 한 바퀴 돌게 되면 ‘퍼라’라고 말판을 쓰는 사람에게 주문 한다. 이는 말은 윷판에서 ‘퍼내라’의 뜻이다. 필자에겐 어려운 부분이나, 표준어 기준으로 ‘퍼다’는 틀린 말로 보이며 원형은 ‘푸다’이다. 따라서 사전에서 ‘퍼다’를 찾으면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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