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0:04 (금)
40년 숙원사업 계룡산터널, 마침내 첫 삽 뜬다
40년 숙원사업 계룡산터널, 마침내 첫 삽 뜬다
  • 이재준 기자
  • 승인 2016.07.13 15: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15일 착공, 착공식은 오는 추석 전후해 산촌간석지에서 가질 예정

▶동부·남부·서부 거제권 주민들의 40년 숙원이던 거제동서간연결도로(일명 명진터널, 계룡산터널)가 오는 15일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간다고 한다. 착공식은 산촌간석지에서 오는 추석 전후로 가질 예정이다. 이 도로는 상문동에서 계룡산을 관통해 거제면 오수리를 연결한다. 총 연장 4.06㎞(터널길이 1.6㎞, 접속도로 2.46㎞)에 4차선으로 만들어 진다. 총 사업비는 976억 6,400만 원이 소요되며 2021년 완공 예정이다.

 

▶강산이 네 번이나 변한 오늘에서야 이 도로가 첫 삽을 뜬다고 하니 며칠 전에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를 타고 청주로 향하던 중에 한 지인이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이 고속도로 구간에 건설된 터널 1~2개 예산이면 계룡산 터널 수십 개도 벌써 뚫었겠네. 40년 간 우리 거제지역 정치인들이 힘이 없어서 인지, 아니면 일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알 수가 없네. 그 사람들 계룡산 터널가지고 많이 우려먹었지...” 이 지인의 지적대로 이 도로건설을 공약(空約)으로 내걸고 이 지역 주민들에게 표 좀 얻어 ‘감투’를 썼던 ‘그때 그 정치인들’은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도 궁금하다. 이들이 ‘나도 한몫했다’며 착공식자리에서 양복 윗주머니에 꽃을 꼽고 삽과 가위를 들고 설쳐 된다면 주민들이 곱게 보아줄지 걱정스럽다.

 ▶이 정도야 주민들이 넓은 아량으로 넘어가면 그만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도로공사가 예정대로 완공되기 위해서는 갈 길이 험하다. 이 도로가 시도 21호선으로 지정돼 있어 한 지자체가 자체 예산으로 공사비를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차기 때문이다. 거제시가 조달청에 시공업체를 의뢰해 선정한 모 건설업체에 낙찰된 1차 발주 공사비는 311억 원 정도다. 이 공사비의 상당액은 2차선 터널을 뚫는데 들어간다. 그런데 거제시가 올해 확보한 예산은 5억 원에 불과하다. 거제시도 고민이 깊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이 도로를 지방도로 승격시키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거제시는 지난해 11월23일 경남도에 이 도로를 지방도로 승격시켜 달라고 건의해 놓고 있다. 부족한 예산을 도비로 채울 요량이다.

또 하나의 해결책은 이 도로를 ‘국가지방지원도로 58호선’으로 승격시키는 것이다. 국지도58호선인 거가대로가 끝나는 지점인 송정IC에서 상문동 문동IC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이미 확정돼 있다. 따라서 문동 IC에서 명진터널까지 또다시 연장시켜 이 도로를 ‘국지도58호선’으로 승격시키자는 전략이다. 국비 지원을 받기 위한 거제시의 힘겨운 ‘묘안 짜기’다. 국회의원과 도의원, 시의원은 물론이고 관료출신의 출향인사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한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이 도로가 그나마 착공단계라도 간 것은 권시장의 ‘뚝심’이 작용했다고 한다. 빠듯한 예산이지만 일단 시작하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하든지 공사는 진행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밀어 붙였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벌여 놓으면 또 다른 누군가가 마무리하고 결국에는 지역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을 했다면 기분 좋은 일이다. 국도14호선 우회도로(장평고개~ 상동)의 경우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하지만 어쨌든 거제시는 만들어 냈다. 조선경기가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언제 이 늪에서 빠져 나올지 기약이 없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40년 주민의 숙원사업이던 도로공사가 시작된다고 한다. 가뭄에 단비 같이 반가운 일이다.

▶40년 세월 속에서 선거 때마다 저마다 “계룡산 터널 제가 뚫겠다”고 외치던 사람들이 얼마였는지 알 수는 없다. 되던, 말던 이 공약으로 ‘재미 좀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주민들은 이들을 원망하지 않았다. 한 주민은 “참 오래 걸렸네. 시작이 반이다”며 무덤덤했다. 또 한 주민은 “40년 세월 같으면 삽과 곡괭이로 파도 뚫었겠지만, 그래도 공사를 시작한다니 반갑다”고 한마디를 던졌다. 오랜 세월을 묵묵히 참고 견뎌온 주민들의 인내력이 마침내 계룡산을 뚫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