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0:09 (목)
[기고]박팔용 회장의 당선을 반기며
[기고]박팔용 회장의 당선을 반기며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6.08.23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영민/ 칼럼니스트
 

21일, 오랫동안 잡음과 진통을 격고 있던 ‘제42대 통합씨름협회 회장선거’ 에 참관하기 위해 신정호 경남씨름협회장, 윤경호 경남씨름협회 사무차장과 대전유성 투표장으로 향했다

박팔용 후보는 이날 대전 유성구청청소년수련관 누리홀에서 열린 ‘제42대 통합씨름협회 회장선거’에서 선거에 참여한 211명 중 131표를 획득해 80표에 그친 임생규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민속씨름의 부흥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온 민속씨름1세대들의 값진 승리였다.

나는 지난 30년 전, 민속씨름 전성기시절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징소리와 함께 우레 같은 박수갈채 속으로 성큼성큼 들어왔던 장사들의 표호, 우량한 몸짓이 아스라하다. 관중으로 미어 터져 나갔던 그 자리가 이 빠진 듯 듬성듬성하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개성이 강한 씨름꾼들이 모래판을 주름잡던 씨름의 옛 영화가 아스라하다. 설날이나 단오, 한가위 명절이 돼야 ‘아, 민속씨름이 열리는 구나’하고 그제야 실감 하는 게 우리의 전통경기인 씨름이다. 그 모습이 사뭇 처량하다.

왜냐하면 올해 1월27일 대한체육회는 대한씨름협회를 관리 단체로 지정했던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체육회 산하 가맹단체가 ‘관리’로 전환된 것은 그 단체의 수장이 장기간 공석이거나 사고로 인해 행정수행능력이 없을 때 한시적으로 체육회가 관리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를테면 대한씨름협회가 유고라는 얘기다. 예컨대 2월5일~10일 사이 충남홍성에서 열린 2016년 설날 천하장사 대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주체로 열었다. 그런 와중에 엘리트체육(대한체육회)과 생활체육(국민생활체육연합회)단체의 통합일정에 따라 대한씨름협회와 생활체육씨름연합회 역시 타의에 의해 우여곡절 끝에 통합을 이루어 어제 공석중인 통합씨름협회장을 선출했다.

씨름은 야구, 축구 등 인기종목에 이어 1983년에 프로화 기치를 내걸고 ‘민속씨름’이라는 이름으로 그해 4월 13일부터 17일까지 제1회 천하장사 씨름대회를 장충체육관에서 열었다. 1980년대는 가히 씨름의 전성시대라 해도 좋으리만큼 융성을 이룩했다.

‘이만기 모르면 간첩’이라는 우수개 소리까지 나왔다. 프로씨름은 이만기, 이준희, 이봉걸 등 이른바 3이(李)를 인기 축으로 흥행이 고조되면서 한때는 천하장사 결승전중계를 끊을 수 없어 주관방송사였던 KBS TV의 저녁 9시 정규뉴스시간을 잠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머지않아 밥그릇싸움이 깔려있는 끝없는 내부분규로 위축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1997년 IMF사태로 최다 8개 팀이었던 프로씨름단이 2003년에 3개 팀으로 오그라들었다가 그마저도 공중분해 되거나 실업팀으로 전환, 근대적인 씨름으로 복고(復古)돼 버렸다.

프로씨름이 애초에 아마단체인 대한씨름협회 산하 민속씨름위원회라는 곁가지 조직으로 출발, 사단법인인 한국씨름연맹으로 독립하는 등 우여곡절을 격었다.

그러다가 씨름단의 잇단 해체로 한국씨름연맹 조직자체가 유명무실한 단체로 전락한 뒤 대한씨름협회가 실업팀을 끌어 모아 프로씨름의 체급이름을 그대로 본떠 장사대회를 열고 있는 악조건 속에서 박두진, 황경수, 천평실, 정인길, 정근종 등 민속씨름 원로들과 변방에 있던 이 만기, 이 봉걸, 이준희, 이승삼. 1세대 천하장사와, 강광훈, 이 기수, 윤경호 등 2세대 천하장사들이 전통씨름인 출신 박팔용 통합씨름협회회장 당선을 계기로 민속씨름의 부활을 위해 한데 뭉쳤다.

한편 박 신임회장은 당선소감에서 “집행부 조직개편 때 여자씨름위원회를 결성, 여자씨름 전국체전 시범종목으로 채택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민속씨름의 옛 명성을 되찾는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거제시여자씨름단창단을 눈앞에 두고 있는 거제시체육회로서는 ‘통합씨름협회 박팔용 호’의 출범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