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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청마문학연구상 수상자 발표
제9회 청마문학연구상 수상자 발표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6.08.2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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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조동범 교수, 진주교대 송희복 교수 2명 공동 수상자로

청마문학 연구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손경원)와 청마문학연구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오세영)는 지난10일 제9회 청마문학연구상 수상자로 중앙대 조동범교수와 진주교대 송희범 교수를 올해 공동수상자로 선정했다.

조동범(사진 위) 교수와 송희복 교수(사진 아래)

청마문학연구상 심사위원회는 지난 7월 말까지 2014년, 2015년도에 발표된 기존 청마연구논문 20여편과 올 신작논문 5편을 심사한 결과 중앙대 조동범 교수의 논문 ‘유치환의 정치적 실천의지와 시적(詩的) 아나키’, 부제- ‘유치환 시의 사상적, 정치적 근거와 아나키스트로서의 생애’라는 논문을, 진주교대 송희복 교수의 ‘유치

환의 경주 시절과 시의 공간 감수성’ - 부제‘시간의 지속속에 존재하는 작은 지척’이라는 연구논문을 공동 수상작으로 뽑았다.

심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8회까지는 한 명의 연구상 수상자를 선정, 시상해 왔으나 올 해는 심사과정에서 두 편의 작품이 모두 우수하고 학문적, 연구가치 등을 볼 때 한 작품 보다는 두 작품을 모두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위원들의 공통적인 의견에 따라 결정하게 됐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이번에 수상자로 선정된 조동범 교수는 논문 발표를 통해 그동안 알려진 바 없는 ‘유치환의 생애와 사상적, 정치적 면모를 새롭게 발굴, 유치환 시의 이론적 근거와 또 다른 시적 가능성’을 제시했다.

조교수는 1970년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나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02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심야 배스킨라빈스 살인사건’ ‘카니발’ ‘금욕적인 사창가’ 있으며 문학평론집 ‘디아스 포라의 고백들’ ‘4년 11개월 이틀 동안의 비’, 연구서 ‘오규원 시의 자연 인식과 현대성의 경험’ 등 다수가 있고 현재 중앙대. 서울예대, 한경대에 출강중이며 미네르바 작품상, 김춘수 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공동수상자인 송희복 교수는 이번 논문을 유치환의 경주 체험을 중심으로 삶의 전기적인 부분을 복원해 보면서 시의 구체적인 체험의 반영을 공간 감수성의 차원에서 탐색했으며 청마의 제자인 서영수 시인의 글 ‘청마 시인과 경주’에서 모티브를 찾았다고 밝혔다.송희복 교수는 1957년 부산에서 태어나 동국대 국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199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으로 당선되었고 1995년 스포츠 서울 신춘문예에 영화평론에 당선되어 문단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김소월 연구’, ‘한국 문학사론 연구’, ‘다해성의 시학’등이 있으며 만해불교문학상, 불교문학상을 수상하고 현재 진주교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한편 운영위원회는 지난 11일 위원회를 소집, 공동 수상자 선정에 따른 시상부분 등을 논의하고 시상금 2000만원을 각각 1000만원씩 공동상자에게 지급키로 협의했다.

 

심사평

제9회 청마문학연구상 직접 투고는 4명의 5편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한수종의 「청마 유치환 시인론」은 다년간 유치환의 시를 연구해온 분의 노작이지만 그간의 연구를 수집하여 연구사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것이라 자신의 직접적인 분석과 평가가 상대적으로 약한 것이 흠이었습니다. 문장의 밀도도 부족했습니다. 중국에서 보내온 신사명의 「청마와 중국 애청(艾靑)의 문학사상 비교연구」는 제목이 그럴듯해 관심을 갖고 읽어보았지만 연구논문도 비평도 아닌 리뷰(review)에 가까운 글이었습니다. 제목과 달리 두 사람의 작품에 대한 분석이나 문학사상에 대한 연구는 없고 시인의 삶과 당시 정치상황 및 문단상황을 소개하는 짧은 글이었습니다.

송희복의 「유치환의 경주시절과 시의 공간 감수성」, 그리고 조동범의 「유치환의 정치적 실천 의지와 시적 아나키」 「유치환 시의 아나키즘적 사유와 자연 인식」 3편을 놓고 논의를 한 결과 두 사람의 글은 우열을 전혀 가릴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송희복의 글은 유치환의 시에서 경주가 지니는 의미를 시에서의 공간성이라는 관점에서 파악했습니다. 유치환과 실제 삶과 인연을 맺은 제자들, 특히 서영수ㆍ허만하 등의 글을 인용하면서 유치환의 시가 경주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실증적으로 증명했습니다. 또한 서정주 시에서의 신라정신과 비교하였고, 하이데거나 김화영 등이 밝히는 공간의 미학적 의미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잘 설명했습니다. 글이 전반적으로 산만하고 문장 정돈이 덜 된 느낌이 드는 것을 약점으로 지적합니다.

조동범의 논문은 2편입니다. 둘 다 유치환이 아나키스트들과 교분이 있던 인물로 간주하여 논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연구들이 밝혀내지 못한 유치환의 아나키즘적 성향을 실증적 자료들을 찾아내어 검토했을 뿐 아니라 관련 인물을 찾아내어 인터뷰하는 치밀함도 보여주었습니다. 유치환 시의 이상적 혹은 현실적 지향을 비교적 소상하게 마르크시즘 문학과 대비하여 논했고, 유치환의 친일 혐의를 적절한 근거를 들어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중언부언하는 경우도 있었고, 논지를 주장하고 강변하는 데 비해 실제 이를 증명할 만한 내용이 부족합니다. 결국은 작품에 천착해야지, 시인의 문단 활동이 중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송희복과 조동범의 글은 모두 많은 장점과 소소한 약점을 지니고 있어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웠습니다. 송희복의 글은 왜 시의 공간 감수성을 논하면서 경주 체험이 중요한지, 만주 체험은 왜 논의되지 않았는지 그 점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조동범의 글은 논쟁적 글쓰기의 모범을 보여주었지만 이념의 문학적 형상화 지점에 대한 탐색이 부족하므로 보완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시집 󰡔鬱陵島󰡕의 현실참여적 시편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여 이 점도 보완을 요합니다.

오랫동안 비평 활동을 하면서 상복이 없었던 송희복 교수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투고했으며 2편이나 투고한 조동범 시인의 노력도 높이 사주고 싶습니다. 두 사람의 투고작은 청마 연구에 있어서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었으므로 상호 보완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세영ㆍ박덕규ㆍ이승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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