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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삼성중공업, 제2회 외국인 직원 한국어 말하기 대회 개최
19일 삼성중공업, 제2회 외국인 직원 한국어 말하기 대회 개최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3.12.2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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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개국 출신 외국인 1,000여명 근무, 상호 이해의 장 역할

"그 동안 열심히 일해 모은 돈으로 우즈베키스탄에 방 15개 짜리 집을 장만했습니다. 아들, 딸도 좋은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처럼 행복하게 살 수있게 해 준 한국이라는 나라, 그리고 삼성중공업과 동료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거제조선소 사내 협력회사 세진기업에서 일하는 우즈베키스탄인 오이벡 반장의 말이다. '방 15개 짜리 집'이라는 말에 객석에서는 놀랍다는 반응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인도네시아인 에디 사뿌드로 사원은 한국에 온 지 7개월 밖에 안 된 탓에 짧은 내용을 발표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한국에서 열심히 일하고 고향에 돌아가면 우리 가족과 더 행복하게 살수 있을 것을 믿는다"는 그의 말에 모두가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9일 저녁 거제조선소에서 '외국인 직원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했다. 지난 해에 이어 두 번째다. 이 날 대회에는 우즈베키스탄,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프랑스 출신 외국인 직원들이 참가해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삼성중공업에는 사내 협력회사 직원을 포함해 20여 개국 출신 외국인 직원 1,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0년째 한국에 살고 있는 이들은 다양한 경험담과 느낀 점을 털어 놓았다.

특히, 삼성중공업이 올해 소통과 화합의 조직문화를 발전시키고 직원 행복 지수를 증진시키기 위해 감사나눔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만큼, 참가자들도 회사 생활에서 느낀 사와 행복을 주제로 이야기 했다.

우즈베키스탄인 시라지딘씨는 3년씩 두 차례, 총 6년 간의 거제조선소 생활을 마치고 고향에 돌아가 결혼식을 올리던 날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일할 때 친형처럼 따르던 한국인 동료 한 명이 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우즈베키스탄까지 날아왔던 것.

"같은 나라에 있어도 멀어서 오지 못하는 친구도 있었는데 멀리 한국에서 휴가를 내서 제 결혼식에 오신 걸 보고 정말 감동 했습니다.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시라지딘씨는 그 날 느꼈던 한국 사람의 정에 이끌려 지난 2012년부터 다시 거제조선소에서 일하고 있다. 그의 세 번째 거제도 생활이다.


설계부서에 근무하는 인도인 만주나스 대리는 지난 7월 인도에서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내던 중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여의었다. 어머니도 세 번 대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는 삼성중공업 동료들이 자신과 가족에게 닥친 시련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저희 팀에 계신 많은 분들이 애도와 위로를 보내 주셨고, 많은 동료들이 성금을 모아 주셨습니다. 저와 제 가족에게 닥친 힘든 상황을 극복하는 데 굉장히 큰 힘이 되었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프랑스에서 온 위고 사원은 "글로벌 기업 삼성에서 일하는 것이 어떠냐"고 묻는 동료들에게 "가족같은 회사에서 형님, 아우와 배우며 일하고 있다. 지금껏 일해왔던 어떤 나라의 어느 기업에서도 이처럼 가족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한국 여성과 결혼한 덕에 한국어 실력이 뛰어나지만 경상도 억양에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그는 "언젠가 서울 토박이인 아내에게 경상도 사투리를 가르쳐 줄 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묻고,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분명하게 판별하고, 독실하게 행하라는 중용(中庸)의 말씀을 깊이 새겨 삼성중공업의 자랑스러운 일꾼이 되겠습니다" 그가 '중용'을 인용해 앞으로의 각오를 말하자 객석에서는 놀랍다는 반응과 함께 박수가 이어졌다.

일본에서 온 쯔카모토 부장은 몇 년 전 아파트 배관에 문제가 생겨 아랫집에 누수 피해가 발생했을 때를 회상했다. 숙소 담당 직원이 '아파트 문제는 제가 해결할 테니 부장님은 업무에만 전념하시라'고 말했다는 것. 쯔카모토 부장은 "숙소 관리자의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며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이 날 최우수상은 프랑스 출신의 MTC International사의 위고 사원에게 돌아갔다. 그는 "가족과도 같은 삼성중공업 동료들과 더욱 열심히 일하고, 한국말도 지금보다 훨씬 잘할 수 있도록 연습하겠다"고 얘기해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삼성중공업 외국인 말하기 대회 최우수상을 받은 프랑스 출신 '위고'사원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1000여명에 달하는 외국인 직원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멘토링 제도와 한국어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외국인 직원들이 한국어 실력을 향상시키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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