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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충이’ ‘어중개비’
‘세상충이’ ‘어중개비’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4.07.08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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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구’와 바보

‘벅구’는 소고(농악에서 쓰는 손잡이 달린 작은 북)를 일컫는 것이다. 이 말은 원래 불교의식에서 쓰이던 법고(法鼓)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한다. 농악에서 이 소고 치는 사람을 ‘소고잡이’ 또는 ‘벅구잡이’로 부른단다.

그런데 거제에서 이 ‘벅구’는 다양하게 사용되는 말이다. 우선 소고를 벗어나 농악의 전체를 ‘벅구’로 칭하기도 하며, 재주를 부리거나 넘을 때 ‘벅구 넘는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그리고 상모를 쓴 소고잡이가 상모를 돌리며 재주를 넘을 때 신나게 ‘벅구야’를 외치며 넘기도 하고, 관중들도 추임새로 ‘벅구야’를 따라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벅구’가 ‘바보 또는 답답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북의 앞뒤가 막혀 있는 데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아이고 이 벅구야 벅구야’로 중복하여 강조하기도 하고, ‘이 천치 벅구야’로 쓰기도 하는데, ‘천치’는 바보천치에 온 것이다.

‘세상충이’ ‘어중개비’

반면에 세상살이를 제대로 모르는 경우에는 ‘세상충이’, 일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을 ‘어중개비’, 허풍쟁이는 ‘허풍선이’, 몸을 제대로 간수하지 않고 마구 노는 여자를 ‘논다니’, 망아지처럼 중구난방으로 뛰어다니는 애를 ‘뻘다니’, 무엇이든지 잘 아는 체하는 사람을 ‘안다니’라 부른다.

이 중에서 ‘세상충이’는 사전에 없으며, ‘어중개비’는 ‘어정잡이’로 나와 있고, ‘허풍선이(虛風扇-)’는 제대로 나와 있으며, 바람 풍(風)에 부채 선(扇)이 재미있다. ‘논다니’는 ‘웃음과 몸을 파는 여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기록되어 있고, ‘뻘다니’는 사전에 없다. ‘세상충이’의 반대말은 ‘빠꼼이’가 될 것인데, 이 ‘빠꼼이’는 사전에 등재되어 있고, 속어로 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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