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우유…맛과 영양 두 마리 토끼 잡는 개선책 시급
성장기 필수영양분을 채워주기 위해 실시되고 있는 우유급식이 교육당국의 일방적 배식방법과 흰우유만을 고집해 학생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기호에 맞게 영양과 맛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거제시교육청에 따르면, 올 한해 무상급식비는 95억 여 원으로 이 가운데 일부 예산을 떼내 거제시 내 초등학교 35개교 모두 우유급식을 하고 있다.
반면 중학교는 18개교 중 8개교, 고등학교는 10개교 중 4개 학교가 유상으로 우유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또 급식비 지원대상 학교인 면지역 6개교 중‧고등학교는 무상으로 우유가 지급되고 있다.
하지만 일선 초‧중학교에서는 친구들이 먹지 않고 남은 우유를 한꺼번에 모아 먹는 ‘특정’학생이 있는가 하면, 반에 10개 이상 남은 우유를 모두 모아 집으로 가져가는 사례도 빈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학생들이 우유를 외면하는 주된 이유는 급식우유인 흰우유가 비릿한 냄새가 나는 등 맛이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개인의 체질에 따라 알러지나 배탈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 그런데도 부모가 자녀들의 영양불균형을 염려해 강제 신청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중학교 한 학생(여‧중3)은 “많을 때는 10개 가 넘는 우유를 한 친구가 들고 가는 것을 봤다”며 “보통 하루에 3~4개씩은 남는 것 같다. 맛은 없지만 그냥 먹으라고 해서 먹는데 안 먹는 날이 더 많다”고 말했다.
B초등학교 한 학생(남‧초4)도 “남는 거는 잘 모르겠지만 우유 안 먹는 날이 많다”고 말했다.
희망‧비희망을 무시한 채 대다수 의견에 따르는 구 시대적 우유급식제도
일선 학교 지도자는 우유가 남는지도 몰라…학생 영양지도에 소홀
전문관계자에 따르면 개인의 체질이나 선호도 및 찬‧반을 고려, 희망자에 한해 우유급식이 이뤄져야 하지만 대부분 학교는 강제성을 띤 채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A중학교의 경우 845명중 76명이 우유급식을 반대했지만 학교운영위원회의 우유급식 결정으로 전교생이 100% 급식을 진행하고 있다. B초등학교도 1,132명 중 전교생이 우유급식을 실시중이며, C초등학교도 1,276명 중 1,231명이 흰색우유를 먹고 있다.
D초등학교도 가정통신문을 통해 우유급식 여부를 조사했지만, 이는 형식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우유급식을 원치 않는 학생들도 강제급식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체질에 따라 두유 등으로 대체 할 수도 있지만, 개인의 체질이유로 우유급식을 반대 할 경우 의사소견서를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중학교 관계자는 “(버려지는 우유에 대해)우리 학생들은 우유를 남기거나 버리지 않고 맛있게 먹고 있다. 본교가 아니라 딴 학교일 것이다.”며 “학생들의 영양분을 챙겨줄 의무로 많은 아이들이 우유를 먹을 수 있게 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D초등학교 관계자는 “현재는 우유급식 지침에 따라 성장기 영양을 위해 권할 수밖에 없다”며 “학교운영위원회 결정에 따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다른 학교들도 별 차이 없이 전교생이 우유급식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1년부터 올해까지 농림축산식품부가 내놓은 우유 급식 매뉴얼은 각 해년도 우유 단가만 다를 뿐 획기적인 방안 없이 제목, 목차 및 구성내용은 99% 동일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