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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공무원> 전국 축제로 성장하는 ‘섬 꽃’ 축제 지휘자
<이런 공무원> 전국 축제로 성장하는 ‘섬 꽃’ 축제 지휘자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8.12.2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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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농업기술센터 김성현 관광농업담당

거제시 농업기술센터 시설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곳이 농업기술원이 아닐까 싶다. 이곳이 거제시 농업 기술력 증강의 산실인 이유도 있지만, 전국 축제로 자리잡아가는 ‘섬 꽃’ 축제의 장(場)으로 명성이 자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시설에서 지난 9월부터 축제 준비기간 동안 일한 공공근로자들은 김성현 계장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바쁘게 움직이면서 믿음직스럽게 일하는 사람으로 김 계장을 꼽는다.

강모씨(56.거제면)는 “김계장은 공공근로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작업 지시를 않는 합리적인 스타일로 생각됐다”면서 “많은 일을 같이하면서 믿음직스럽고 항상 솔선수범했다”고 전했다.

김모씨(60)도 “(김계장)은 집에 가면 막내 동생뻘 되는데 사람들에게 예의바르게 대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김계장)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김계장“섬 꽃 축제 예산 조금 늘렸으면 좋겠다”고 아쉬움 표해

기자는 이런 김계장을 만나기 위해 지난14일 농업기술원을 찾았다. 꽃을 심는데 필요한 부엽토를 구하러 동부면 구천리에 출장을 갔다 온 그는 바빠 보였지만, 잠시 짬을 내어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ROTC(학사장교훈련단)장교로 강원도 철원에서 중위로 예편했다. 그래서 그런지 차분하게 말을 잘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계장은 지난 1994년 강원도 삼척에서 국가직 농촌진흥청 7급으로 공무원을 시작했다. 그가 고향인 거제로 자리를 옮긴 것은 지난 1997년 3월이다. 그가 거제로 첫발을 디딜 때 농업개발원이 건립되고 있었다. 그는 지난 2015년 계장으로 진급한 이후 4년 중에 3년을 ‘섬 꽃’ 축제를 기획하고 관장했다.

경남의 대표 축제가 된 이 축제의 중심에는 김계장이 있었고, 이 축제를 오케스트라에 비유하면 김계장은 지휘자였던 셈이다.

이 축제가 객관적으로 좋은 평을 받는데 김계장의 숨은 공로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기자는 이날 개발원에서는 축제가 끝나기 무섭게 또다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꽃이나 나무가 하루아침에 자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조형물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국화의 경우 12월에 삽목을 해 1월과 2월에 증식을 한다고 한다. 그 이후 4월에 노지재배를 거쳐 5월에 식재해 축제 때까지 1m 넘도록 키운다는 것. 꽃 봉우리가 작은 국화(소국)는 4~5월에 식재해서 10월에 만개되게 하는데 이 또한 여간 까다로운 작업이 아니다.

섬 꽃 축제에 선을 보이는 대개의 꽃들은 8월에 파종해서 10월까지 3개월간 보살핌을 받는다.

이 축제에서 80 여명에 달하는 국화분재연구회 회원들의 노고는 풍성한 축제를 만드는 힘이 된다고 한다. 회원들은 아낌없는 노력으로 축제 기간 때 1500~1700개의 분재를 시민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김계장은 지면을 빌려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김계장은 지난 11월 끝난 축제는 성과도 컸지만 아쉬움도 있다고 했다.

지난 축제를 다녀간 관람객만도 거제인구(27만)에 맞먹는다. 경남의 유망 축제로 2년간 1억5천만 원의 상금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물론 이 돈은 축제에 들어갔다.

이 축제로 입장료와 농산물 판매, 식당운영, 체험 등으로 4억이 넘는 수입을 올려 흑자를 기록했지만 보완할 내용이 많다는 것이 김계장의 생각이다.

김계장은 우선 “이 축제에 들어가는 예산이 지금 보다 더 배정됐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아열대 식물 등을 자체생산하고 문화행사규모를 키운다면 볼거리 풍성한 축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거제축산농가에 곤포사이리지 첫 권장

김계장은 전공이 꽃 키우는 것은 아니다. 그는 대학에서 축산을 전공했다. 그는 거제로 발령을 받은 이후, 거제 축산농가의 사료 값 걱정과 조사료를 보관에 큰 도움을 줬다.

그는 축산 업무를 보면서 거제 축산 농가에 처음으로 곤포사이리지를 권장한 장본인이다. 곤포사이리지는 논에 있는 볏짚과 보리 등을 감아 숙성시켜 만든 가축 사료다. 그는 또한 친환경미생물 배양 작업을 농민들과 함께 힘쓴 결과, 지난 2015년 정착단계까지 끌어 올렸다.

일에 대한 열정과 건성으로 가득 찬 그에게도 시련의 계절은 길었다.

그는 대장과 간에 암세포가 번져 지난 2004년과 2008년 두 번의 수술을 했다. 14년이 지난 현재, 병원으로부터 완치 판정을 받아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지만, 지난 세월동안 암 정복을 위해 노력한 그의 투병기는 눈물겹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수술과 회복에 필요한 한 달을 제외하곤 출근해 일을 했다. 그는 “지금 꽃을 가꾸며 살고 있는 자신이 대견스럽고 앞으로 계속 이 일을 했으면 한다”고 했다.

김계장에게 “작은 바람이 무엇이냐”고 기자가 물었다.

그는 “섬 꽃 축제가 전국 단위의 축제로 성장하길 바라며 그 중심에 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계장은 같이 공무원을 하고 있는 전미경씨(46)와 슬하에 딸 둘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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