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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수로 많아 ‘만수판’이다
억수로 많아 ‘만수판’이다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4.07.2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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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풀이’

성(城)이나 집을 지키는 귀신을 ‘성주신(城主神)’라고 앞에서 설명되었고, 이를 위한 굿에서 유래된 ‘성주풀이’가 있다. 그 중에서 궁금했던 부분이 “에라 만수, 에라 대신이여”라는 부분이다.

‘만수’에 대해서는 몇 가지의 설(說)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중적으로 많이 이해되고 있는 것은 ‘만수(曼壽,萬壽)’로 장수를 기원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오는 말은 ‘대신(大神)’으로 ‘성주신(城主神)’을 높여서 부르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또 다른 이는 만수(萬修)가 후한(後漢)의 광무제(光武帝)를 보필한 28 장수(將帥) 중의 한 사람으로 상제(上帝)님의 보호 신장(神將)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낙양성은 후한(後漢)의 광무제(光武帝)가 수도로 삼은 곳이므로 그럴 듯도 하다. 이런 주장에 따른다면, ‘대신(大神)’은 ‘만수(萬修)’를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또 한편, 대금의 대가이신 이생강 선생님은 “신라시대 때 유만수라는 대신이 안동 성주로 임명 받아 갔고, 그가 몽유병에 걸려 무당이 굿을 하는데, 첫머리에 성주인 만수를 부르는 것이다”라고 구술하였다고 전한다. 이 경우라면, 대신은 ‘대신(大臣)’으로 봐야 할 것이다.

억수로 많아 ‘만수판’이다

이제 성주풀이의 궁금증은 세 가지 설(說)로서 어느 정도 이해되었다고 간주하면 마음 편한 일이나, 거제에는 다른 용도의 ‘만수’가 있다는 사실이다.

첫 번째로 ‘많이 있다’는 뜻의 ‘만수’다. “억수로 많다. 만수판이다.”로 사용하곤 하는데, 이는 표준어에 있다. “만수(滿數) : 정한 수효에 가득 참.”으로 기록되어 있다.

둘째로는 “꺼벙한(만만하게 여기며, 성격이 야무지지 못하고 조금 모자란 듯한) 경우”에 핀잔하듯이 쓰는 것이다. 예전에는 들어본 기억이 별로 나지 않는데, 최근에는 제법 듣는다. 일을 엉뚱하게 처리하였을 경우, “네가 하는 일이 그렇지! 아이구 만수야!”라고 쓴다. 이렇게 사용되는 연유를 모르겠으나, 정통 방언이 아니라 일종의 속어 인 것으로 여겨진다. 이렇게 쓰이는 만수는 ‘만수(萬修)’이거나 신라의 대신이었다는 ‘유만수’일지도 모르겠다.

‘만수판’과 비교될 수 있는 ‘쑥시기판’이 있다. ‘만수판’도 단순히 ‘많다’라기 보다는 ‘어수선하고 정신없이 많은 것’을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쑥시기판’은 ‘개판’이나 ‘난장판’과 비슷한 경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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