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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오얏나무 아래 스스로 갓끈을 고쳐 맨다는 의심을 받아서야...
[데스크칼럼]오얏나무 아래 스스로 갓끈을 고쳐 맨다는 의심을 받아서야...
  • 이재준
  • 승인 2020.06.22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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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경찰서 이전에 지역언론 개입 지나치다"여론

거제경찰서 이전과 관련, 지역 언론의 개입 수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당초 이전하기로 했던 행정타운 부지가 안 되니 다른 곳으로 이전을 해야 된다는 여론형성에 지역 언론이 앞장서는 것까지는 봐 줄 수 있다”

“그러나 언론에서 이전 후보지 위치와 그 땅의 상황까지 슬그머니 흘리고 여론을 묻는 것은 너무 나갔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룬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관공서 이전은 지역정치권, 지역주민의 이해관계 등 복잡 미묘한 문제가 얽혀 있는데, 언론에서 이 지역이 어떠냐식으로 기사화해 시민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을 순수하게 해석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말은 지역 언론이 특정세력의 주장을 여과 없이 노골적으로 편을 들고 있다는 쪽으로 해석된다.

지난 6일 지역의 한 인터넷신문사는 경찰서 이전에 대한 당위성과 타당성을 홍보하는 기사를 작성하고 이를 각 언론사에 보냈다. 이 언론사가 거제경찰서의 요청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지역 내 각 언론사에 기사를 보낸 것으로 보였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이 기사를 실었다. 다른 후보지를 물색해 이전하겠다는 거제경찰서의 계획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언론사들은 현재 거제경찰서 청사가 낡고 협소해 새로운 곳으로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15일에도 이 신문사는 지역내 각 언론사에 경찰서 이전 부지와 관련한 기사를 메일을 통해 보냈고, 기사로써 가치가 있으면 실어달라고 추신까지 달았다. 이것이 사단이 됐다.

이 신문사는 기사에서 거제경찰서 이전 후보지로 특정지역을 거론하고 땅의 가격과 용도 등을 친절하게 설명했다. 또한 도시계획전문가와 부동산관계자가 이 땅을 호의적으로 평가한다는 의견을 실었다.

특히 주변에 거제시가 계획하는 도시계획시설과 연계하면 상승효과가 기대돼 후보지로써 손색이 없다는 내용 등을 열거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 기사를 게재했다. 이들 신문은 ‘지역언론공동보도’라는 타이틀까지 달았다. 얼핏 보면 지역 언론 모두가 이 내용에 공감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지역 언론사의 상당수는 이 기사를 싣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언론사의 기사의 출처가 명확하지 못한데다, 자칫 전체 지역 언론의 의견으로 둔갑할 수 있어 기사를 싣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객관성이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에 기사를 싣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일부 언론사들은 “이 기사 내용에는 이 부지를 행정이 적극 나서 경찰서를 지을 수 있는 땅으로 용도를 바꿔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행정에서 지역 언론을 뭐로 보겠느냐”고 비난했다.

실제로 기사 중에는 이 특정부지가 현재 농업진흥구역이니 거제시가 도시관리계획을 통해 경찰서를 지을 수 있도록 용도지역을 바꾸면 된다는 식의 방법까지 제시되고 있다. 이런 문제가 생기자 기사를 보낸 이 신문사대표는 SNS를 통해 “본인의 신문사는 ‘거제언론사협의회 공동보도는 뺏으니 이미 기사를 보도한 회원사는 참고 바란다”고 했다.

그런데 특정부지가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것처럼 일방적으로 기사를 남발하면 이를 보는 독자들이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다.

관공서의 이전은 공정하고 투명해야한다. 그리고 많은 시민이 공감해야 한다. 공적인 일에 사사로운 감정이나 이해관계가 개입되지 않아야 된다. 많은 이는 언론이 나서 특정 부지를 홍보하듯 거론하는 것은 너무 나갔고 오해소지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언론의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한번 정도 고민해보라고 충고한다.

관공서 이전을 두고 지역 언론이 오얏나무 아래 스스로 갓끈을 고쳐 맨다는 말을 들어서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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