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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거제의 미래’에 대한 고민
[기고]‘거제의 미래’에 대한 고민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20.11.1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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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거제정책연구소장/ 전 부산대 특임교수

거제는 세계 최대의 조선 도시이다. 조선업의 호황·불황에 온도시가 함께 몸살을 앓는다. 불황의 터널을 지나 조금씩 회복의 기미가 보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조선업의 미래, 거제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그렇다고 거제 인구의 70%가 관련되어 밥을 먹고사는 조선업을 놓을 수도 없다.

많은 사람이 관광을 이야기한다. 거제도만큼 천혜의 관광자원을 갖춘 곳은 많지 않다. 그렇지만 관광은 볼거리뿐 아니라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함께 있어야 산업이 된다. 거제도는 해마다 700만 명 내외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거제시는 1,000만 관광객을 이야기한다. 그런데도 스쳐 가는 관광객만 많고 왜 산업으로 성장하지 못할까? 볼거리뿐 아니라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조선업만 쳐다보는 것은 왠지 불안하다. 그렇다고 관광이 산업화하기엔 아직 부족하게 느껴진다. 전혀 다른 조선과 관광을 엮어서 산업화할 수는 없을까? ‘거제의 미래에 대한 고민’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대우조선해양이 거제에서 차지하는 경제 비중이 40%에 이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을 끼고 있는 옥포, 아주, 능포, 장승포 등의 지역경제는 완전히 붕괴하여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후퇴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거제도 전역에 그 불황의 여파가 덮쳐 석탄 산업의 붕괴로 몰락한 탄광 도시 태백의 전철을 그대로 밟게 될 것입니다.

국제대회 유치 : 조선업의 관광 산업화

많은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국제대회를 유치하기 원한다. 중앙정부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국제대회도 있고 심사 단계에서 좌절된 국제대회도 많다. 국제대회를 유치하게 되면 국비 지원을 받아 도로나 터널 등 도시의 숙원사업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고, 관광산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한 국제대회의 공통점은 그 도시의 대표적 브랜드와 겹치는 대회이다. 예를 들면 ‘고성 공룡’ ‘함평 나비’ ‘제천 한방’ ‘통영 국제음악제’ ‘거창 국제연극제’ 등이다.

우리 거제가 가진 최대의 자산은 조선·해양이다. ‘조선을 관광 산업화하는 국제대회’를 거제에서 개최해 보면 어떨까? 세계 최대 조선 도시인 거제에서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아 ‘거제 조선·해양 엑스포’를 추진해 보는 것은 확실히 도전해 볼 만한 과제가 될 것이다.

경상남도는 지난 2010년 김두관 지사 시절, 거제에서 ‘세계 조선·해양 엑스포’를 개최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를 했었다. 그 결과 거제 조선해양 엑스포 개최는 조선산업의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 계기가 되고, 해양문화의 관광 자원화 측면에서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조사에 따르면 거제는 세계 최대의 조선 도시이고, 조선·해양 산업의 집적도가 높은 경남권 인프라 활용이 가능해 조선·해양 엑스포 개최의 최적지인 것으로 나타났고, 엑스포가 개최되면 국민의 높은 참여 의사 외에도 관광과 조선·해양 산업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처럼 조선·해양 엑스포 거제 개최를 경상남도가 구체적으로 추진했음에도 거제 엑스포가 실시되지 않은 이유는 2012년 여수 해양엑스포가 비슷한 시기에 개최된 것에 따른 ‘유사 주제’ ‘시기 중복’의 문제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대회를 개최하는 도시, 거제

10년 전 경남도가 거제 조선·해양 엑스포를 검토하는 때에 비해 많은 시간이 흘렀고 조선업의 환경도 많이 변했다. 여수엑스포가 개최되었는지도 10여 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이제 거제에서 국제대회인 조선·해양 엑스포를 추진해 보면 어떨까?

실제 국제대회를 개최하게 되면 산업 인프라 측면이나 각종 문화적인 면에서 직간접적으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누린다는 것은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인근 고성, 산청, 통영, 거창을 비롯해 심지어 함평 같은 작은 지자체에서도 지역의 특성을 살린 국제대회인 엑스포를 매년 개최하는데, 우리 거제는 왜 국제대회를 개최하지 못할까?

부산 해운대 벡스코(부산컨벤션센터)에서는 2년마다 격년제로 조선·해양 산업 시회를 개최한다. 약 4일간 이루어지는 이 산업전시회에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의 조선·해양 산업 관계자들이 부산을 방문한다. 지난해 10월 열린 전시회에서는 약 63개국에서 1,150여 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해양 산업 관련 전시회는 세계 최대의 조선 도시인 우리 거제에서 개최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다. 거제에서는 부산에서 개최하는 산업전시회뿐 아니라 조선·해양과 관련된 문화전시회를 병행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거제에서의 산업·문화, 조선·해양 엑스포는 경상남도와 기획재정부가 이미 2010년도에 검토했었다. 그때의 정답은 ‘YES’였다.

거제가 살 수 있는 길은 조선업과 관광산업의 병행이다. 조선업을 매개로 한 관광산업. 조선·해양 산업전시회와 조선·해양 문화전시회를 2년에 한 번씩 거제에서 개최한다면 약 5회, 10년의 세월이 지난다면 거제의 미래는 완전히 달라져 있을 것이다. 거제에서 국제대회인 ‘조선·해양 엑스포’를 추진하자. 그 길이 거제의 미래를 위한 해답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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