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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조선산업 재도약과 지역 경기회복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성명서] 조선산업 재도약과 지역 경기회복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23.04.1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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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한화와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을 조속하게 ‘조건없이’ 승인하라!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조선업 선박 수주량이 전 세계 발주량의 37%를 기록했다. 특히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 부문에서는 시장점유율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자랑스럽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경남 지역은 기대 보다는 불안과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것이 현실이다.

올해 1분기 현대중공업은 72억 8천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치인 157억 4천만 달러의 46.3%를 달성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의 1분기 수주액은 8억 달러에 그쳤다. 전년 동기 수주액 42억 달러보다 80% 급락한 수치다.

지난 12일 서일준(거제) 국회의원이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개발 사업에 얽힌 방산비리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과거 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수주를 위한 제안서 작성을 위해 조직적으로 경쟁업체인 대우조선의 함정 관련 자료를 도둑 촬영해 몰래 정보를 빼갔고 법원은 관련자 전원 유죄 판결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방위산업 분야에 불법과 비리가 판치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될 일이기에 불법과 비리를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발언이 ‘헐뜯기’로 매도되니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은 KDDX 사업의 개념설계 군사기밀을 훔쳤고 본사업을 따냈으나 제재는 없는 반면 국산 3천 톤급 첫 잠수함인 도산 안창호함의 수많은 장비 중 어뢰 기만기 개발이 늦어졌다는 이유로 대우조선은 지체상금 948억원을 물었다. 부품 국산화 노력은 죄가 되고, 군사기밀을 훔친 비리는 유야무야 덮고 넘어가는 부조리한 현실에 분개한다.

구축함을 국내 최초로 100% 자체 설계·건조했고 수상함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던 대우조선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수상함 수주가 전혀 없다. 최근 수주 실적을 보면 현대중공업이 3600톤급 충남급 호위함의 상세설계와 초도함은 물론 8100톤급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정조대왕급) 3대와 5000톤급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기본 설계도 가져갔다.

수상함 수주 부진으로 대우조선해양의 특수선 매출은 2020년 1조8739억원에서 지난해 7056억원으로, 전체 사업에서 특수선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26.7%에서 2022년 14.5%로 하락했다.

대우조선의 특수선 부문은 신조 물량이 없어 특수선 부문 노동자들이 타 부서로 지원 가는 방안을 찾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슈퍼 갑' 운운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주인없는 회사라는 부침에 시달려 온 대우조선, 21년간 무책임한 산업은행의 무수한 낙하산 인사, 도덕적 해이와 무능한 경영 아래 고비를 맞을 때마다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는 노동자들까지 지탄받아야 했다. 그나마 우수한 기술력과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새로운 주인을 맞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러나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대우조선 인수를 무리하게 추진한 현대중공업으로 인해 시간이 허비됐다. 특혜, 불공정, 밀실 매각이라 용납할 수 없고 조선산업 발전이나 지역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 예상되었기에 지역민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꿴 매각인데도 공정거래위원회는 노골적으로 현대중공업 편들기에 매진하며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태도를 취했다.

당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브뤼셀 EU집행위원회 인근에서 기자회간담회를 열고 “그 어느 경쟁당국보다 한국 공정위가 먼저 결론 내리겠다”, “다른 국가가 승인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다른 경쟁 당국이 우리 판단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고 공언하는 등 비상식적인 행보를 보였다.
게다가 현대중공업은 기업결합심사를 3년간 4차례나 연장하고 나서야 기업결합 신청을 철회했다.

이는 대우조선의 발목을 잡고 조선 인력 유출과 인구 감소, 거제는 물론 경남과 부산에 이르는 조선기자재 벨트의 몰락을 가속화 했다.

현재 진행중인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 과정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인수 추진 때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해외 경쟁당국 7개국이 모두 기업결합 승인을 완료했는데, 우리나라 공정위만 심사를 지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한화와 대우조선 기업 결합심사에 있어 4개월 간 4차례 이의제기를 하며 훼방을 놓아 경영정상화를 향해 가야 할 갈 길이 바쁜 대우조선의 발목을 또 다시 잡고 있다.

특수선 분야에 있어 불법을 자행하면서까지 수주를 받아 파이를 키워 온 현대중공업이 한화의 대우조선 합병에 따른 독점을 우려하며 이의제기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적반하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방산업체 매매 승인을 완료했고, 방위사업청에서는 한화와 대우조선을 결합해도 군함시장의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특히 방사청은 경쟁제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관급으로 직접 군함 부품을 납품받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걱정하는 바가 있다면, 승인 후 불공정 행위를 더 철저히 감시하면 된다.

불법과 억지로 경쟁상대를 도태시켜 영리를 취하고 목적을 달성하려는 꼼수가 아니라 미래 선박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에 더욱 집중해야 할 시기다.

공정거래위원회도 K-조선의 부상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속히 결단해야 한다.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지역 경기 침체가 시작되었을 때 거제시민들은 ‘말뫼의 눈물’을 연상했다. 새로운 일터를 찾아 이웃들은 타 지역으로 이주했고,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거리에는 빈 점포가 늘고, 원룸과 아파트 공실 세대가 늘었다. 조선기자재 업체들은 줄도산 위기를 맞았고, 영업을 유지하는 소상공인들의 한숨은 깊어졌다. 조선소 야드에 남은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의 압박과 저임금에 시달렸다. 지역민 모두 근근이 버텼다.

이제 대우조선이 정상궤도에 오르고 경기가 회복되길 바라는 지역민들의 염원이 실현되어야 한다. 지역민들이 눈물을 씻고 희망의 날갯짓을 시작하도록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는 속히 차질없이 마무리되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의 올바른 매각을 위한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와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심사를 조속하게 ‘조건없이’ 승인할 것을 재차 강력하게 촉구한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 정치권은 거제와 경남, 부산에 이르는 남해안 조선벨트가 조선업 호황을 맞아 살아나고 더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하고 방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2023년 4월 17일

대우조선해양의올바른매각을위한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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