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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뻬까리’, ‘오만(五萬)천지’
‘천지뻬까리’, ‘오만(五萬)천지’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4.10.0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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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수’로 ‘허들시리’ 많다

그러나 ‘억수로 많다.’, ‘허들시리 많다.’, ‘만장같이 널렸다.’에 이르면 정말로 많아 보인다. ‘억수’ 자체는 사투리가 아니나, 이렇게 쓰면 사투리라는데, 나로서는 서운타고 할까, 아리송하다고 할까! ‘억수’는 ‘億數’로 주장하는 이가 많았는데, 이런 뜻은 사전에 없으므로 사투리로 판단된다. 한편 사전에 억수는 ‘물을 퍼붓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로 설명되어 있다.

‘허들’은 사전에 ‘엄살의 경상도 방언’이라 적혀있지만, 나는 ‘호들갑’의 방언이라고도 병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허들’과 ‘호들’은 극히 같아 보이는 말이다. 물론 ‘허들’은 ‘허들지고(엄살부리고) 있네, 빨리 일나라(일어나라)’로 엄살을 뜻하기도 하지만, 앞에서와 같이 ‘매우, 대단히(호들갑을 떨 만큼)’라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만장’은 한자로 ‘滿場’과 ‘萬丈’이 있으나, ‘滿場’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 뜻은 ‘회장(會場)에 가득 모임’이다. ‘만장겉이 널릿네(널려있네), 쌨고도 쌨거마는’에서 원래의 ‘만장(滿場)’은 표준어이지만, 이렇게 쓰는 방식(사물이 많은)은 방언형식으로 보인다.

‘천지뻬까리’, ‘오만(五萬)천지’

그 다음으로는 ‘천지뻬까리’, ‘천지삣까리’가 있다. 사전에는 “너무 많아서 그 수를 다 헤아릴 수 없을 때 쓰는 말”로 설명하면서 경상도 방언이라 명기해 두었다. ‘천지’는 당연히 천지(天地)일 것이나, 왜 ‘뻬까리’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볏가리를 말하는 것인지, 빽빽하게 깔렸다는 뜻인지 판단되지 않는다.

‘오만(五萬)천지’라는 말도 비슷한 맥락의 말이며, 사전에는 ‘오만(五萬)’을 매우 종류가 많은 여러 가지를 이르는 말로 설명하였다. 거제에서는 사전의 뜻에 ‘이곳, 저곳 여러 곳에’ 라는 뜻을 포함하여 사용한다. 천지(天地)나 셀 수 없는 큰 숫자를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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