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유아기 교육 분야와 대상을 불문하고 꼭 붙여야 하는 단어가 ‘체험교육’이다. 몇 년 전만 해도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이 단어는 이제는 평범하고 당연해 보인다. 마치 유아기 교육 분야의 해결사처럼 등장한 체험교육은 민속씨름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거제시 씨름협회는 입학식이 끝나자마자 3월부터 넉 달 이상의 기간을 예정으로 유소년들이 직접 씨름을 체험해 볼 수 있는 ‘2024 생활체육 프로그램 씨름 교실’운영에 돌입했다.
이번 씨름체험 교육은 대한씨름협회가 시행하고 있는 민속씨름 저변확대 사업으로 유소년들이 씨름 장의 모래 위에서 우리나라 전통스포츠이자 문화인 씨름을 몸으로 직접 체험하면서 건강하게 성장하고,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씨름은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재 131호로, 삼국시대부터 고려 시대, 조선 시대를 거치며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는 오래된 민속놀이이다.
우리 민속문화와 세시풍속의 보전에 힘쓰고 있는 거제시 씨름협회는 ‘2024년 생활 체육프로그램 씨름 교실 은영’을 통해 씨름의 역사를 소개함과 더불어, 체험을 통해 씨름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씨름은 선수의 힘뿐만 아니라 기술이나 전략 역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스포츠다. 따라서 본격적인 씨름체험에 돌입하기 전, 선수들이 직접 비교적 쉽게 배우고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는 시간을 가졌다.
대한씨름협회에서 공식으로 소개하는 기술에는 총 55가지가 있는데 씨름체험현장에는 오른 다리로 상대의 오른 다리 바깥을 걸어 젖히는 ‘밭다리 걸기’와 오른 다리로 상대의 왼 다리를 안으로 걸어 젖히는 ‘안다리걸기 시범이 있었다.
이 두 기술은 기본적이면서 초보자도 시도하기 좋은 효율적인 기술인데 시범을 보인 선수들이 능숙하게 시범에 성공하자 체험장의 분위기는 금세 아이들의 환호성이 더해지기도 했다.
이날 씨름체험 교실프로그램에는 단연 6~7세 어린이 참여자의 비율이 압도적이었는데 실제 시합과 마찬가지로 상대 선수와 정중하게 인사를 나누고 강사의 조언과 지시에 맞춰 기술을 시도하는 시간이 이어졌는데, 참여한 어린이들이 기술을 시도하고 그것이 성공하는 승리의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씨름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을 만들 수 있었다.
사람은 자기 긍정적이라야 마음이 열리고, 생각이 열리어 제 스스로 행동하고 제 소리를 내며 제 몸짓을 하게 된다. 자기 긍정적 사람이려면 봄의 따뜻한 기운을 받으며 싹이 돋고 꽃이 피듯이 따뜻한 관심과 사랑의 기운을 받아야 한다.
사랑 체험의 기억을 더듬는 이 아이들이 눈물겹다. 수업이 끝나고 나서 씨름선생님 보라며 고이 접은 그림편지를 한 장씩 내민다. 감사의 편지라니 뜻밖이었다. 정말 뜻밖이었다. 읽어보니 가슴이 뭉클하다. 잔소리하고 소리 지르며 야단치고 한 것을 자기를 성장시키는 사랑의 소리였음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 이제 철이 드는가 보다.
한 아이가 이렇게 적어 보냈다.
“고생하시는 씨름선생님에게!! 모래가 까칠했는데 재밌었어요 씨름선생님이 발을 거는 기술을 가르쳐주셨는데, 윤지민이랑 씨름대결을 하면서 발을 걸어 무너뜨렸는데 이겨서 기분 좋았습니다”. 비 오는 날에도 열심히 일하시는 쌤! 사랑합니다.
거제시는 ‘2022 거제 전국장사씨름대회’를 성공 개최해 수많은 씨름 팬에게 씨름의 감동을 선사했다. 씨름 부흥에 힘입은 거제시는 민속씨름을 ‘시민과 함께하는 씨름’이라는 목표로 거제시청씨름단, 거제시 씨름협회, 거제 여성 씨름동호회가 지역 유치원을 직접 방문‘찾아가는 씨름 교실’을 운영해왔다.
특히 올해는 거제시, 거제시체육회와 거제시 씨름협회의 지원으로 17개 관내 유치원 원생들을 대상으로 씨름 교실을 열어 씨름 인재발굴, 육성에 힘을 보탰다. 이 일들로 지난해에 이어 ‘2024 제2회 거제시장배 어린이 씨름왕 대회를 유치, 17개 유치원 원생 150여 명이 출전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한편 ’2024 생활체육 씨름 교실 운영’은 거제시 씨름 장에서 3월부터 6월까지 총60 회 교육을 진행하며, 전문강사가 직접 씨름소개, 안전교육, 씨름체험 등을 지도한다. 오는 11월 2일에는 섬 꽃 축제장 야외씨름 장에서 ‘거제시장배 어린이 씨름왕 선발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글, 사진: 손영민 생활 스포츠(자격 종목씨름)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