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와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1일, 거제씨월드에서 15번째 돌고래 사망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해양수산부, 경상남도, 거제시에 시설 폐쇄를 강력히 촉구했다.
이번에 희생된 돌고래는 지난 8월 28일 거제씨월드 수조에서 태어난 새끼 돌고래로, 태어난 지 불과 열흘 만에 세상을 떠났다. 이로써 거제씨월드에는 현재 10마리의 고래만이 남아있다.
시민단체는 거제씨월드가 건립 초기부터 '돌고래와 함께 수영하기'와 같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으로 비판을 받았으며, 돌고래를 일본 다이지에서 수입하려는 계획으로 국제적인 지탄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2013년에는 사용 승인도 받지 않은 건물에 돌고래를 들여와 건축법 위반으로 고발당했으나, 거제시와 검찰의 미온적인 대처로 결국 2014년 '거제씨월드'라는 고래 감옥이 탄생했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는 거제씨월드에 감금된 고래들이 매일 쇼와 체험에 동원되며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잇따른 사망 소식과 야생에서의 수명에 훨씬 못 미치는 짧은 수명이 이를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상남도가 법적 근거 부족을 이유로 거제씨월드에 대한 규제가 어렵다고 주장해왔지만, '동물원 및 수족관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 이후에도 시설 개선 권고에 그치는 등 진정성 있는 규제 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는 해양수산부가 거제씨월드의 새끼 돌고래 보유가 신규 개체 보유 금지 위반임을 명확히 하고, 경상남도는 적극적인 행정처분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거제시에는 시유지 환수를 통해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을 것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시민단체는 "16번째 죽음이 기록되지 않도록 해양수산부, 경상남도, 거제시는 지금이라도 최선을 다해 시설 폐쇄 조치에 임하라"며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 생후 열흘만에 세상을 떠난 새끼돌고래의 죽음 앞에서-
해수부와 경상남도, 거제시는 고래 15마리 죽인 거제씨월드 폐쇄하라!
지난 9월 8일 거제씨월드에서 15번째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에 죽은 돌고래 는 8월 28일 거제씨월드 수조에서 태어나 고작 열흘 남짓한 시간을 살고 세상을 떠 났다.
이제 거제씨월드에는 총 10마리(큰돌고래 7, 벨루가 3) 고래가 남아있다. 앞 으로 몇 번의 죽음을 더 목격한 뒤에야 거제씨월드에서 일어나는 착취와 고통의 역 사를 멈출 것인가.
거제씨월드는 애초부터 우리 사회에 등장하지 말았어야 할 시설이다. 거제시의 민자유치사업으로 시작한 거제씨월드는 건립 전부터 돌고래와 함께 수영하기라 는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으로 비난을 샀다. 게다가 시설에 전시할 돌고래를 돌고래 학살지로 악명 높은 일본 다이지에서 구입할 예정임이 알려지며 국제적으로도 지탄 받았다.
시설이 개장하기 전 2013년 5월에는 RSPCA(Royal 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 WDC(Whale and Dolphin Conservation)를 비롯 해 전세계 34개 동물, 환경보호 단체가 거제씨월드의 돌고래 수입을 반대하며, 한국 정부에 고래류 전시 및 수입 금지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2013년 12월에는 시민단체의 조사를 통해 사용 승인도 받지 않은 공사 중인 건물에 돌고래를 들여온 것이 확인되며 건축법 위반으로 고발당했다. 건축법에 따르면 사용승인을 받지 않은 건물을 사용한 건축주 및 공사시공자는 형사 처벌 대상이다. 그러나 당시 거제시는 &건축법은 사람의 안전을 위한 것이지, 돌고 래의 안전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 망언을 남기며 불법을 감싸기 바빴다. 검찰 역시 고작 수사 하루 만에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등 지역의 강력한 비호를 받으며, 2014년 4월 &거제씨월드&라는 고래의 감옥이 탄생했다.
거제씨월드의 건립을 막을 수 있었던 몇 번의 기회를 흘려보낸 과오의 대가는 고 스란히 고래가 치르는 중이다.
거제씨월드에서 전시 중인 고래들은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쇼를 하고, 등에 사람을 태우고 수영을 하며, 만지기 체험에 동원되어 원 치 않는 접촉을 감내해야했다. 소음에 민감하며 지능과 사회성이 뛰어난 고래가 평 생 비좁은 수조에 갇혀 전시와 체험에 동원되는 삶을 견디기 힘든 것은 자명하다. 거제씨월드를 비롯하여 수족관에 감금된 고래들의 잇따른 사망 소식과 야생에서의 수명에 한참 못 미치는 짧은 수명은 이를 증명한다.
수족관 허가권자인 경상남도는 적용 가능한 법이 마땅치 않아 행정처분 등 거제 씨월드에 대한 규제가 어렵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동물원 및 수족관에 관한 법 률(이하 동물원수족관법)& 전부개정안을 시행한지 벌써 9개월이 지났고, 법 개정 이 후였던 지난 3월 실시한 합동 점검에서도 시설 개선 권고에 그쳤다는 점에서 진정 으로 거제씨월드 규제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강한 의문을 표한다.
이미 동물원수족관법 제2조 보유동물&의 정의로 &수족관에서 증식된 동물을 포함한다라고 규정한바, 해양수산부는 올해 4월 거제씨월드에서 출산한 새끼돌고래 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신규 개체 보유 금지 위반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해야 한다.
수족권 허가권자인 경상남도는 동물원수족관법 제23조의 규정에 따라 거제씨월드의 위법 사항에 대하여 시정조치를 명하는 등 적극적 행정처분에 나서야한다. 또한 시 유지를 무상으로 대여해주는 등 동물학대시설 건립을 부추긴 거제시는 지금이라도 토지 환수를 통해 지난 잘못을 씻길 바란다.
4개월 전 바로 이 자리에서 우리는 10년 간 돌고래 14마리를 죽인 거제씨월드 를 폐쇄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그 후 불과 네 달 만에 열다섯으로 늘어난 죽음 을 앞에 두고 같은 구호를 반복해야 하는 심정이 참담하다.
거제씨월드 고래 잔혹 사에 16번째 죽음이 기록되지 않도록 해양수산부와 경상남도, 거제시는 지금이라도 최선을 다해 시설 폐쇄 조치에 임하라. 우리는 더 이상 고래들의 죽음을 지켜보고 만 있지 않을 것이다.
2024년 9월 11일
동물자유연대,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