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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 내기 싫어서라도 담배 끊는다”
“국세 내기 싫어서라도 담배 끊는다”
  • 배종근 기자
  • 승인 2014.12.18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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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돼도 세율 줄고 금연자 늘어나 담배소비세 안 늘어

거제시, 내년 담배소비세 올해 220여억 원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
 

 

내년 1월1일부터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되지만 거제시의 지방세인 담배소비세는 올해 수준인 220여억 원 정도이거나 오히려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액은 늘어난 반면 세율은 줄어든 상황에서 담뱃값 인상에 따른 반발로 금연자 수가 1만여 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인상된 담뱃값에서 지방세 비율은 줄고 국세 비율이 늘어남에 따라 이에 대한 반발로 금연자가 더 늘어날 경우 큰 폭의 지방세 하락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거제시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담배로 인해 발생하는 제세·부담금에서 지방세인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는 기존 641원(25.64%)·321원(12.84%)씩 부과되던 것이 2000원 인상에 따라 1007원(22.38%)·443원(9.84%)씩 책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담배소비세는 366원, 지방교육세는 122원씩 인상되지만 세율은 기존보다 각각 3.26%·3%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지방세 비율은 기존 38%에서 32%로 줄어든 셈이다.

반면 국세인 건강증진부담금(354원)·부가가치세(234원)는 각각 841원·433원 등 큰 폭으로 늘어난다. 이와 함께 기존에 없던 개별소비세까지 594원 부과돼 국세의 비중이 전체 세금의 42%를 차지하게 된다. 기존 24%이던 세율이 42%로 늘어난다.

▲ 2000원 인상 후 제세·부담금 변화(2500원 담배 기준)

이와 함께 담뱃값이 기존 2500원에서 80% 인상된 4500원으로 오름에 따라 담배를 끊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담배소비로 인한 지방세수는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줄어들 개연성마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거제시에 따르면 올 지방세 수입 1800여억 원 중 담배소비세는 220여억 원으로 전체 지방세수의 12%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거제시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거제시 인구 26만1085명 중 20세 이상 인구는 18만4516명이며 이 중 흡연자는 5만4432명(29.5%)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소비한 담배는 3642만6536갑으로 집계됐다.

이를 바탕으로 거제시는 담뱃값이 80% 인상됨에 따라 금연시도 후 실패한 흡연자 대다수가 담배값 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감배를 끊을 것(정부발표 금연율 34% 반영)으로 예상하고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흡연자들의 흡연횟수가 감소할 것 등을 감안해 거제시 흡연인구가 1만8000여 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예상치를 올 흡연자에 대입하면 내년 흡연자는 3만4000여 명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연증가에 따른 흡연인구 증가와 지역경제 발전에 따른 흡연인구 유입, 관광객 등을 대입하면 내년 흡연인구는 대략 4만여 명 안팎일 것으로 거제시는 예상했다.

이러한 예상치를 대입할 경우 4만여 명의 흡연자가 내년 한해 2250만갑의 담배를 소비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담배소비세 1007원을 대입하면 올해 수준인 220여억 원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

이 금액은 금연자 수에 따라 다소 증감이 있을 수 있지만 거제시의 예상치인 34%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매년 흡연자의 금연 시도율이 23% 이상으로 높았으며 특히 담뱃값 인상에 대한 반발로 금연 시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애연가 백 모씨는 “담뱃값 오르는 것도 기분 나쁜데 흡연자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으면서 국세만 는다는 게 말이 되냐”면서 “담배를 피우며 그나마 지방자치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했는데 국세가 더 많이 빠져 나갈 것 같으면 더러워서라도 담배를 끊어야 겠다”고 개탄했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담뱃값 인상 방침이 발표된 직후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담뱃값이 현행보다 2000원 인상되는 안에 대해 64.5% 찬성한 반면 35.5%는 반대했다. 특히 정부가 담배가격을 4500원으로 인상할 경우 흡연자의 32.3%는 담배를 끊겠다고 응답했다.

32.3%가 담배를 끊는다면 우리나라 성인 남성 흡연율(43.7%) 기준으로 10% 이상 흡연율이 하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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