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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마을기업들 운영난 ‘심화’…경영쇄신 등 자구책 마련 시급
거제 마을기업들 운영난 ‘심화’…경영쇄신 등 자구책 마련 시급
  • 원용태 기자
  • 승인 2015.01.27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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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경영시스템 부족, 판로 좁아 연매출 ‘답보·하락’
▲ (주)거제전통메주. 보관소에 메주 4000장이 잠자고 있다

주민 일자리 육성과 소득 창출을 위한 취지로 설립된 거제 마을기업 대부분의 연매출이 답보상태에 머물거나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는데도 경영쇄신 등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 마을기업들은 경영난 해소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소홀한 것은 물론 이를 관리감독 해야할 시들도 구체적인 홍보계획조차 없다고 밝혀 마을기업들의 운영난은 올해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제시에 따르면 현재 관내에는 2010년 거제농산물수출영농조합원(유자 빵 생산)을 시작으로 2011년 (주)다대자율관리공동체(어촌체험 및 유람선관광), 2013년 (주)거제전통메주(메주, 된장, 간장, 고추장 생산), 해강도예예술학교(도자기만들기 체험), 함목명품마을(카페업 및 함목마을 공동체 체험장), 2014년 해금강 동백보존회(동백열매 악세사리, 동백기름 생산) 등 모두 6개 마을기업들이 지역의 특화된 유․무형의 자원들을 생산‧판매하면서 마을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들 마을기업들에게는 사업이 초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최대 8000만원(1차년도 5000만원, 2차년도 3000만원)까지 지원되며 2010년부터 총 4억 2000만 원의 지원금이 투입됐다.

하지만 이 마을기업들 중 70%는 전문경영시스템과 판로 개척 없이 사업초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시의 소극적인 행정관리도 경영난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해금강 동백보존회 마을기업. 동백열매를 이용해 해금강 유람선 매표소 한켠에서 각종 악세사리 등을 만들고 있다

거제전통메주…홍보부족으로 개당 2만원 메주 4000장 보관소에서 잠자
해강도예예술학교…마을주민들과 불화로 수강생, 매출액 감소
함목명품마을…문은 굳게 잠겨, 거제특산물과 함께 커피 등 음료판매-당초 취지 무색
해금강 동백보존회…2014년 사업시작, 바람의 언덕 갓길 주차난으로 관광객 발걸음 뚝

동부면 부춘리에 소재한 (주)거제전통메주(상근2명, 비상근 15명)는 일대에서 재배되는 콩으로 만든 메주, 된장, 간장, 고추장을 주로 판매하는 마을기업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2013년 7400여 만 원이던 첫해 매출이 2014년에는 6700여 만 원으로 떨어지는 등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김금자 대표는 “100% 우리 마을에서 손수 가꾼 콩으로 만든 메주는 개당 2만원으로 수입산 콩으로 만든 메주보다 다소 가격이 비싸지만 그 만큼 건강에 좋은 식품이다”라면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판로가 개척된다면 더욱 높은 판매고를 올릴 수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이 맘 때 팔려야 할 메주 4000장(8000만 원)이 보관실에 저장돼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올해도 홍보가 부족해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한다면 연매출은 답보상태에 머무르거나 지난해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13년 마을기업으로 지정된 동부면 가배리 소재 해강도예예술학교(상근4명, 비상근4명)는 도자기 만들기 체험이 주요사업이다. 이 마을기업 역시 매출이 2013년 8000여 만 원에서 2014년 5300여 만 원으로 줄었다.

이렇게 매출이 급감한 이유는 마을기업과 주민들 간의 갈등이 한 몫하고 있다. 도예예술학교로 이용되던 폐교를 마을주민들이 직접 관리하겠다고 나서면서 기업대표와 주민들 간의 갈등이 생기면서 수강생과 연매출 감소가 이어졌고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시관계자는 “그런 문제가 있는 걸로 알고 있지만 이는 마을기업대표와 주민들 간이 풀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 까페업을 하는 함목명품마을. 방문당시(23일) 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거제 특산물(유자 빵)을 비롯 커피, 주스 등 일반음료를 판매 하고 있었다

함목삼거리 인근에서 카페(라르고)를 운영하는 마을기업인 함목명품마을(2013년 마을기업 지정)은 거제특산물(유자 빵)과 커피 주스 등을 판매한다. 그러나 방문 당시(23일)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건물 뒤편에는 산을 깎은 흔적과 주변 공사현장으로 인해 정돈되지 못한 풍경으로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기엔 부족해 보였다. 무엇보다 마을 특산물이 아닌 일반적인 음료를 판매, 마을기업이라는 당초의 취지를 무색케 했다.

남부면 해금강 매표소에 위치한 해금강 동백보존회(상근1명, 비상근 30명)는 마을 특산품인 동백열매와 씨를 이용해 기름이나 악세서리 등을 생산하며 지난해 8월부터 사업을 시작했고 매출액은 2000여 만 원 수준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할 신생 마을기업이다.

그러나 해마다 성수기를 맞을 때면 바람의 언덕 인근의 불법주정차 및 교통체증으로 인해 관광객들은 해금강까지 오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교통난이 해결되지 않으면 해금강을 찾는 관광객의 감소로 마을기업도 자연히 소득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비상근 근로자 A(68) 씨는 “시는 주차난의 해결책으로 바람의 언덕 인근에 한 차선을 확장하는 공사를 하고 있지만 이 역시 성수기 때 불법주정차로 몸살을 앓을 것이다”면서 “근본적으로 주차장을 지어놔야 불법주차 같은 교통난이 해소되면서 해금강까지 관광객들이 찾아와 마을기업에도 소득이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성공적인 마을기업으로 평가받는 (주)다대자율관리공동체
지난해부터 관광체험 유람선이 외도로 취항이 가능해지면서 관광객이 급증했다.

마을기업…주민들과 상생적인 자구책 마련해서 전문경영시스템 갖춰야
시 소극적 태도…마을기업이 안은 문제점 파악 못해

대부분의 기업대표들은 본업이 있기 때문에 마을기업에 전념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마을기업 특성상 비성수기가 발생하면서 상시 근무 할 여건도 되지 않기 때문에 부족해진 기업가정신이 연매출 하락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6억 8000여 만 원을 기록하면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남부면 다대리 소재 마을기업인 다대자율관리공동체 공상원(51) 상무는 “우리의 성공 비결은 마을이 하나 되는 두레 개념으로 인식하면서 10여 년 전부터 주민들과 의견 교환을 통해 각종 어촌프로그램 등을 개발하면서 자구책을 마련해왔다”면서 “상근 근로자 11여 명이 출근하면서 마을의 경제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을기업으로 지정되면 전문기관으로부터 한 차례 컨설팅을 받는다”면서 “하지만 비슷한 사업아이템으로 성공한 마을의 관계자에게 교육을 받는 것이 기업 운영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는 운영난을 겪고 있는 마을기업이 어떤 고충을 토로하고 있는지 파악도 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원금만 지급해주면 그 뒤로 마을기업이 알아서 해라는 식이다.

시 관계자는 “(위 운영난에 대해) 지난해 10월 마을기업에 방문했을 당시 그런 이야기들을 못 들었다. 지원금이 지급 되면 자체적으로 홍보, 판로 개척 등 스스로 기업을 꾸려가야 한다”면서 “홍보, 판로 개척을 위해 시에서 계획 중인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다대마을 어촌체험과 숙박시설, 관광 유람선 등을 운영하고 있는 다대자율관리공동체(상근 11명, 비상근 26명)와 유자 빵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거제농산물수출협동조합(상근 10명, 비상근 30명)등 2개소 마을기업은 지난해 각각 6억 8000여 만 원과, 4억 여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성공적인 마을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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