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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때기’와 ‘곤조’
‘빼때기’와 ‘곤조’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4.01.1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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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라는 이름의 식물들

식물의 이름에 ‘밥’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물위의 개구리밥도 있지만, ‘소쌀밥나무’라고 있다. 소가 이 나무의 잎을 가장 좋아한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물론 방언으로 치부되지만, 순우리말로 되어 있고, 얼마나 따뜻한 이름인가. 요즈음에는 가로수로도 제법 식재가 되는데, 수형과 가지 뻗힘이 좋으며, 꽃과 향은 황홀하기 이를 데 없는 나무이다. 표준말로는 자귀나무, 한자말로는 합환목(合歡木-밤에 입을 접어 꼭 붙어 잔다고 붙여짐)이라 한다. 물론 거제도에서는 예전에 ‘짜구나무’, ‘짜구다리’라고 불렀다.

한편, 보리밭이나 논둑에는 ‘복새’가 수북이 올라오는데, 이 ‘복새’는 ‘독새풀’의 방언이며, 밭가에 올라오는 잡초들은 통칭하여 ‘지심’이라 불렀는데, 이 말은 김(논밭에 난 잡풀)의 옛말인 <월인석보>의 ‘-+-음’인 ‘기’에서 구개음화로 연유되었을 것이다. ‘김’보다 훨씬 옛 맛이 살아있다.

‘빼때기’와 ‘곤조’

고구마는 주요 먹거리로서 다양하게 불려졌다. 우선 생고구마를 저며서 말린 것이 있는데, 이는 ‘빼때기’라 불렀다. 이 ‘빼때기’는 ‘절간고구마’이며, 소주의 원료로 수매를 하곤 하였다. ‘절간’은 한자말인 것으로 보이며, ‘잘라서 말린’의 뜻으로 여겨진다.

가을이 되면 집집마다 지붕이나 마당, ‘뒷묏등’에 ‘빼때(떼)기’를 말리곤 하던 정겨운 풍경이 벌어졌었다. 빼때기는 ‘돈부’(동부)나 팥 등을 넣고 겨울에 별미인 ‘빼때기 죽’을 만들어 먹었다.

고구마를 수확하면 자잘한 것들은 따로 모아서 ‘곤조’를 만든다. ‘곤조’는 자잘한 고구마를 삶아서 말린 것으로 말랭이의 형태인데, ‘쫀디기’라 부르기도 한다. 이 ‘곤조’는 주식으로 먹지 아니하고 심심풀이 주전부리로 먹는 것이다. 쫀득하다고 ‘쫀디기(드기)’라 부르며, ‘곤조’는 ‘삶아서 꾸득하게 말린 저(甘藷, 고구마)’를 말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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