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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도읍지로 손색없는 대길지
한나라 도읍지로 손색없는 대길지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4.01.1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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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향교-계룡산 정기를 한몸에 받은 명당중의 명당
“용이 희롱할 여의주 훼손돼 지기가 사라져 간다”

계룡산의 얼굴과 뒤통수
풍수에서 산을 귀하게 여기는 까닭은 첫째 산이 혈을 품은 내룡을 출맥시킨 역할을 담당하고, 둘째는 산의 모양이나 방위를 보아 묘나 주택을 지은 다음 지기(地氣)의 발복에 의해 어떤 인물이 배출될 것인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산이고 혈을 맺는 것은 아니며, 혈을 맺지 못하는 산이라면 흉하게 본다. 초목이 자라지 못하는 동산(童山)이나, 암석이 겉으로 드러난 석산, 용맥의 지기가 멈추지 못한 과산(過山), 사방이 허하며 홀로 솟아난 섬같은 독산(獨山), 용맥이 붕괴되거나 끊어진 단산(斷山) 등이 그들이다. 또 산에는 앞면과 뒷면이 있고, 혈은 뒤통수에 해당하는 뒷면 보다는 얼굴에 해당하는 산기슭에 맺힌다. 산을 사람에 비유할 때에 이마는 승금(乘金)으로 기를 집중시키고, 혈은 인중(人中)에 맺고, 턱은 혈에 응집된 기가 앞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는 전순(纏脣)으로 보는 것은 이런 이유이다.

따라서 비룡승천의 땅인 거제에서 혈이 맺힌 복된 터를 찾고자 한다면 거제의 진산인 계룡산을 바라보아, 어느 쪽이 산의 얼굴에 해당하는 가를 먼저 살펴야 한다. 즉, “거제 계룡산 아래에 많은 사람을 구제할 땅이 있다(巨濟鷄龍山下救百萬” 란 설의 본거지는 과연 계룡산의 북쪽에 자리한 고현쪽인가 혹은 옛날 거제 현감이 살던 남서방의 거제면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계룡산은 남낙정맥의 막내 산으로 통영의 벽방산에서 바다를 도수협으로 통과해 솟아난 산으로 형세는 북서방에서 남동방으로 길게 누워있다. 수탉의 벼슬 모양의 세 바위가 솟아있어 닭도 같고 용도 같다하여 불려진 이름이고, 북동방쪽으로 가파른 경사 그대로 진해만으로 빠지고, 남서방은 급경사가 꺽인채 완만한 구릉을 이루면서 슬며시 거제만으로 들어갔다. 따라서, 고현쪽은 해심이 깊어 들판이 적고, 거제면은 둥근 산으로 에워싸인 안쪽에 논밭이 풍요롭게 펼쳐졌다. 기히 삼한시대 같으면 작은 나라의 도읍지로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사람을 바라 볼 때, 만약 뒤통수를 보고 이야기 한다면 서로의 마음도 불안하고 정감도 생기지 않는다. 눈을 바라보며이야기할 때야 감정이 동화되어 친근감을 느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산의 앞뒷면을 가릴 때도 좀더 너그럽고 편안한 터를 만든 쪽이 얼굴에 해당하고, 사람을 무정히 외면한 쪽이 뒤통수이다. 따라서 계룡산의 산세를 보아, 마을과 도읍이 들어설 터의 조건은 고현보다 거제면이 풍수적으로 더 길하다.

▲거제의 진산(眞山)-계룡산
갈룡음수형의 명당 거제 향교

풍수에는 ‘금계포란형’ '장군대좌형‘같이 어는 장소를 사람이나 짐승 혹은 새의 모양에 비유해 혈을 찾는 방법이 있다.

이것은 산천의 겉모양과 그 안의 정기는 서로 통한다는 가정에 전제를 두고, 보거나 잡을 수 없는 지기를 구체적인 형상에 비유해 표현한 것이다(물형론). 그리고 산천이 힘을 쓰거나, 긴장하거나, 정신을 집중시킨 곳을 생기가 응집한 혈로 간주한다. 들판이 넓게 펼쳐진 거제면은 양택(집터)으로서는 대단한 땅이다. 특히 거제향교는 계룡산의 지기를 한 몸에 받아 명당 중에 명당이다.

향교는 계룡산에서 남동진한 용맥이 고자산고개를 지난 후 몸을 남서진으로 틀어 우뚝 솟고, 다시 잘록한 낮은 과협을 통과한 다음 몸을 북서진으로 바꾸고, 이어서 머리를 동산에서 들고 입을 길게 빼고는 바닷물을 마시는 듯한 갈룡음수형(渴龍飮水形)의 길지에 터를 잡았다. 계룡산에서 뻗어온 용맥이 방향을 이리저리 바꾸니, 활달한 지기를 보아 동산은 용의 머리, 향교는 용의 입에 해당한다. 입술이 바짝 타들어가도록 목이 마른 용이니, 기는 용의 입부위에 응집되고, 물로 급히 달려드니 이 기운으로 산기운이 발동해 복을 가져온다. 또 이기 풍수로 향교 터를 살펴보면, 좌선(左旋)한 물이 곤방(坤方)으로 빠지는 목국(木局)인데, 내룡은 계축방(癸丑方)에서 입수하였다. 소위 관대룡(冠帶龍)에 해당하는 생기 왕성한 터로, 입수룡이 생기를 품었으니 대발할 터이다. 술방(戌方)의 산방산은 천괴(天魁)에 해당되어 검찰 계통의 인물이, 오방(午方)의 노자산은 천마(天馬)로 운송업에 종사할 큰 인물이 태어날 산이다.

또 “바람을 맞으면 기가 흩어진다(風則氣散)”라고 하였다. 음양이 조화를 이룬 길지는 바람이 잠자고 생기는 흩어지지 않는 장소로, 섬은 거센 바다의 양기로 땅의 음기가 쇠약해지기 십상이다. 따라서 섬이라면 주산이 뒤를 막고, 앞쪽에는 살풍을 막는 안산을 갖춘 국세가 좋다. 거제 향교는 산방산에서 화암산으로 남진한 용맥이 백호가 되고, 선자산에서 서진한 용맥이 좌측을 감싸 청룡이 됐다. 뒤쪽은 계룡산이 병풍처럼, 앞에는 오수리 야산이 안산의 국세를 이루었으니, 생기가 충만할 조건을 고루 갖추었다.

하지만 목마른 용이 발동시킨 지기도 용이 조화를 부릴 때만이 발복을 주는데, 용이 승천해 온갖 조화를 부리려면 반드시 여의주를 얻어야 한다. 때문에 용이 희롱할 여의주같은 동산이나 지형물이 주위에 있어야 지기가 발복으로 이어진다.

봉황은 상스러운 새로 봉황이 날아들면 마을에 태평성대가 온다고한다. 그래서 봉황이 날아오도록 오동나무 동산을 마을 앞쪽에 조산(造山)한 예가 많고, 거제면에서 용이 희롱할 여의주는 충혼탑이 들어선 동산이 분명하다. 이 동산은 향교를 이룬 지맥이 바다를 향해 뻗던 중 여기(餘氣)가 뭉쳐 솟은 것이다.

그런데 예전에는 나무가 무성한 이 동산이 사시사철 꽃 피고, 단풍 들고, 낙엽 지는 등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으로 용을 희롱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충혼탑과 진입로가 들어서면서 훼손된 여의주는 철따라 광채를 바꾸지 못했다. 그 결과 용은 희롱할 기분을 잃고서 조화를 부리지 않는 잠룡(潛龍)으로 변했으니, 산기운의 발동도 작아져 거제면의 지기가 쇠락해 진 것이다. 자연을 개발할 때는 자연이 가진 가치와 질서를 올바로 파악하고, 그에 적극적으로 적응하는 지혜가 아쉬운 대목이다. 따라서 거제면이 위대한 인물을 배출해 웅비의 날개를 피려면 충혼탑을 예전의 여의주처럼 영롱한 구슬로 다시 바꾸는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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