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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싫어 섬 떠난 후 교육공무원 38년째 “천직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가난 싫어 섬 떠난 후 교육공무원 38년째 “천직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 백승태 기자
  • 승인 2015.05.06 16:59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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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정철곤 거제교육청 행정지원과장
정철곤 거제교육청 행정지원과장

“행정지원과는 거제교육청의 살림꾼, 참교육 이뤄질 수 있도록 챙기고 지원해야”

아주동 공립유치원 신설 추진 등 급변하는 교육여건 따라 발빠르게 대응 

“아이들을 참되게 가르치는 것은 백년 미래를 계획한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에 누구나 이의가 없을 겁니다. 이 만고불변의 진리를 실천하는 최일선 현장이 교육청이고 학교이며, 교실입니다. 또 일선 학교와 선생님들이 참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지원하는 일이 제가 맡은 행정지원과 업무입니다.”

거제교육지원청 정철곤 행정지원과장(57)은 “교육행정은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원만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지원부서이자 교육청의 ‘살림꾼’”이라고 행정지원과의 업무를 설명했다.

정 과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공직생활에 뛰어들었다. 1978년 통영교육청 교육행정 일반직으로 첫 발령 받아 2007년 사무관으로 승진해 거제공고와 경상남도 교육청에서 거쳐 2013년 거제교육청 행정지원과장으로 부임, 38년째 공직을 천직으로 삼고 있다. 

거제공고 행정실장 재직시에는 경남교육노조가 선정한 ‘일하고 싶은 공무원’ 6명 중 1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일하고 싶은 공무원’은 경남도교육청 산하 5급 사무관 이상 관리직을 대상으로 공무원노조가 설문을 통해 선정하는 것으로 정철곤 당시 행정실장은 리더십과 청렴도, 업무수행능력, 친화력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평가됐다.

가난이 싫어 고향 용초도 섬을 떠난 후 교육공무원 38년째. 그를 만나 거제교육의 현실과 지론을 들어봤다. 

 

-행정지원과는 어떤 일을 하는가?

=거제교육청에는 교육지원과와 행정지원과와 평생지원과가 있다. 행정지원과는 행정지원, 전산정보, 교육협력, 교육재정, 시설지원, 학교지원 등의 6개부서가 교육행정에 관한 업무를 수행한다. 교육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지는 않지만 교육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한다. 한마디로 교육행정의 일선에서 심부름꾼이자 자원봉사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지론이다. 교사들이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도록 모든 제반 일들을 지원하고, 학교가 부족하면 증축하거나 신축하는 일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항상 주인의식을 갖고 항상 준비하고 챙기며 해결하는 적극성과 열정도 필요한 거제교육을 살림꾼이다.

-거제교육의 특수성과 어려운 점은?

=거제사회는 급변하고 있고 그 만큼 예측불허의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조선산업 도시인 거제는 조선경기에 따라 인구도 들쭉날쭉한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에 따라 학교 신축이나 증축 등 시설 확충에도 많은 신경을 쓰야한다. 예를 들어 아파트 건축붐이 일면 세대수가 늘어나고 학생수도 덩달아 증가하는 만큼 또 다른 학교 신축도 모색해야 한다. 그러나 무조건 학교를 짓다보면 기존 학교의 활용도가 떨이지기도 하는 경우가 있다. 적절한 학생수를 감안해 수급을 맞춰야 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자기 집 근처에 학교가 있기를 원하면서 집단민원을 제기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럴때면 정말 골머리가 아프다. 거제시 행정과 협조해 민원인들을 이해시키고 원만한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급선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다. 재정만 넉넉하면 다 해주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황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길 바란다.

현재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부상한 상문동이 한 예다. 주민들은 인구가 급증하는 만큼 상문동에 중학교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거제시 중학교 취학생 수는 증가하지 않고 당분간 소폭 감소하고 있다. 상문동에 중학교를 신설하면 현재 학구내에 있는 계룡중‧고현중‧신현중학교 학생수는 줄어들어 불균형을 가져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당분간 중학교 신설은 어려운 현실이다.

반면 출생아수가 많아지면서 유치원과 어린이집 시설이 부족하다. 특히 공립유치원의 경우 병설과 단설유치원이 있는데 거제시 단설유치원은 고현동 소재 한아름유치원 단 한 곳 밖에 없다. 그래서 신도시인 아주동에 공립유치원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발 빠르게 대응해 최선을 다해 유치할 계획이고, 점차적으로 공립유치원을 늘려가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소신이다.

사등면 기성초등학교 신설 확정도 거제 교육행정의 큰 성과다. 사등면의 경우 대규모 아파트 신축으로 취학아동수가 급증함에 따라 기성초등학교의 학생수용이 한계에 도달해 증축이 필요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증축보다는 신축을 계획‧추진했고 지난해 교육부 중앙투융자 심사위원회로부터 신설을 확정지었다. 신설 기성초등학교는 총공사비 201억원을 들여 31학급 967명을 수용할 계획으로 오는 2016년 3월 개교 예정이다.

 

-거제는 신규 교원들이 거쳐 가는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우수한 교원 확보 방안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거제는 교원들의 ‘사관학교’라 불릴 정도로 신규 교원들이 근무하다 타지역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 교육 예산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수한 교원 확보는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우수한 교원들을 거제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교원 복지를 확대해야 한다. 그래서 거제시와 함께 교육 숙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 숙소를 지어 제공한다면 교원 복지가 일부 강화돼 우수 교원 확보와도 직결되리라 여겨진다. 지역 출신 교원들의 수가 적다는 것이 단점이기도 하지만 우수한 신규 교원들이 거제시로 많이 오기도 한다. 그만큼 우수한 신규 교원들을 거제에 붙잡아 두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 교육장님을 비롯한 전 직원들은 거제교육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교육자로서 후학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고향이 통영시 한산면 용호리(용초도)다. 어업에 종사하는 부모님을 따라 뱃일을 도우며 어린시절을 보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려운 가정형편상 대학진학은 포기해야 했다. 집안일을 도우라는 주위 권유를 뿌리치고, 섬을 떠나야만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고향을 떠났다. 가난을 후대에 물려주기 싫어 섬을 떠나 큰 도시로 나왔고, 교육이 백년지대계라는 성현의 말씀을 따라 교육공무원직을 택한 것이 벌써 수십년이 지났다. 교육을 천직으로 여기며, 퇴직을 하더라도 가능하면 교육을 위한 일들을 하고 싶은게 소망이다.

여건이 어떻든 항상 꿈을 갖고 많은 것을 배우고 정직하게 실천하는 후학들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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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뚱 2015-05-11 15:19:31
거제교육 뿐만 아니라 경남 교육을 위해 애쓰심을 감사드리며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강맹순 2015-05-11 12:26:58
초지일관 한길을걸어온 정과장님 수고하셨고요
남은 임기동안 변함없이 마지막 혼신에 힘을 쏟으시기바랍니다.
당신을 친구로 두어 정말 행복합니다.

고맙습니다 2015-05-11 11:51:40
넉넉한 모습 보기좋습니다 거제교육발전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

갈매기 2015-05-08 10:20:42
정 행정지원과장님! 항상 거제교육 발전을 위해 애쓰심을 감사드립니다.

아주인 2015-05-07 16:11:43
아^^수고 하십니다.
정말 고생이 많으신거 같네요.
기사 내용중에 아주에 공립유치원을 건립하신다는데
꼭 부탁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