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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끄세’와 ‘개발’
‘깨끄세’와 ‘개발’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4.02.0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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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강’과 ‘신강’

봄이 되면 씨고구마를 심어 줄기를 기르고, 초여름이 되면 그 줄기를 베고 잘라 밭의 두둑(이랑)에 꺾꽂이로 묻어 둔다. 고구마 줄기 심기가 끝나면 씨고구마로서의 역할이 끝나 파내게 되는데, 비록 너덜너덜해졌지만 묵은 씨고구마는 상한부분을 도려내고 그럭저럭 먹을 수가 있었다. 이 씨고구마를 ‘무강’이라 부른다.

‘무강’의 옆에 새로 자란 자그마한 고구마 알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제법 먹을 만하며 ‘신강’이라 부른다. ‘무강’과 ‘신강’은 국어사전에 없으며, ‘무강’은 전남의 진도와 고흥에서도 쓴다는데, 신강은 <전남방언사전>에 없다.

3. 바다 이야기

풍성하고도 다양한 생물의 바다는 우리 삶의 상당부분을 책임져 왔을 것이다. 옛날 냄새가 풀풀 나는 바다의 낱말들을 살펴본다.

‘깨끄세’와 ‘개발’

지금도 그러하지만, 일반 서민들이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바다는 갯벌이었을 것이다. 여기서 조개와 고동, 굴과 해조류 들을 잡거나 채취하는 것이다. 이런 일들을 다양하게 표현하였는데, ‘깨끄세(갯벌) 갔다 온다.’, ‘개발, 깨발(갯벌일) 갔다 온다.’, ‘개발하러 가자.’ 등 이다.

우선 ‘깨끄세’를 살펴보자. ‘개의 끝에’로 풀이 하고 싶다. ‘개’란 ‘조수가 드나드는 간석지 또는 포구’를 말하는 것이다. 동부면 율포(栗浦)의 옛 이름이 ‘밤개’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개의 끝은 하루 두 번씩 조수간만이 되는 해수면에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개 또는 갯벌의 끝에 왜 가겠는가? 당연히 해산물들을 채취하러 갔던 것이다. 이런 형식으로 된 말은 거제의 지명에도 있다. ‘재(峙)의 끝에’라는 뜻의 지명인 ‘치끄세’(峙끝에)가 그것이다.

그런데 ‘개발. 깨발’은 조금 애매하다. 그대로 ‘갯벌’을 뜻하는 것 같기도 하고 ‘갯벌을 파서 일구는(채취하는) 일’을 뜻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개발 뒤에 ‘하러가자’라는 말이 주로 붙는 것으로 봐서 ‘갯벌에서 채취하는 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런 기준으로 살펴본다면, ‘개발’의 원래 모습은 ‘개’일 것으로 생각된다. ‘발’은 ‘발라내다’ 또는 ‘밝다’의 뜻으로 개흙을 뒤져 유용한 것을 캐낸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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