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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쩍’과 '쪼새'
‘꿀쩍’과 '쪼새'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4.02.1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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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새’

갯벌의 돌에는 호남, 충청에서는 ‘석화(石花)’라 부르는 굴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이를 채취하기 위해서는 ‘쪼새’가 필수적이다. 거제에서는 ‘석화’라 부르는 것을 들어본 적은 없고, ‘굴’을 ‘꿀’이라고 발음한다. 우리 지역에서는 굴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눈다.

바다 깊은 곳에 크게 자라는 ‘벅굴’(벗굴)이 있고, 조간대(썰물 때면 드러나는 곳)에서 자라는 ‘새꿀’(새굴)이 있다. 이 ‘새굴’이 앞서의 ‘석화’와 같은 것으로 ‘쪼새’로 채취하는 것이다.

‘쪼새’는 <표준국어대사전(국립국어원)>에 ‘조새’로 표기되어 있어서 참으로 어리둥절하다. ‘쪼새’를 전혀 사용하지도 않을 ‘교양인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의 발음이 ‘조새’라 하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지만, ‘쪼다’에서 나온 ‘쪼새’임이 분명하며, 호남과 충청권의 서해안에서도 ‘쪼새’라 널리 부르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아주 독특하게 생긴 ‘쪼새’의 머리 부분은 한쪽 또는 양쪽으로 작은 곡괭이 모양의 쇠로된 돌기를 박아 넣었고, 아랫부분은 티스푼 모양의 작은 기역자 긁개가 갖추어져 있다. 머리 부분의 작은 곡괭이로 굴 껍질을 쪼아서 굴의 뚜껑을 떼어낸 다음에 아랫부분의 작은 기역자 긁개로 굴을 긁어내어 소쿠리나 양푼에 담는 것이다.

‘꿀쩍’

한편, 굴의 껍질을 ‘꿀쩍’(굴적)이라 불렀다. ‘적’은 표준어로 사전에 “굴의 껍데기를 따 냈을 때, 굴이 붙어 있는 쪽의 껍데기.”로 상세히 설명되어 있는데, 사실은 상당히 애매한 표현이다.

‘벅굴’의 껍데기는 ‘꿀쩍’이라는 표현을 거제에서는 잘 쓰지 않으므로, ‘새꿀’(석화)을 기준으로 설명되는 것은 당연하다. 굴은 패류로 두 개의 껍질로 되어 있다. 바탕쪽은 대개 바위에 붙어 있고, 껍데기는 뚜껑 역할을 하며 덮여있다. ‘쪼새’로 이 뚜껑을 떼어 냈을 경우에 굴은 바탕쪽에 붙어 있는 경우가 많고, 간혹 뚜껑 쪽에 붙어 있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사전의 표현이 상세한 듯하지만, 애매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거제의 기준으로 본다면, “굴이 붙어 있지 않은 쪽의 껍데기.”로 명기되어야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거제에서는 굴 껍질을 통칭해서 ‘쩍’이라 부른다. 게다가 굴 뿐만이 아니라 바위에 붙어 있는 날카로운 껍질류(따개비 등등)들은 모두 통칭해서 ‘쩍’(적)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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