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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을 쫙 펴고, 오만 원 권을 집어 보세요”
“손바닥을 쫙 펴고, 오만 원 권을 집어 보세요”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4.02.14 12:3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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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라면 소위 룸빵(룸싸롱)한 번쯤은 가보았으리라 짐작된다.

이 술집은 어지간한 재력가들이나 ‘잘나가는 사업가’들이 아니면 마음대로 드나들기 어려운 곳이다.

대개가 사업상 접대자리거나, 아니면 ‘공돈’이 생겼을 때 한번쯤 가 볼 수 있다.

평범한 셀러리맨들이 소주방에서 소주 한잔 걸치고 객기로 이런 곳을 찾았다간 살림이 거덜나기 십상이다. 다음날 후회막급은 물론이고, 아마 몇 달간은 카드 빚 막느라 고생 좀 해야 된다. 술값 갚는데 이렇게 애를 먹어도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은 ‘쭉쭉 빵빵’ 아가씨에 고급 양주, 최상의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란다. 유혹과 호기심을 돋구는 필요충분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쯤에서 한 지인이 귀띔한 룸살롱 백태(百態)중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돈 없는 주당’들의 기를 꺾어 놓는 이야기다.

거제에서 꽤나 돈 많기로 소문난 A씨가 불과 얼마 전 고현시내 모 룸사롱을 찾았다.

젊은 시절에는 첫 시작부터 ‘말뚝 컵(큰 술컵을 이렇게 지칭함)’ 세잔을 연거푸 마셔야 직성이 풀릴 만큼 ‘大주가’로 소문이 자자했다고 한다. 술 매너도 시원시원하다고 덧붙인다.

요즈음은 나이가 들어 예전 같지 않지만, 그래도 젊은 시절의 명성(?)이 어디가랴.

이런 A씨가 오랜만에 ‘단골집’을 찾았으니, 주인은 물론 종업원들은 ‘백골난망’이다.

A씨는 여전히 예전의 모습대로 시원하게 말뚝 컵에 양주 한잔을 들이키고는, 같이 온 일행들에게도 똑 같이 한잔씩을 권한다. 독한 양주가 체내에 쫙쫙 퍼지면서 일행들은 어색했던 분위기를 벗어 던진다. 애창곡도 한곡 뽑고, 갈수록 그 내용(?)이 좋다. 값 비싼 술집답다.

어느 정도 분위가 무르익자 A씨는 종업원에게 바구니 하나를 가져오게 하곤, 거기에다 오만원권 한 묶음, 오백만원을 쫙 풀어 펼친다. 그리고 ‘명령’이 하달된다.

“손을 쫙 펴서(손과 돈이 서로 평행된 상태) 가져가고 싶은 만큼 가져가라”

남자 종업원과 아가씨들에게 조금은 특이하고, 기분 좋은 팁을 선사한다.

그런데 아무리 욕심을 내도 ‘50만원’ 즉 오만 원 권 10장 이상은 집히질 않는다는 것.

결국 ‘결산’을 해보면 아가씨와 종업원 10명이 바구니 담긴 팁 500만원을 공평하게 50만원씩 나눠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한 일이지만, 호기심이 발동한다면 여러분들도 한번 해 보시길...

이 이야기는 단순히 재미삼아 듣고 흘릴 일은 아닌 듯싶다. 술집에서 하룻밤에 뿌리는 종업원 팁이 500만원 이라니 씁쓸하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돈을 모욕하는 것 같다.

“내가 벌어, 내 마음대로 하는데 왜 참견이냐”고 따지면 할 말은 없다.

옛말에 “돈은 개 같이 벌어 정승같이 쓰라”고 하지 않았던가.

A씨에게 굳이 한 말씀드린다.

“호탕하고 시원시원한 술 매너는 좋습니다. 그런데 이건 좀 아니지 않습니까? ”

“신사임당께서 서운해 하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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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 2014-02-14 14:01:46
일단 돈만 많으면 고급술집가서 돈허세 부려보는게 남자들의
로망이겠지...씁쓸하구만요.

식당 2014-02-24 14:47:41
돈있으신분은
매너좋게 많이쓰세요
불우이웃돕기도좋고
있는분이 풀어야
경제가 돌아갑니다ᆢ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