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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발대'와 갈빗대'
'마발대'와 갈빗대'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3.12.0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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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의 맛나는 거제사투리

‘갈비’를 검었다.
소나무 아래에는 다른 잡풀들이 많이 자라지 않아 제법 쌓인 ‘갈비’(솔가리, 말라서 땅에 떨어져 쌓인 솔잎)를 긁어모을 수 있다. 이를 ‘검는다’라고 말한다. ‘갈비 검는다’ 또는 ‘돈을 검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원형은 ‘검다’인데 사전에 “흩어진 물건을 손이나 갈퀴 따위로 긁어모으다.”로 풀이되어 있다.

‘마발대’(갈퀴)로 검으면 ‘갈비’들이 가로로 나란히 정열이 되는데, 이를 묶을 서너 가닥 적당한 간격의 새끼줄 위에 잔잔한(가느다란) 나무 가지를 촘촘히 놓고, ‘갈비’를 켜켜로 쌓아 나가며 마무리하여 갈비 한 단을 완성하는 것이다. 이 한 단을 ‘한 동’이라고 불렀는데, ‘동’은 ‘굵게 묶어서 한 덩이로 만든 묶음’이라고 사전에 풀이 되어 있는 말이다. ‘갈비’ 한 단은 덩치가 크므로 ‘한 동’이 더 적합하다 하겠다.

‘마발대’, ‘갈빗대’
‘갈퀴’를 거제에서 그대로 부르는 법이 거의 없었고, 가끔은 ‘갈퀴’와 같은 말인 ‘갈쿠리’라 부르기도 하지만, ‘마발대’라 많이 부르고 이와 더불어 갈비 검는데 많이 사용하므로 ‘갈빗대’로 부르기도 한다. ‘마발대’(갈퀴)는 ‘말의 똥을 주워 담는 도구’에서 왔다는 뜻의 ‘마발대’(馬勃袋)라 생각된다. 이런 낱말을 보면, 옛날 거제에 말 사육이 꽤나 있었다고 짐작해 볼 수 있다. 갈퀴는 순 우리말이지만, ‘마발대’도 느낌 좋고 다정한 말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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