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②) 축협 상동지점, ‘콩이네 집’에 따스한 손길 전해

7일, 다섯 자매의 양육 보탬으로 성금 50만원 전달

2014-04-10     원용태 기자

거제축산농협 상동지점(지점장 손정기)의 ‘작은 선물’이 따스한 봄 날씨만큼 훈훈하다.

축협 상동지점은 지난 7일 거제면 소랑마을에 위치한 소규모 아동복지시설인 ‘콩이네 집’을 방문해 영·유아들의 양육에 보탬이 되라며 성금 50만원을 기탁했다.

이번 성금은 축협 상동지점이 지난 1월 23일 거제시민뉴스가 보도한 거제에 하나뿐인 ‘콩이네 집’ 기사를 보고 가정해체, 방임, 학대, 빈곤, 유기 등의 이유로 보호가 필요한 다섯 자매를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불구하고 정성스럽게 키우는 세 선생의 봉사 미담에 감명 받아 다섯 자매의 양육에 도움이 되 달라는 뜻이 담겨있다.

7일 오후 5시경, 인근 학교에서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는 이미진 원장(36)에게 직접 성금을 전달하기 위해 축협 상동지점 강경완 과장(45·남)과 김나윤 주임(40·여)과 함께 소랑마을 ‘콩이네 집’을 찾았다.

▲왼쪽부터 이미진 원장, 강경완 과장, 김나윤 주임
학교 수업을 마치고 이원장과 함께 타고 온 네 자매가 소형차에서 내리자마자 깔끔한 옷차림에 미소를 함박 머금은 얼굴로 깍듯하고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며 “훌륭하게 잘 자라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일행은 아이들과 함께 내리는 이 원장을 따라 다 같이 ‘콩이네 집’으로 들어갔다.

현재 다섯 자매와 세 명의 선생이 살고있는 ‘콩이네 집’은 이 원장이 가진 돈과 대출을 통해 마련한 보증금 4500만원, 월세 15만원을 내는 20여 평의 아담한 주택이다.

마당에는 자그마한 화단에 한창 제철인 하얀 수선화가 달콤한 향을 풍기며 활짝 피어 있고 동백나무 등 다양한 색의 꽃과 나무가 심어져 있다. 집 안에는 김민하 선생(27)이 막내를 안고 돌보고 있다. 7월이면 돌이 되는 막둥이 아기는 양 볼에 붉은 홍조를 띠고 생글생글 웃으며 천사 같은 모습으로 김 선생에게 안겨 있다.

집에 들어온 네 자매는 책가방을 정리하고 옷을 갈아입는 등 여느 애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인다. 다만 부모가 아닌 선생들의 보살핌이지만.

다섯 자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아이들의 얼굴이 나오지 않도록 마당에서 간단한 성금 전달식 사진을 찍었다. 성금을 전달 받은 이 원장은 “정성스럽게 키우겠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다들 건강하고 착해서 재미나게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과장은 갑자기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진다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동행한 김 주임은 집안에 들어가 아이들을 보다가 한참 후에나 나왔다. 붉게 충혈 된 두 눈에선 뜨거운 눈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김 주임은 울먹이며 이 원장과 얼굴도 못 마주치며 “더 이상 못 있겠다”고 갈 길을 재촉했다.

김 주임은 ‘콩이네 집’을 나서자마자 눈물샘이 터진 듯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화장이 지워질 정도로 끊임없는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 내렸다. 연신 티슈로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20여분이 흘러서야 조금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아마도 김 주임의 자녀들이 생각나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을 것 같다.

▲소규모 아동복지시설 거제면 소랑마을 소재'콩이네 집'
기자는 돌아가는 차 안에서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그나마 이 같은 아동복지시설이 있어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보살핌을 받고 있지만, 비정하고 매몰차게 자식들을 버린 일부 부모들의 무책임한 행태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통계에 따르면 그룹홈은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걸쳐 460여 개나 운영 중이다. 자식을 버리는 부모가 급증하는 한심한 현상이 연출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모든 아이들은 특별한 존재고 행복할 권리가 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아팠던 기억들을 평생 가슴에 안고 살아간다.

아이들이 받았던 씻을 수 없는 과거의 아픈 상처들을 이제는 사회가 나서서 ‘사랑’의 약을 발라 치유해야 할 것이다.

▲출처 인터넷-어미개가 물에빠진 새끼를 구하는 장면

마지막으로 부모이기를 포기한 인간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 자식을 버리고도 행복 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