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메가시티, 가덕신공항...거제시는 무엇을 준비해야하나?

거제시의회, 13일 청소년수련관에서 거제시발전전략 정책토론회 열고 '해법찾기' 나서

2021-04-16     거제시민뉴스

부울경 메가시티 중심도시 전환과 가덕도신공항 배후도시로서의 거제시 발전전략을 살펴보는 정책토론회가 13일 청소년수련관에서 거제시의회 주관으로 열렸다. 거제시의회가 지난 2월 부울경 9개 기초의회와 함께 연 ‘동남권 관문공항 정책토론회’에 이른 두 번째 여건변화에 따른 거제발전 모색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는 김두호 시의원(경제관광위원장)의 사회로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발제자들의 주제발표 이후 참석 시민들과의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100여 명이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정영두 원장 "길이나면 인재가 난다
첫 발제자는 BNK경제연구원 정영두 원장이었다. 발제주제는 ‘가덕도신공항과 동남권 대응과제’로, 가덕도신공항 입지에 따른 동남권지역의 여건변화 추이와 거제시의 대응과제 등을 개괄적으로 설명했다.

정 원장은 발제문 서두에 스페인 바스크 지방 빌바오 시티에서 찍은 자신의 사진 한 장을 두고 “제철과 조선으로 크게 번성했던 이 도시는 철강산업 사양으로 크게 쇠퇴했다가 문화·유통사업으로 다시 번성한 도시”라며 “거제시와 지리적 여건 및 산업구조 등에서 매우 흡사한 도시”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정승이 나야 길이 난다’고 했는데, 오늘날에는 ‘길이 나야 정승(인재)이 난다’로 바뀌었다”며 “동남권, 특히 거제는 가덕신공항이라는 하늘길이 열리면서 다시 번성할 토대가 마련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동남권 지역은 경제성장률에서 전국 대비 크게 부진(17년 0%, 20년 –성장)하고, 전국대비 경제적 위상도 크게 추락했다는 점을 들며, 가덕신공항은 이런 동남권 경제발전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규모 건설투자가 수반되는 가덕도신공항의 생산유발액 89조원, 부가가치유발액 37조원, 취업유발인원 54만명 등으로 그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동남권의 항공물류산업의 비약전 발전과, 중후장대형 제조업 중심에서 경박단소형 첨단산업의 발전계기도 마련되며, 공항복합도시 건설 및 주변 도시개발 계획과 연계된 대규모 인프라 투자도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인프라 구축은 동남권 메가시티 구상 실현으로 이어져 수도권 일극화 극복 및 국가 균형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거제시의 대응과제와 관련, 정 원장은 △미래형 첨단산업(인공지능, 사물인테넷, 센서, 로봇, 3D프린팅 등) 중심도시로의 도약 기회 △광역교통망 사업 가속화(남부내륙철도, 공항철도, 거제~마산 해상도로 등) △공항복합도시 개발 참여(관광매력 활용한 공항복합도시 조성) △남해안권 협력강화를 통한 남해안 광역경제권 조성 등을 주문했다.

정 원장은 특히 부산 해운대와 거제를 비교하며 “가덕신공항이 들어선 이후 거제에 컨벤션센터 같은 인프라만 구축돼 있다면, 해운대로 갈 사람들 태반이 보다 가깝고 경관도 수려한 거제로 올 것”이라며 “거제시의 보다 체계적이고 발 빠른 대응전략 수립”을 강조했다.

원두환 교수 "설렘의 관문 공항 자체가 기업이자 산업"
두 번째 발제자는 부산대학교 경제학부 원두환 교수로, 주제는 ‘공항도시로서의 거제시 발전방향’이었다. 가덕신공항 건설에 따른 필연적 결과인 공항도시 탄생은, 그 중심에 거제가 있다는 점을 상정한 압축된 주제였다.

원 교수는 “과거 빠른 운송수단으로만 여겨졌던 비행기는 이제 운송수단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천상의 호텔”이라며 “그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공항은 ‘설렘(설레다)의 관문’으로, 여객과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자 산업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공항이 지역에 미치는 효과는 항공산업 성장이나 지역접근성 향상, 물류산업 성장 같은 직접효과와 관광산업 및 지역상권 발달, 공항의존 서비스산업 성장, 인적교류 및 국제비지니스 활성, 인구 증가 같은 간접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덕신공항 같은 허버공항(지역중심 공항)은 동남권 인구 등을 감안할 때 상시적인 항공수요가 발생하고, 이는 곧 주변도시 발달을 필수적으로 부른다고 강조했다.

허버공항과 공항도시 사례로는 유럽의 네들란드 스키폴 공항, 핀란드 반타 공항, 프랑스 샤를드골 국제공항, 미국의 댈러스 국제공항, 탠버공항, 라스베가스 공항 등을 꼽았다. 아시아에는 홍콩의 책랍콕 공항, 중국 베이징 공항, 싱가포르 창이 공항, 아랍에미레이트의 두바이 공항, 일본 오사카 공항 등을 대표적 공항도시로 지목했다.

원 교수는 공항도시로서의 거제시 방향과 관련해서는 거제시의 특성을 강화할 수 있는 관광 및 조선산업 개발전략이 필요하고, 부산 창원 통영과의 협치전략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주민이 행복할 수 있는 도시지향도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주문했다.

윤상복 교수 "물류거점 확보하고 산업 다각화 서둘러야"
세 번째 발제자는 동의대학교 도시공학과 윤상복 교수로, ‘가덕도신공항 건설과 동남권 메기시티 조성에 따른 거제시의 대응전략’이라는 폭넓은 주제로 도시개발 방향을 설명했다.

윤 교수는 여건변화 과정에서 ‘거제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부분에서 거제시 관광 자원 연계성 부족, 조선업에 편중된 산업 구조 등을 근거로 일자리 부족, 인구 감소, 조선업 침체 등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우선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경부울 메가시티와 가덕도 신공항 등 여건 변화에 따른 거제시 전략으로는 고용 창출, 신성장 동력 확보, 글로벌 물류 거점, 관광 거점화 등 4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윤 교수는 "가덕도 신공항을 중심으로 육해공 복합 교통망을 구축하고, 경부울 메가시티 조성을 계기로 거제시 고부가가치 실현과 침체한 경제 혁신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따른 대응책으로 파생 산업 수요에 맞춰 ‘물류 플랫폼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전략을 내놨다. 경부울 메가시티와 관련해서는 지역 핵심 산업(조선업) 대체 산업으로서 관광 산업 등 경제 성장 동력원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또 공항 배후 도시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사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콜드체인센터 건립 등을 국가 계획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배재류 교수 "2023년부터 조선업 대호황기 진입"
네 번째 발제자는 한국해양대학교 해양플랜트과 배재류 교수로 ‘조선해양산업 기술동향과 거제시 대응방향’에 대해 주제발표 했다. 메가시티나 신공항 관련, 여건변화에 대한 조망이 아닌 조선산업 기술동향에 국한해 주제를 정한 것이 특이했다.

배 교수는 가덕신공항이나 부산신항과 연계한 신산업을 육성하고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거제시가 가장 우선해야 할 대응전략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인 2023년 쯤이면 조선호황에 진입하고, 이후 대호황기를 맞게 된다면서 스마트 야드 구축과 디지털트윈선박 통합플랫폼 구축 및 기술구현을 주문했다.

또 신규 스마트야드에서 일할 숙련된 인력양성과 조선해양 장비 및 시스템 업체 육성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자율운향선박 시운전 센터를 유치하고 DTS설계 통합플렛폼 구축도 제안했다.

엄태우 건축사 "국제관광 패턴 변화 …대형단지에서 주민참여형 소규모로 가야"

다섯 번째 발제는 엄태우 건축사로 ‘가덕도신광항과 거제관광의 국제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엄 건축사는 지심도포럼 등에서 거제개발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발표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때문인지 엄 건축사는 가덕도신공항이 거제관광에 미칠 영향 등을 외국 사례중심으로 분석하며, 거제시가 준비해야 할 관광지향점을 제시했다.

엄 건축사는 “가덕신공항이 활성화되는 시기를 향후 10년후로 잡더라도 거제관광산업의 국제화 준비기간은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면서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개발지구의 선정, 개발주체와 방식 등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민협조가 필수적”이라고 주문했다.

엄 건축사는 특히 최근의 국외여행이 많아지고 기호도 차별화되고 다양화된 최근의 관광패턴은 대형리조트 같은 집단관광지 보다 주민참여형 소규모 관광지들이 크게 어필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콩이나 싱가폴 같은 관광산업지를 흉내내서는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북유럽이나 이탈리아 같이 세계사적 가치가 없더라도 역사적 사건이나 영웅들의 발자취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엮어 곳곳을 꾸민다면, 그런 곳이야 말로 세계인이 찾는 국제관광지가 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후가 온화하고 풍광이 뛰어나며 역사유적이 많은 거제는 소규모 관광지 발굴 조성의 최적지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 말미에 방청 시민들과의 질의답변 시간을 가졌지만, 주제에 대한 의미 있는 질의응답은 없었다. 다만, 한 시민이 공항배후도시로서의 거제와 가덕도 사이에 놓인 거가대교의 통행료 인하 문제를 제기했고, 토론회에 참석했던 거제시공무원이 ‘요금인하 방안을 협의중에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고, 이후 3시간여에 걸친 토론회는 막을 내렸다.

(뉴스앤거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