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찰서·소방서 이전 문제, 거제시는 공감·실용·합리로 답하라

변광용 거제시장과 거제시의회는 이제 시민 앞에 답해야 할 때이다

2025-12-19     거제시민뉴스

거제경찰서 신축 문제는 2018년 행정타운 사업 중단 이후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2019년 경찰이 행정타운 입주 의사가 없음을 밝히며 방향은 이미 정해졌고, 2020년 11월 경찰이 장평동 부지를 기획재정부로부터 승인받으며 공론화가 시작됐다. 그러나 그로부터 수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경찰과 소방, 그리고 치안과 안전 서비스를 온전히 제공받지 못하는 거제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노후하고 협소한 청사, 비효율적인 근무 환경은 기관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 안전의 문제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타당성 없는 행정타운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데 있다.

1차 부도 이후에도 근본적인 구조 검토 없이 사업이 재개됐고, 이는 실패를 예고한 계획과 다름없었다. 이에 대한 1차적 책임은 거제시에 있으며, 이를 견제·감시해야 할 거제시의회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2023년 8월, 행정타운 사업은 사실상 실패한 계획대로 멈춰 섰다.

그럼에도 거제시와 거제시의회는 공식적인 사과나 시민 앞 설명조차 내놓지 않았다. 대규모 행정타운 사업이 실패하면 새로운 부지를 검토해 공공청사 이전을 재설계하는 것이 행정의 상식이다. 그러나 현실은 오히려 경찰이 추진 중인 신축 사업을 행정이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다.

거제시장이 경찰청과 기획재정부를 방문해 연사리 이전이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계획까지 알려졌지만, 이는 시민 다수가 원하는 해법이 아니다. 지금 시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또 다른 밀어붙이기가 아니라 실패한 행정에 대한 명확한 책임 인정과 공개적인 공론화다.

경찰서와 소방서 이전·신축 문제는 감정이나 정치 논리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긴급 출동 동선의 효율성, 시민 접근성, 교통 여건, 예산 대비 효과, 장기적 활용 가능성, 도시 확장에 따른 치안·재난 대응 능력 등 실질적 기준이 우선돼야 한다. 이 기준에서 볼 때 경찰이 치안 효율성과 시민 접근성을 고려해 연사리 부지를 선택해 추진하는 방향은 시민 정서와도 부합한다.

옥포조각공원 내 119소방서 이전 논란 역시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시민의 휴식과 문화 공간을 충분한 설명과 공론화 없이 이전 부지로 검토하며 갈등을 키운 것은 공감 없는 행정의 전형이다.

공감 없는 행정은 신뢰를 무너뜨리고, 실용 없는 선택은 안전을 약화시키며, 합리 없는 결정은 갈등만 남긴다. 지금 거제의 경찰서·소방서 논란은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작동한 결과다.

공감·실용·합리의 원칙은 이재명 대통령이 천명한 국정 운영의 기본 기조이기도 하다.

이념이 아니라 현장을, 명분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는 해법을 기준으로 삼겠다는 방향이다. 거제의 경찰서·소방서 문제는 이 국정기조가 지방 행정에서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다.

이 사안을 집행부만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행정의 표류와 무기력에 대한 책임의 최소 50%는 거제시의회에 있다. 시의회는 집행부를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시민 의견을 모아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러나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중대한 사안 앞에서 청문도, 공개 토론도, 책임 있는 결의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이 침묵은 중립이 아니라 책임 회피다.

거제경찰서 문제와 옥포조각공원 119소방서 이전 논란은 개별 사안이 아니다.

같은 행정 실패, 같은 의회 무기력, 같은 정치적 직무유기의 결과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관리가 아니라 결단이며, 침묵이 아니라 역할 수행이다.

경찰서와 소방서 문제 모두 공감으로 시작하고, 실용으로 판단하며, 합리로 결정하라.

변광용 거제시장과 거제시의회는 이제 시민 앞에 답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