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800mm 넘는 '물 폭탄'... 거제는 '상처 투성이'

옥포동 아파트 1층 토사 덮쳐…2명 구조 16일 밤부터 시간당 최대 124.5㎜ 극한호우 주민 고립·긴급 대피 속출, 주요 도로 26곳 통제

2026-08-18     거제시민뉴스

광복절 연휴 거제에 8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로 1명이 숨지고 주민들이 고립·대피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도로와 주택 침수, 토사 유출, 정전까지 겹치면서 17일 오전 거제 곳곳의 도시 기능도 사실상 마비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0시부터 17일 오전 8시까지 거제지역 누적 강수량은 805.7㎜를 기록했다. 특히 16일 밤부터 17일 새벽 사이 시간당 최대 124.5㎜의 극한호우가 쏟아졌다.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17일 오전 4시 40분께 옥포동 한 아파트 인근 산비탈이 무너지면서 토사가 15층 아파트 1층을 덮쳤다. 소방당국은 토사에 매몰된 주민들을 구조했으나,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20대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졌다. 다른 주민 2명은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추가 매몰자가 있는지 현장 수색을 벌였다.

앞서 거제시는 이날 오전 2시 10분 전역에 산사태와 하천 범람 위험을 알리고 시민들에게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해 달라는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오전 2시 42분에는 문동저수지 월류 위험에 따라 인근 주민들에게 고지대 대피령을 내렸고, 2분 뒤에는 수위가 급격히 상승한 고현천 일원의 차량과 보행자 통행을 전면 금지했다. 오전 3시 48분에는 거제면 서정천이 범람하면서 일대 주민들에게 외출 금지 안내가 내려졌다.

소방청 집계상 이날 오전 4시 30분까지 거제에서 구조 또는 대피 대상이 된 주민은 154명에 달했다. 산사태 위험 주민 101명, 주택 침수 34명, 주택·차량 고립 각 8명, 화재 위험 3명 등이다. 아주동 예솔마을에서는 산사태 위험으로 주민 100여 명이 긴급 대피했고, 회진마을에서도 저지대 침수로 주민 20여 명에 대한 구조활동이 진행됐다.

고현동과 수월동, 옥포동, 장평동, 일운면 등에서도 주택과 차량 고립 신고가 이어졌다. 일운면 일부 마을은 주택 내부까지 물이 들어찼고, 고현동과 장평동 도로에서는 침수 차량이 속출했다.

도로 통제도 잇따랐다. 오전 6시 30분 기준 상동교차로와 사곡지하차도, 장평고개, 명진터널 등 주요 도로 26곳의 통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로와 터미널 침수로 시내·시외버스와 택시 운행에도 큰 차질이 빚어졌다.

일운면과 고현동, 장승포동 일대 주택과 상가 등 1500여 호에서는 전기 공급이 끊겨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도로 통제 여파로 양대 조선소 작업도 중단됐다. 한화오션은 관내 도로 통제로 출근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직원들에게 알렸고, 삼성중공업도 이날 예정된 전 야드 특근을 취소했다.

행정안전부는 오전 6시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했다. 거제시는 오전 6시 8분 산사태 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오전 9시 9분에도 “도로 유실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했다”며 불필요한 이동을 자제하고 가급적 자택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17일 오전까지 경남 남해안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부산·경남 남해안의 예상 강수량은 80~150㎜, 많은 곳은 250㎜ 이상이다.

이미 많은 비로 지반이 크게 약해진 만큼 산사태와 축대 붕괴, 하천 범람 등 추가 피해 우려가 큰 상황이다. 거제시와 소방당국은 인명 구조와 피해 현황 파악, 도로 응급복구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