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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의 3일천하
짝퉁의 3일천하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4.03.27 17:3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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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이미테이션(짝퉁)이지 않을까 싶다.

본인 또한 이 짝퉁에 얽힌 사연이 있어 몇 글자를 적어본다.

몇 해 전 우리는 친구들끼리 중국 광저우 여행을 갔다.

남자들끼리 몇 년간 한푼 두푼 계를 모아서 평생에 처음으로 외국(가까운 중국)으로 가는 여행! 남자들만의 직장 동료계! 2박 3일의 여행이었다.

우리는 중국에 도착하자 마자 골프를 치고 중국 음식을 먹고, 밤에는 중국술, 고량주를 마셨다. 어느 듯 시간은 이틀이 훌쩍 지나갔고, 우리들은 집에서 오늘 오는지, 내일 오는지 오매불망 기다리는 마누라들의 선물이나 하나 사려고, 가이드를 앞세우고 광저우 짝퉁 시장에 가게 되었다.

중국으로 출발하기 전에 마누라가 한말이 귓가를 스쳤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고 하니, 정품이나 면세품은 기대도 하지 않을 테니, 그럴듯한 짝퉁이라도 하나 사오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갔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말이다.

막상 짝퉁 시장에 도착하니 입이 쩌~억 벌어졌다.

말로만 들었는데, 정말 보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약속도 하지 않았지만 손놀림이 거의 똑같았다. 마누라 가방은 대충 하나 사고. 우리들은 너나나나 할 것 없이 시계를 고르기 시작했다.

‘다양한 종류’ 중국 인구만큼이나 시계종류도 다양했다. 촌놈이라 그런지 아는 이름은

‘알마니, 구찌, 오메가, 불가리, 롤렉스’정도가 다였고, 이외에도 정말 많았지만, 메이커를 읽을 수가 없었다.

계산을 하려는 순간 , 갑자기 생각이 났다. 중국 오기 전에 지인들이 하는 말... 중국 짝퉁을 구입 할 때는 무조건 부르는 값의 절반가 이하로 흥정을 하라는 말이었다.

그렇다. 중국말을 모르는데 오히려 그쪽 상인들이 한국말을 대충은 알고 있었기에, NO, NO만 연발을 했다. 그런데 이게 웬 일!

나는 남자의 로망, 롤렉스를 초이스 했는데 중국 상인이 부른 값은 한화로 16만원. 몇 번을

NO, NO 한 끝에 7만원에 시계를 구입하게 되었다.

정품이라면 1,300만원이 넘는 시계를 단돈 7만원에 구입을 했기 때문에 그 당시 내 기분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얻은 것 같았다. 이것이 인간승리가 아니면 그 무엇이 인간 승리이겠는가. 흐뭇했다.

우리는 전장에서 승리를 하였고, 오후 비행기로 한국 거제로 금의환향했다.

집에 도착해서는 뿌듯한 마음으로 마누라에게 가방을 선물하고(상황도 모르고 좋아함)

우리는 다음날 가뿐한 마음으로 출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보통 월요일 화사로 출근을 하면 월요병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 날 만큼은 전혀 문제 되는 게 없었다. 왜냐구? 천삼백만원 짜리를 차고 있으니까.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는 아니고, 즐거운 직장에 도착을 해서 작은 선물을 하나씩 전하고 한말! “오늘 점심은 내가 쏜다”로 오전을 마무리.

우리는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된장찌개를 시켜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근데 이놈의 눈치 없는 인간들이 아무도 나의 자랑스러운 왼쪽 손목을 보는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닌가.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윗도리를 벗고 식사를 했는데도 말이다.

서서히 속이 부글부글 끓으려고 하는 순간, 사랑스러운 한 후배가 “어~어~어”하고 말했다.

그랬다. 궁하면 통한다고, 그 친구가 나의 롤렉스를 보고만 것이었다. 얼마나 뿌듯한지.(넌 앞으로 사회생할은 무조건 성공 할거다)

하하하. 그제야 모든 시선들이 나의 손목에 시선을 고정해주었다.

그리고 동시에 합창으로 하는 말. 함 보입시다!!! (그럼. 당연히 보여줘야지)

흠, 우리가 남도 아니고, 아무리 비싼 시계지만 당신들이 보여 달라는데 어찌 보여주지 않겠는가.

롤렉스 아닌 롤렉스 할아비라도 나는 보여줄 가슴이 넓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사고가 생기고 말았다.

시계를 풀려는 순간, 내 힘이 미치기도 전에 시계는 먹다 남은 된장찌개 속으로 다이빙을

하고 만 것이었다.

순간적으로 등어리에 땀이 줄줄...아무도 모른다. 내 맘을, 내 의지를 벗어나서 시계가 풀렸으니 말이다. 그렇다. 완전불량!!!

근데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엎친데덮친다고, 후배가 시계를 꺼내어서 물로 헹구고

일회용 수건으로 부드럽게 이물질을 닦아 내고도 한참을 시계를 보는게 아닌가..

어~ 행님, 어찌 시계가 두시간이나 느리고, 날짜도 하루가 모자라는데요...

존심이 바닥에 떨러졌다.

‘3일천하’ 이유야 어찌 되었던 천삼백만원 짜리를 정말 싸게 샀다고, 잠시나마 나에게

해맑은 기쁨을 줬던 그 롤렉스시계.

지금은...지금은 책상 서랍 속에 고이 모셔진 신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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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독 2014-03-28 11:03:26
중국 갔다 온사람은 누구나 공감 하는내용임.ㅋㅋ.
저는 중국에서 오만원 정도 주고 샀는데요.
이틀 착용하고 하도 건지럽길래 시계를 풀고 손목을 보니까
손목에 두드러기 비슷한게 생겨 약국에 갔더니만
쇠독 이랍디다. 쇠독!
주의 하세요.

봄봄 2014-03-28 09:34:27
코미디가 따로없다.ㅎㅎㅎ....배꼽 빠지는 줄.. ㅍㅎㅎㅎ

ㅋㄲ 2014-03-27 22:02:28
거제시민뉴스는 재미있는 실화를 어디서 이렇게 잘알아서
기사를 보는이를 심심하지 않게 미소짓게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