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말, 국내 및 아시아 전역에서 광풍의 인기리에 종영된 ‘별에서 온 그대’의 촬영지로 유명한 장사도.
극중 400년을 산 외계인 도민준(김수현 분)이 천송이(전지현 분)을 데리고 초능력을 이용해 동백꽃으로 붉게 물든 공원으로 이동해 낭만적인 데이트를 펼치는 그 곳이 바로 장사도이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듯이 명관광지도 날씨를 가리지 않는다. 19일, 금방이라도 장대비가 내릴 듯 먹구름이 잔뜩 뒤덮인 하늘 속에 따뜻한 봄볕도 숨고 샛바람까지 세차게 불었지만 장사도의 아름다움만큼은 수(秀 )를 주고 싶다.
저구항을 출발해 거제안의 거제, 섬 안의 섬 ‘장사도’로 가는 유람선에 설레고 흥분된 마음으로 몸을 실어 본다.
100여 마리의 갈매기들이 안내 하는 장사도 유람선상의 즐거움
19일 오전 10시, 장사도로 출발하는 ‘선경호’유람선은 전국 각지에 모인 70여명의 관광객들로 붐빈다.
‘빠~앙’소리를 내며 이윽고 유람선은 힘찬 엔진의 시동을 걸고 흰 물보라를 일으키며 저구항을 떠나 장사도로 향한다. 항에서부터 유람선 주위를 날아다니던 갈매기들은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받아먹느라 정신없이 날아다닌다. 20~30마리에 불과하던 갈매기들은 어느새 100여 마리로 늘어나 장사도 가기 전부터 장관을 이룬다.
만약 손에든 새우깡이나 먹이를 들고 있다면 그것을 낚아채려 날아오는 갈매기들의 모습을 코 앞에서 볼 수 있다. 미처 먹이를 준비하지 못했다면 손으로 먹이를 주는 ‘척’만 해도 갈매기들이 몰려온다. 다만 화가 난 갈매기들의 대변폭탄도 조심해야 할 필요도 있다.
유람선 선장의 구수한 입담과 갈매기들의 안내로 10여분이 걸리는 장사도로 향하는 유람선상의 시간은 정말 눈 깜짝할 새 지나간다.
달콤하고 고운 천리향과 산뜻한 로즈마리향이 장사도를 진동하다.
장사도 곳곳에는 향기로운 풀들과 꽃들이 심어져 있어 마치 달콤한 향수를 뿌려 놓은 듯 향기로운 냄새가 은은하게 바람에 실려 풍겨온다.
비올라, 천리향, 로즈마리 등 1000여종의 다양한 식물과 10만여 그루의 동백나무, 후박나무, 구실밤잣나무 등이 장사도를 뒤덮고 있다. 또한 온실(GreenHouse)에서도 우주목, 금목, 백련초 등 다양한 선인장과 식물들을 만날 수 있어 식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더 없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특히 1월에서 3월에는 동백꽃으로 섬 전체가 붉은 기운으로 반짝이는 화려한 장관을 연출한다. 탐방안내도에 나와 있는 Ⓐ섬그늘쉼터에는 동백나무가 우거져 있고 밑 벤치와 주변에는 동백꽃잎들이 흩어져 있어 사진으로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기에 제격이다.
또 노랗고 화사하게 핀 개나리도 곳곳에 동백나무와 어울려 자라고 있어 붉고 진노랑의 화사한 색이 봄을 알리고 있다.
장사도는 설악산, 지리산에 온 것처럼 온갖 진귀한 자연식물들로 꽉 차 있는 섬 아닌 섬이다.
▲고운 향이 천리까지 퍼지는 천리향 |
▲골든체리앵무새 |
“도민준씨, 여기가 자기네 별이야?” 별처럼 아름다운 장사도
숱한 화제를 몰고 온 ‘별에서 온 그대’의 촬영지가 장사도 곳곳에 자리 잡아 있다.
Ⓓ동백터널길, ③장사도분교, ⑫부엉이 전망대, 예술가의 집, 연리지(동백나무와 생달나무가 한 그루처럼 얽혀 자란다) 등에 도민준과 천송이의 풋풋한 추억과 낭만이 서려 있다.
동백터널길은 말 그대로 동백나무가 터널처럼 둥그런 아치형 지붕으로 형성해 있고 그 사이로 기차가 다니듯 사람이 지나갈 수 있게 길이 만들어져 있다. 아늑하고 바닥엔 선분홍빛 동백꽃잎이 흐트러져있다. 이 길을 걷는다면 누구나 다 드라마속의 주인공이 될 것 같다.
장사도분교내 수돗가는 도민준과 천송이가 추억을 남기려 셀카를 찍었던 장소이다. 실제 장사도분교를 방문한다면 분교 우측에 자리 잡은 수돗가에서 드라마 주인공들처럼 셀카를 찍어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다. 다만 셀카로 찍은 사진이 드라마처럼 예쁘게 나올지는 장담을 못하겠다.
‘별에서 온 그대’를 재미있게 시청했던 관광객들은 드라마의 촬영장소를 찾아다니며 명장면을 재현 한다면 또 한 번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도민준과 천송이가 걷던 동백숲길터널. 노부부도 드라마 주인공 못지않다. |
▲동백나무와 생달나무가 한그루로 자라는 연리지. 이 곳 또한 별에서 온 그대의 촬영지 |
오직 장사도에서만 보이는 ‘미인도’
②중앙광장 및 ⑮미인도전망대에서 ‘미인도’라는 섬이 보이지만 실제 이섬은 ‘소지도’라는 통영 한산면 비진리에 있는 섬이다.
오똑 선 콧날과 복스러운 턱, 그리고 치맛 속에 가지런하게 다리를 모은 채 누워있는 아리따운 여인의 모습인 이 섬은 오직 장사도에서만 이런 형상으로 보인다.
장사도외 인근 섬이나 육지에서는 미인의 모습의 섬처럼 보이지가 않는다고 한다. 소지도는 본섬하나에 작은 섬 3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섬 들이 장사도에서는 하나의 섬으로 겹쳐 미인의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에 미인도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또한 대·소덕도, 연화도, 죽도, 비진도, 가왕도 등 이름만 되면 한번쯤 들어봤을 섬들이 장사도를 포위하듯 에워싸고 있어 ⑤달팽이전망대, ⑥승리전망대, ⑦다도전망대 등에서 옥 같이 푸르고 눈부신 쪽빛 바다위에서 절경을 뽐내는 섬들을 감상할 수 있다.
▲대덕도 넘어 아리따운 미인도가 보인다 |
▲죽도 |
▲좌 소덕도 우 대덕도 |
장사도 마을의 흔적이 남아있는 섬아기집, 장사도분교 그리고 작은 교회
장사도 해상공원 까멜리아 김봉렬 대표이사는 1900년 처음 사람이 들어와 터를 잡고 살기 시작한 후부터 20여년전 마지막 섬 주민이 나갈 때 까지 그동안의 마을 흔적들을 훼손하지 않고 오히려 복원 및 보수를 통해 장사도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려 노력하고 있다.
③장사도분교는 1968년 개교해서 1981년 폐교됐다. 전교생은 20여명 이었고, 이곳에 14채의 민가와 80여명의 마을주민들이 거주했다.
코흘리개 아이들이 뛰놀던 운동장은 분재원으로 탈바꿈해 아기자기한 미니공원의 느낌을 준다. 분재를 좋아하는 관광객들은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⑨섬아기집은 예전 노부부가 살던 집으로 실제로도 민가였다. 황토와 나무기와로 ‘섬아기집’으로 복원된 옛 시골의 구수하고 정감 있는 집이다. 나지막하게 어디서 많이 들어본 ‘엄마가 섬 그늘에 굴~따러 가면...’의 노래가 아스라이 들려와 잠시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⑬작은교회는 지난 1998년 연초초등학교 교장직을 9년 앞두고 후배들의 진로를 위해 명예퇴직한 옥미조(73‧거제민속박물관 관장)선생이 실제 1973년에 개척교회를 짓고 예배도 했던 곳이다. 교회를 짓기 위해 선착장에서 산꼭대기가지 하루 16~17회, 약 1000번 이상 오르내렸다.
1990년 이후 마을 사람이 섬을 떠난 후 교회는 허물어 졌다가 2013년 현재의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새로이 복원됐다. 현재 문이 잠겨 교회 안으로는 못 들어가고 창문을 통해 성경책 한권과 정갈하고 신성한 예배당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장사도 분교. 교실은 한칸이며 사방에서 바다가 보인다. 운동장은 분재원으로 조성 |
▲'엄마가 섬 그늘에...' 나지막히 동요가 흘러나오는 섬아기집 |
▲옥미조 선생이 지난 1973년에 지은 작은교회. 섬 주민이 떠난 후 허물어 졌다가 2013년 현 모습으로 새로이 탄생 |
다양한 축제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수준 높은 문화 공간
④무지개다리, ⑩갤러리와 ⑪야외공연장 및 ⑯야외갤러리는 섬의 경관이 아닌 수준 높은 문화공간을 제공한다.
⑩갤러리에서는 현재 강종열 개인전 ‘동백으로 전하다’를 전시하고 있어 동백꽃잎으로 붉게 불타는 장사도의 황홀한 자태를 담은 사진과 그림을 실컷 볼 수 있다.
⑪야외공연장은 1000석 규모이며 특이하고 거대한 두상 12점이 반원으로 펼쳐져있다.
공연무대 뒤로 탁 트인 청정한려수도 푸른바다를 배경으로 각종 열대나무와 잔디, 동백나무 등 자연과 어우러져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⑯야외갤러리는 독특한 구성과 다양한 재질의 조각품들이 자연과 어우러져 전시되고 있다.
특히 연리지의 뒤편 ‘만선의 기쁨’이란 조각은 어찌도 마을사람들의 만선의 기쁨을 잘 표현했는지 보는 내내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11명의 마을주민들 모두가 해맑고 앙증맞은 표정으로 조각되어 있어 관광객들은 여기서 한바탕 웃고 지나간다.
마지막 유람선선착장 가기 전 입이 심심하다면 ⑭누비하우스에서 한려수도의 싱싱한 특산물인 멍게를 젓갈로 만든 멍게비빔밥(성게미역국)을 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한입 가득 넣으면 장사도의 향이 입안에서 진동한다. 특히 장사도 수제어묵은 한 개 2000원의 좀 비싼 감이 있지만 보기보다 크고 두툼하며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만선의 기쁨' 조각상 |
▲장사도 야외공연장 |
장사도 해상공원 ‘까멜리아’는?
2011년 12월 문화해상공원으로 지정됐다. 까멜리아는 동백꽃이라는 뜻으로 장사도는 기후가 온화하고 난대림이 무성해 이 가운데 70%가 동백나무, 후박나무, 구실잣밤나무가 차지한다. 이른 봄 동백꽃이 필 때면 섬 전체가 불타는 듯 한 장관을 연출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일부로 지정됐다.
장사도는 거제도 남단에서 서쪽으로 1km 거리에 있으며, 부근에 죽도, 대덕도, 소덕도, 가왕도 등이 있다.
1900년경 인근 거제에서 정씨가 처음으로 입도 정착했으며, 섬모양이 뱀의 형상이고, 섬에 뱀이 많아 장사도로 불려졌다. 울창한 10만여 그루의 동백수림이 자랑거리이다.
총면적 : 390,131㎡ 해발 : 101m 폭 : 400m 전체길이 : 1.9km
개별면적 : 98,000㎡ 주소 :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 산4-1
<교통안내>
남부유람선(저구) : 네비게이션☞남부유람
주소검색 : 거제시 남부면 저구해안길 16-6 지선해역
전화번호 : 055-632-4500
대포크루즈(대포) : 네비게이션☞대포낚시 또는 대포마을
주소검색 : 거제시 남부면 대포길 82
전화번호 : 055-633-9401
장사도유람선(가배) : 네비게이션☞장사도유람선 또는 가배교회
주소검색 : 거제시 동부면 거제남서로 2269
전화번호 : 055-637-8282
<관람시간>
동절기 :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10월~3월)
하절기 :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4월~9월)
<요금안내>
장사도 공원 입장료
일반 | 단체 | |
어른 | 8,500원 | (어른은 단체가 없음) |
군경·학생 | 7,000원 | 6,000원(30명이상) |
어린이(만3세이상) | 5,000원 | 4,500원(30명이상) |
장애인 | 5,000원 |
장사도 유람선 왕복 이용요금
평일(비수기) | 주말(공휴일) | 성수기(7월,8월) | |
어른 | 15000원 | 16000원 | 16000원 |
중·고등 | 15000원 | 16000원 | 16000원 |
소인 | 10000원 | 10000원 | 10000원 |
유아 | 무료 | 무료 | 무료 |
장사도유람선의 내리는 곳과 타는 곳은 다르다. 필히 장사도입구에 있는 관광 책자를 참고하면서 번호순으로 탐방을 즐기자. 관람시간은 약 2시간 정도이며 탑승한 유람선을 다시 타고가야 하며 출항시간에 늦지 않도록 하자. 계단이 있어 유모차를 가지고온 관광객들은 잠시 유람선에 보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