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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섬길…⑤'천주교 순례길, 공곶이'
섬&섬길…⑤'천주교 순례길, 공곶이'
  • 원용태 기자
  • 승인 2014.05.08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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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들도 헤어나지 못할 별천지, 무릉도원

노랗고 새하얀 수선화가 도드라지는 4월의 공곶이바야흐로 봄의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4월 초 어느 날. 산과 들녘 곳곳에는 화사한 형형색색의 나무와 꽃이 천지를 뒤덮고 있다.

4월의 공곶이는 신선한 공기와 옥빛 바다, 그리고 봄의 기운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샛노랗고 우유 빛깔의 수선화가 한가득 피어있다.

지금 한창 물이올라 초록, 노랑, 하얀, 분홍빛의 향연을 펼치며 절정의 미모를 뽐내는 공곶이로 배낭을 메고 떠나보자.

새순이 돋아나는 울창한 산림에 신선한 봄기운을 충전하다

루트13 <1구간>
-구간경로 : 예구마을 선착장~예구마을 공동묘지
-연 장 : 0.7km
-소요시간 : 20~30분
-구간특징 : 기존등산로 이용

 

일운면 예구마을 입구에서부터 들려오는 갈매기들의 울음소리와 짭쪼름한 내음이 바다에 온 것을 재차 확인시켜준다.

예구마을 선착장을 지나 왼쪽 ‘탐방안내도’를 따라 공곶이로 향해 올라가자.

선착장에서 예구마을 공동묘지로 이어지는 1구간은 전체가 시멘트로 포장 돼 있다. 하지만 꽤 심한 경사도로 인해 가쁜 숨이 터져 나온다. 중턱에 위치한 정자에서 아담한 예구마을과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를 한눈에 바라보면서 잠시 숨을 진정시키자.

1구간 끝으로 올라가는 길은 우측에는 바다가 보이며, 좌측에는 봄을 맞아 새순이 귀엽게 돋아나고 있다. 약 15m 높이의 소나무들이 양쪽으로 빽빽하게 들어서 싱그런 기운들을 마구 뿜어내고 있다. 땀이 흘러도 시원한 바람과 나무의 그늘 덕에 상쾌하게 올라갈 수 있다.

주말에는 예구마을 입구서부터 한 시간이나 차량이 정체될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하지만 그 많은 관광객들의 허기를 달래줄 변변한 음식점이 없다. 오직 횟집 한 집만이 들어서 있다. 좀 더 많은 다양한 음식점이 생겨 먹거리로도 관광객들의 발목을 잡아야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금강산도 식후경!

 

 


333계단을 통과하니 신선도 헤어 나오지 못할 무릉도원이 펼쳐지다

 

루트13 <2구간>
-구간경로 : 예구마을 공동묘지~호크마 미라클랜드 삼거리(구 벧엘수양관 삼거리)
-명소 : 공곶이, 공곶이 수선화, 공곶이 몽돌해변, 돌고래 전망대
-연 장 : 2.7km
-소요시간 : 1시간
-구간특징 : 기존등산로 이용

 

공곶이는 강명석(84), 지상악(81)부부가 지난 1969년에 정착해 4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4만 5000여 평의 산과 밭에 갖가지 나무와 꽃을 한 손 한 손 심어 거제의 8경중 하나로 만들었다. 또한 2005년 영화 ‘종려나무숲’의 배경지가 되 유명세를 탔다. 입장료도 없고 주차비도 없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2구간 시작점(예구마을 공동묘지)부터는 시멘트 길이 끝나고 흙길이 나온다. 100여 미터 걸어가다 보면 4시 방향으로 공곶이로 내려가는 돌계단이 나온다. 동백나무터널(수목터널) 안으로 200여 미터 길이, 333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경사는 거칠기 때문에 내려갈 때 한 발짝, 한 발짝 조심히 내려가야 한다.

 

동백나무는 10월부터 4월 초순께 피고 지며, 3월 초‧중순에 절정에 달한다. 지금은 시기가 조금 지났지만 3월 초에 이 동백터널을 지난다면 흩날린 동백꽃잎이 계단에 떨어져 마치 붉은 레드카펫 위로 걷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돌계단을 내려가는 도중에 우측으로 강명석씨가 모노레일을 이용해 공곶이에 심을 나무를 운반하는 모습도 인상적으로 비춰진다.

 

드디어 기나긴 333계단을 통과하면 무릉도원이 펼쳐진다. 노부부가 살고 있는 집 앞으로 샛노란 수선화가 활짝 펴있다. 한 켠에는 새하얀 수선화도 만개한 채 공곶이에 색을 더 하고 있다. 종려나무도 있으며 그 외 조팝나무 등 갖가지 식물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자라나고 있다.

 

하얀바탕의 스케치북에 초록, 노랑, 하양, 분홍, 보라색의 크레파스로 색칠을 한 듯 별천지에 들어선 느낌이 든다. 달달한 수선화의 향기가 바람에 실려와 코 끝에 달콤한 향을 살짝 묻히고 사라진다. 타이밍 좋게 아름다운 새소리까지 들려온다. 시각, 후각, 청각 등 온몸의 기관에서 무릉도원의 신선놀음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역시 봄 하면 밝은 색이 떠오르는데 공곶이 수선화의 따스한 노란빛이 황폐하고 시들어진 메마른 가슴에 다시금 활기찬 생명력을 불어준다.

 

올해 8학년 1반에 올라간다는 지상악(81)할머니는 집 앞에서 수선화를 관광객에게 팔고 있다. 신문지로 곱게 말은 수선화 한 다발에 단돈 천원! 많이 사고 말 잘하고 애교까지 부린다면 몇 다발은 덤!! 신문지에 말려 있을 때는 시들어 보이지만 화병에 물을 주고 키운다면 일주일에서 열흘가량 집안에서 진동하는 활짝 핀 수선화의 달콤한 향을 맡을 수 있다.

 

꼭 사서 집안에 분위기를 바꿔보자. 꽃 하나가 집안의 좋은 기를 불러들이고 운도 좋아진다고 전해진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편의시설이 부족하다. 수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공곶이를 '그냥' 구경만 하고 가기에는 너무 아깝다. 시와 연계해 다양한 편의시설을 확충해 공곶이에 날개를 달기를 희망한다.

 

 

▲8학년 1반에 재학중이신 지상악 할머니. 정겹고 유쾌한 공곶이 지킴이

‘물이 이렇게나 맑아도 되나’ 싶을 정도의 공곶이 몽돌 해변가

 

수선화 밭을 뒤로하고 펼쳐지는 공곶이 몽돌 해변가는 맑은 바닷물이 일품이다. 너무 맑아 ‘이렇게나 맑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바닷 속이 훤히 보인다. 물 속 안 자갈들은 봄 햇살에 반사돼 눈부시게 반짝거린다. 올망졸망 똘똘하고 매끄러운 자갈을 예쁘다고 가져온다면 벌금! 자연을 훼손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존하며 즐기기만 하자.

 

해변 바다 건너에는 선비가 갓을 쓴 모양의 내도가 떠 있다. 너무 가깝게 위치해 있어 가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쉽다. 따스한 태양에 달궈진 자갈밭에 앉아 한적하게 내도를 구경하는 맛도 즐겁다. 초여름 즈음, 맨발로 얕은 바닷속에 광택이 나는 자갈밭을 거닐며 연인과의 애정을 확인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공곶이 몽돌 해변이다.

 

 

망망대해에 돌고래가 떼 지어 춤 출 것 같은 ‘돌고래 전망대’

 

공곶이의 신선놀음에 겨우 정신을 차려서 돌고래 전망대로 향한다. 공곶이와는 1.1km의 거리이며 이정표를 따라 숲길을 통해 걸어간다.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돌고래 모양 입구의 돌고래 전망대. 그 너머로 망망대해가 끊임없이 펼쳐져 있다. 바다는 말 그대로 옥빛을 띠며 푸르다. 푸른 바다는 태양 빛에 의해 황금색으로 출렁이는 가운데 갈매기들이 바쁘게 날아다닌다.

 

예전보다 뜸하지만 운이 좋다면 돌고래를 볼 수 있다고 예구마을 주민들은 말한다. 드넓은 망망대해에 돌고래 떼가 무리지어 금방이라도 수면 위로 고개를 내밀며 인사를 할 것 같다. 이 날 약 30분을 기다렸지만 돌고래는 나타나지 않았다.

 

우측으로 내도와 외도가 관측되며, 좌측으로는 바닷바람과 파도에 깍인 암벽들이 쉴 새 없이 몰아치는 파도를 온 몸으로 막아내고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바다는 쪽빛 보다는 옥빛에 가까울 정도로 너무나 색이 고와 한참을 넋을 잃고 바라보게 만든다.

 

돌고래 전망대는 훌륭한 해양경관을 바라 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눈부시고 광활히 펼쳐져 있는 바다에 출몰하는 고래 떼를 맨눈으로 찾기란 지푸라기 속에서 바늘 찾기 격이다. 전망대 양쪽으로 망원경이 설치된다면 더 많은 관광객이 고래를 만나러 찾아 올 것 같다.

 

돌고래 전망대를 나와 ‘전원교회’라는 이정표를 따라 올라가면 2구간 마지막인 벧엘수양관 삼거리가 나온다. 현재는 호크마 미라클랜드 삼거리로 바뀌었고 서이말 등대로 가는 도로 길이 나온다

 

 

▲돌고래 전망대 좌측 전경
▲돌고래 전망대 우측 전경. 정면에 보이는 섬이 외도, 우측 내도


                                       자가/대중 교통 이용편

 

<예구마을 선착장(공곶이 가는 길)>
▲자가용 : 네비게이션예구마을회관(일운면 와현리)
(마을 어귀, 선착장 및 곳곳 주차장 이용 가능)

 

▲대중교통 : 13(고려3차아파트-용소-능포아파트)->60(능포아파트.옥림.와현해수욕장)
예구종점 버스정류장 하차. 총 26.78km 약 1시간 27분 환승1회

 

<마을이름의 유래>
공곶이 : 공곶이 앞 내도 주민들이 육지로 나들이할 때 이곳을 나루터로 이용해 나루터(묶을) 공(鞏), 뾰족하게 튀어 나온 지형이라고 해서 곶(串)이라 유래 해 공곶이라 불린다.

 

<TIP>
예구마을 선착장에 그물을 손질하는 주민들에게 천주교 순례에 관한 유래를 물어보면 침을 튀기며 자세하게 가르쳐 준다. 또한 공곶이 가는 길과 돌고래 전망대에 이르는 길도 친절히 알려준다.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이지만 말을 건네 보면 순박함과 착함이 묻어나오는 예구마을 주민들이다. 항상 지역의 관광지를 방문하게 되면 토박이 주민들에게 물어보자. 뜻밖에 숨겨진 비경을 찾을 수도 있다.

 

많이 걸어야 하기에 등산화나 운동화는 필수. 목을 축일 수 있는 물도 준비하자

<다음회>
3구간 서이말 등대를 시작으로 7구간 거제조선해양문화관으로 이어지는 섬길을 거닐어 본다.

 

▲동백나무터널(수목터널)을 지나 공곶이 가는 333돌계단.

 

▲강명식 할아버지가 모노레일을 이용해 나무를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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