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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딸을 지키는 특별법을 만들자
사랑하는 아들딸을 지키는 특별법을 만들자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4.05.2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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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석 전 거제교육장

눈물의 대한민국으로 얼룩진 세월호 참사도 벌써 한 달이 넘었건만 신록의 푸른 오월이 찾아왔다.

계절의 여왕인 오월에게 바치는 아름다운 꽃의 향연과 신록의 싱그러움 속에 그 무엇보다도 아름답게 자라나는 청소년의 해맑은 얼굴이 떠오르면서 더한층 우리들을 슬프게 하고 있다. 더더욱 세월호 사고 후 대통령과 함께 온 국민을 비탄과 분노 속으로 끌어들여 충격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느 하나 귀하지 않은 사람의 목숨이 없지만 필자가 교육현장 재직 시 대부분 학생 생활지도 교사 업무였기에 수학여행 길에 올랐다 변을 당한 단원고등학교 학생 생각을 하면 가슴이 심히 저려온다.

필자의 지도경험으로 봐서 지도교사는 자기 목숨의 위기 속에서도 선박의 안전 룰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처음에 ‘가만있으라’ 는 선내 안내방송 지시에 따를 것을 독려했을 지도 모른다.

1996년 12월16일 처음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청소년 보호법이 국회에 통과되어 지금까지 18회나 일부 개정되었지만 그 목적과 정의가 각종 유해한 환경에 대한 것일 뿐 아이들을 보호하는 어떤 안전대책에 관한 법은 없다.

작년 8월 5명의 사랑하는 자식을 바다에 떠나보내 부모의 가슴에 멍을 묻어 주던 해병대 모방 극기 훈련 사고 때에도 필자는 하루 빨리 청소년 관련법 제정을 촉구한 적이 있었다.

일곱 차례나 ‘움직이지 말라’는 어른들의 말을 들은 아이들은 탈출 기회조차 가지지 못했다. 한심하고 무책임한 어른들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는 아이들에 관한 보호책을 다시 짜야 할 것이다.

이번 참사로 국가개조 차원 속에서 어른이 아닌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정책과 규정을 새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아이들이 움직이는 단체 야영이나 여행등 집단 체험 학습속의 위험성을 고려하여 안전위주의 운송수단, 안전수칙의 사전교육, 조난 시 구조되기 쉬운 위치 배정 등이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선진국일수록 약자를 우선하고 배려하며 아이들을 끔찍하게 여기고 있지 않은가!

스쿨버스는 절대 추월할 수도 없고 심지어는 스쿨 죤의 서행은 물론 아이들의 생활과 의약용품까지도 신경을 써서 문제 사고가 나지 않도록 국가에서 엄격한 규제 관리로 선진국에서는 청소년들을 극진히 여긴다고 한다.

아이들을 보호하지 못한 뼈아픈 세월호 과제, 천천히, 그러고 끈질기게 풀어서 희생이 헛되지 않게 4월16일 이전과 이후 전혀 다른 대한민국이 되어 이제 선진국처럼 ‘아이들을 우선하는’, ‘아이들을 지킬’ 특별법을 만들어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의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야 할 것이다.

스무 두 살의 임시직 승무원 박지영씨는 ‘언니는 왜 구명조끼 안 입어요’ 하는 학생 물음에 ‘승무원은 마지막이야’라고 하는 그녀의 유언 같은 마지막 한마디, 가족에게 ‘아이들을 구하러가야 한다’ 말을 남기고 죽음으로 변한 양대홍 사무장은 우리시대의 진정한 영웅으로써 총체적으로 무너진 우리사회의 생명윤리에 책임과 직업윤리를 일깨워준 것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에 걸맞은 것이 아닐까 생각되며 대통령까지도 국민 앞에서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물이 차오르던 긴박한 상황에서도 남운천, 박육근 교사는 갑판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아래층 학생들을 구하다가, 최혜정, 고창석, 이해봉 교사는 구명조끼를 양보하면서 배에 빠져나가도록 학생들을 구하는 등 11명교사 모두 5층에서 아래층으로 내러가 자기를 버리면서 학생들을 구출 하다가 숨진 참스승들로 사회에 ‘희망’이란 꽃을 피웠다.

학생들을 인솔했던 교사들은 생사를 넘나드는 순간에도 제자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것이다. 아이들을 지키는 사명감이 이런 교사들과 같이 온 국민이 나선다면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가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오래 동안 배를 탄 경험과 함께 위기에 책임 있는 선장과 항해사, 기관사, 조타수는 탈출 모의나 한 것처럼 일찌감치 떠나 보호받아야 할 약자들을 내팽개치고 빠져나온 것은 대한민국이 후진국을 면하기 어려운 모습이 전 세계에 비추어진 것이 아닌가 염려되기도 한다.

언론매체에서 침몰시 내부 동영상이 공개되어 배가 기울어가는 급박한 상황 속에 그래도 구명조끼를 양보하는 등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며 서로 돕고 격려하면서 친구부터 먼저 챙긴 그들, 선생님의 안부까지 걱정하는 대견스런 학생들을 볼 때 청소년세대의 꿋꿋한 모습이 대한민국에 살아있는 공동체 의식을 우리에게 보여준 것이다. 그뿐인가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주고 다시 다른 친구를 구하다 목숨을 거둔 단원고 정차웅군에게 그 부모는 국민의 세금을 아끼기 위해 아들의 검소한 장례를 치려 아들의 의로움을 더욱 빛나게 하여 우리들을 더욱 죄스럽게 만들었지 않았던가.

세월호 조문객이 190만 명이 넘어섰다고 한다. ‘미안하다는 말조차 부끄럽다’는 어른들의 참회가 스며든 노란 리본이 전국 곳곳에 지금도 물결치고 있다. 그리고 국민 모두의 가슴에 노란 추모 리본을 달아 애도와 함께 명복을 빌고 있다. 어느 위대한 인물이 이도록 눈물로 애달프게 조문을 받았을까?

아무것도 해준 것 없이 죄 없는 우리아이들에게 죄 많은 어른들이 준 그 업보를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까!

다시 ‘대~한민국’을 외치려면 사람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세상, 아이들을 최우선적으로 지키는 사회, 직업윤리로 책임과 소명을 다할 수 있는 국가를 만들어 이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이 우리 사랑하는 아들딸이 밝게 웃는 사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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