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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J중학교, 집단 식중독 의심 증상 ‘은폐 의혹’
거제 J중학교, 집단 식중독 의심 증상 ‘은폐 의혹’
  • 원용태 기자
  • 승인 2014.05.23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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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4명 설사‧복통 입원에도 상급기관 보고 누락(?)

거제시내 J중학교 3학년 같은 반 4명이 집단 식중독 의심증상 등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해당 학교측은 식중독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며 관할 교육청 등에 신고조차 하지 않아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J중학교 한 학부모 제보에 따르면, 지난 19일 자녀가 학교에서 중식 도시락 급식을 먹고 방과 후 집에 돌아오자마자 복통을 호소했다. 뿐만 아니라 같은 반 학생은 유행성 장염(2명), 두드러기(1명), 설사(1명) 등의 증상을 보였으며 한명은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입원한 학생은 다음주 월요일에 퇴원할 예정이며, 나머지 학생들은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는 식중독 의심 증상이 보이는 학생이 2명 이상일 경우 즉시 이를 관할 보건소에 신고하고 해당교육청에 보고 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거제교육지원청은 발병 나흘이 지난 22일까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본지의 취재가 시작된 23일에서야 정확한 진상파악에 나서는 등 학교행정에 허점을 드러냈다.

교육청에 따르면, J중학교는 지난 4월부터 오는 10월 완공을 목표로 포화상태인 급식실 증축을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교내급식 대안으로 현재 1·2·3학년 전교생이 도시락 급식을 실시하고 있으며 창원소재 ‘J업체’에서 도시락을 공급받고 있다. 그러나 조리·급식 시간을 제외하고도 창원에서 거가대교를 지나는 차량배달 시간만 해도 1시간10분 이상 걸려 위생사고가 상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J중학교는 “거제·통영지역에는 도시락 제작업체가 없어 어쩔 수 없이 거리가 먼 창원에서 도시락을 공급받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집단 식중독 의심증상이 나타난 19일 중식 식단은 찰보리밥, 유부국, 제육볶음, 오이부추생채, 콘김가루무침, 배추김치 등으로 짜여졌다.

J중학교 관계자는 “1·2·3학년 전교생이 도시락급식을 먹고 있는데 같은반에 4명만이 증세를 호소하는 것은 식중독으로 보기 어렵다”며 “그날 컨디션에 따라 몸이 안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Y모 교감은 식중독 의심 증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이고,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어떻게 해드릴까요?”라고 오히려 대수롭지 않다는 식의 비꼬는 말투로 반문해 교육 관리자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했다.

게다가 학교관계자들도 집단 식중독 의심 증상이 나타난 나흘 후인 22일 까지도 발병원인을 파악하거나, 상급기관에 보고조차 하지 않은데다 입원중인 학생의 병명도 모르는 등 학생 위생관리에 커다란 허점을 드러냈다.

특히 Y 교감은 취재시작 2시간이 지난 뒤늦게야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현재 입원중인 학생은 다음주 월요일에 퇴원할 예정이며 병명은 ‘음식으로 인한 장염’이다. 학부모에 따르면 평소에도 장이 안 좋았다고 한다”면서 “학생뿐만 아니라 선생도 다 같이 먹는 도시락인데 4명만이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인 것은 도시락이 아닌 개인적으로 먹은 음식에 대한 발병이 커 보인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때문에 선생 모두가 학교에서 가장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이 급식이다. 앞으로 학생들의 위생·건강에 대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취재과정에서 만난 A, B양(3학년)은 “(인상을 찡그리며)급식 도시락에 간혹 쌀벌레, 철수세미, 머리카락 등이 나와 더러워서 못 먹을 때도 있어요”라며 “도시락에 이물질이 나올 때 점심을 아예 굶거나 군것질해요”라고 말했다.

또 “어떤 친구들은 점심 먹고 오후에 조퇴하는 경우도 있어요. 도시락 업체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였다.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인 자녀의 학부모 A씨는 “소수인 4명만이 증상을 보였다고 덮어 두면 안 된다. 꼭 40명, 400명이 발병해야 뒤늦게 대응할 셈인가? 세월호 처럼”이라며 흥분한 채 말했다.

이에 거제교육청 최철현 교육지원과장은 “요즘 무더운 날씨에 거제 각 학교에 급식위생검사에 매진하고 있다”며 “J중학교의 식중독 의심 증상은 관계자를 통해 철저한 진상조사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한편, 거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J중학교와 사등초등학교 두 곳만이 급식소 증축등의 이유로 도시락 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23일 현재 해당 중학교를 방문해 정확한 진상 조사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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