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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의 입지환경에 대한 분석
은행나무의 입지환경에 대한 분석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4.05.2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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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에 이어>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 은행나무는 20건인데, 이중에서 답사를 마친 15건에 대해 생태적 입지를 풍수적으로 조사했다.

은행나무는 대체로 마을의 중심부나 혹은 논 가운데에 위치하고, 어떤 경우는 마을입구 등 풍수상 용맥의 판단이 정말 어려운 곳에 위치한 경우가 있어 조사에 정확도가 떨어진 것을 시인하고 싶다. 또 표본의 양이 적어 오차가 클 수 있으며, 따라서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에만 국한시켜 조사하지 말고 시‧도지정 보호수, 군 혹은 마을 보호수까지 조사 범위를 넓혀서 분석해야만 신빙성이 제고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판단에서 가장 애매모호했던 것은 안동 용계의 은행나무이다. 수몰 위험에 처하자, 3년 동안 30m에 이르는 인공 섬을 쌓아 15m높이로 나무를 들어 올렸으니, 현재를 기준으로 풍수적으로 조사한다면 이것은 본래 약산(藥山)에서 용계천으로 흘러 뻗은 용맥 흐름과 물에 잠기기 전에 양기가 빠져나간 파(破)의 판단에서 잘못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풍수에서는 혈이 맺힌 내룡의 한마디(여기서는 은행나무가 서 있는 장소)를 중요시 여긴다. 이것을 도두일절(到頭一節)이라 부르며, 도두일절의 길흉이 용맥 전체의 길흉을 좌우한다고 한다. 사과나무의 뿌리와 줄기 그리고 가지가 아무리 왕성해도 사과가 열릴 마지막 가지가 병이 들었거나 부러졌다면 큼직한 사과를 기대할 수 없다. 내룡의 기세도 마찬가지로 나무가 서 있는 최종적인 내룡의 기운이 어떤 한가가 중요한데, 이곳은 상식공사를 하면서 용맥이 파헤쳐졌기 때문에 판단이 어려웠다.


입지환경에 대한 풍수적 해석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는 수국 내라면 대개가 묘과이면서 좌선수인 경우에 잘 자라고, 태파에서는 노거수를 찾을 수 없었다.

또 목국 내라면 묘파인 경우에만 거목으로 자라고 이 경우라면 좌, 우선수와 별반 관계가 없는 듯싶다. 금국 내라면 묘파와 절파 내에서 고루 잘 자라며 자연의 흐름 역시, 좌, 우선수가 별로 상관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화국내에서 발생했다. 화국은 묘파에 해당되는 곳이 없고, 절파(제165호)와 태파(제175호)에서 노거수를 확인했다. 여기서 태파라면 풍수적 길지로 보기가 어려운 곳인데, 용계의 은행나무가 상식되면서 자연이 변화된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이것은 풍수적 길지와 노거수의 입지가 사뭇 다른 예로 조경 학자들의 면밀한 연구, 조사가 다시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래야만 20억원의 비용을 들인, 한국 조경학의 자존심이 걸린 ‘용계 은행나무’가 오래도록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은행나무가 입지한 땅의 기운은 수맥이 흐르지 않으면서 견밀하고도 고운 흙이 적당한데, 장생룡, 제왕룡, 관대룡이 74%를 차지한다.

그런데 땅 속이 단단하면서도 흙 입자가 까끌한 양룡과 임관룡에서도 20%가 입지한 점이 특이하고, 특히 ‘용계의 은행나무’처럼 절룡에 해당하는 곳은 몇 그루의 향나무를 제외하고는 실례를 찾기 어려운 곳임을 밝혀 둔다. 절룡이란 풍수적으로 가장 생기 없는 곳으로, 보통 단단한 바위라고 판단된다.

바위는 물, 양분, 공기와 같은 생기의 요소를 품지 못하는 물질이니, 그 땅을 딛고서는 초목이 무성히 자랄 수 없다. ‘생기는 흙에 따라 흐르고 흙에 머문다’라는 것이 풍수의 기본 상식인데, 그런 점에서 이해가 어렵다.

따라서 이 역시 현재의 위치가 상식하면서 본래의 내룡을 벗어난 지점이 되었거나, 또는 상식공사 중 본래의 용맥이 파헤쳐져 조사에 오류가 생기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대다수의 은행나무는 풍수학에서 길지로 여기는 땅에 위치하니, 풍수적 길지와 은행나무가 위치한 터가 서로 깊은 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은행나무 중심가지가 뻗은 수세는 대체로 풍수적 길향과 일치하는데, 부러진 가지 역시 풍수적으로 가장 꺼리는 용상팔살에 해당된 방위가 대부분이다.

특이한 점은 수세가 북향이 많으니, 이것은 나무는 햇볕이 강한 남쪽으로 가지를 뻗는다는 것이 잘못 된 상식일 수 있으며, 풍수적 길향이 우선시 된다는 점을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고 싶다.

풍수적 보호방안

은행나무가 위치한 터는 대개가 마을의 중심부가 많으니, 사람에 의한 답압(踏壓)이 먼저 염려된다. 비록 촐책을 쳐 출입을 통제하고, 지지대를 세워 가지가 부러지는 것을 막았지만, 여름에는 그늘이 시원하고, 가을에는 은행이 지천으로 떨어지니 누가 나무 아래를 찾지 않겠는가?

따라서 사람에 의한 자연적인 답압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문제는 풍수적으로 입지 환경이 변화되어 나무가 성장하는 생태적 환경이 바뀌는 경우이다.

‘두서면의 은행나무’와 ‘부여의 은행나무’는 산에서 나무까지 뻗어 온 용맥이 논으로 변했으니, 용맥에 물이 스며 겨울 동안은 생기가 끊어질 염려가 있고, ‘읍내리 은행나무’는 운동장 가운데에 위치하니 통풍과 배수에 문제가 있다. ‘영국사의 은행나무’는 용맥에 주차장이 들어서 답압뿐만 아니라 자동차로 인한 매연 공해도 우려된다. 또 나무 가까이에 돌담을 쌓는 일은 밑둥과 뿌리 쪽의 통풍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담으로 인해 파가 바뀌어 땅 속의 지질이 급격히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나무의 입지환경을 인위적으로 비보(裨褓)한 실례도 있다. ‘강화서도면의 은행나무’는 바닷물이 나무 아래까지 들어와 염분으로 수세가 매우 약했었다. 그런데 제방둑을 쌓아 바닷물을 차단하자 수세가 다시 왕성해 뾰족한 남근(男根)같이 생긴 유주(乳柱)가 잘 발달했다.

결론적으로 은행나무가 노거수로 자랄 수 있는 일반적인 땅은 화국보다는 수국, 목국, 금국 중에서 파가 각국의 묘파에 해당되고 자연의 흐름은 좌선수가 양호하다.

땅의 기운은 우선수라면 장생룡에, 좌산수라면 제왕룡에 해당하는 생기 충만한 용맥을 세심히 선택해 식수한다면 곧 천년의 장수를 약속할 길지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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