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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이놈의 ‘손’
아이고 이놈의 ‘손’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4.07.2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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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신앙의 귀신들

장승욱이 지은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에 우리나라 민간신앙의 귀신들을 참으로 잘 정리한 부분을 먼저 소개할까 한다.

부엌을 맡은 귀신은 조왕, 뒷간을 지키는 귀신은 주당, 우물이나 샘에는 물할머니, 아기를 점지해주는 삼신할머니, 무덤을 지키는 굴왕신, 집터를 지키는 터주, 집을 지키는 성주, 터줏대감은 터주에서, 성주굿과 성주풀이는 성주에서 나온 것이다.

그 외에도 다른 책에서는 장독대의 철륭신, 우물의 정신(井神), 광의 업신, 마구간의 우마신, 대문간의 수문신(守門神) 등, 집안의 모든 곳에 신이 있다고 한다.

인간을 괴롭히는 귀신들도 잘 정리 하였다. 자는 사람을 누르는 가위, 사람을 못살게 구는 두억시니, 쳐다볼수록 한없이 커지는 그슨대 및 어덕서니, 날수에 따라 사방을 돌아다니며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는 귀신을 손이라 한다.

‘손’이라는 귀신

이제 필자의 글이다. ‘손 없는 날’이 있다. 이사는 지금도 주로 ‘손’ 없는 날을 골라서 하곤 한다. 이 ‘손’은 동서남북 4방위로 다니면서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고 사람에게 해코지한다는 귀신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손’(귀신)은 팔 일간 인간세상에서 해코지를 하고 9일, 10일에는 하늘에 올라가므로 음력으로 9, 10, 19, 20, 29, 30일이 ‘손’ 없는 날이 된다.

그런데 거제에서는 부모들이 속 썩이고 방해만 되는 자식이나 아이들을 향해 ‘아이고 이노무(이놈의) 손(귀신)아’라 말하는 것이다. 또한 어른들이 어린 아이들에게 “덱끼 손(귀신)” 또는 “대끼(예끼) 이노무 손”이라 장난질을 중지시키며 야단을 치기도 한다. 이때의 ‘덱끼, 대끼’는 사전에는 없지만, 비슷한 어휘인 ‘예끼’로 풀이했다. 제법 많이 쓰이는 말인데 사전에 없다. 예를 들면, 옛날의 나무사설에서 “뽕나무가 뽕하고 방귀를 끼고 대나무가 대끼 놈 하니, 참나무가 참아라.”가 그것이다.

예끼는 때릴 듯한 기세로 나무라거나 화가 났을 때 내는 소리, 주로 나이가 비슷한 사람이나 아랫사람에게 쓴다고 사전에 풀이되어 있다.

아이고 이놈의 ‘손’

이 ‘손’을 ‘후손(後孫)’ 또는 ‘손자(孫子)’할 때의 ‘손(孫)’으로 해석을 하여 ‘아이고 이놈의 후손아’로 설명하시는 분들이 많았으나, 앞의 필자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판단한다. 그 또 하나의 예로 ‘니네두리’(말을 터놓고 지내는 허물없는 사이)하는 친구들끼리 농담조로 ‘아이고 이 망할 놈의 손아’로 말하기도 하며, 귀신같이 때와 장소를 잘 찾아 온 경우(별로 달갑지 않은)에 “이노무(이 놈의) 손이 구신겉이(귀신같이) 찾아 왔네.”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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