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3 09:45 (금)
팔색조, 적극적으로 연구하는 ‘제주’ 배워야
팔색조, 적극적으로 연구하는 ‘제주’ 배워야
  • 배종근 기자
  • 승인 2014.07.29 14: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시, 지난 27일 10년간 번식생태 조사·연구한 결과 발표
거제시, 내년부터 조사·연구 위해 예산 1억원 국비지원 요청
거제시청 1층 민원실에 전시되고 있는 팔색조 박제.

거제에 서식하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제204호)인 팔색조의 번식생태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971년 동부면 학동리 동백나무 숲이 팔색조 번식지로 천연기념물(제233호)에 지정되는 등 거제시가 팔색조 브랜드를 선점해 전국적으로 유명세는 앞서지만 체계적 연구와 관심이 제주시에 훨씬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지난 27일 2003년부터 10년간 제주 전역에서 팔색조의 번식 생태를 연구·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팔색조는 5월 중순쯤 제주로 이동해 와 6월 초순 산란한 뒤 8월 중순쯤 새끼들과 함께 둥지를 떠나는 것으로 관찰됐으며 매년 60쌍이 번식하는 등 국내 최대 번식지라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1만여 마리 이하로 추정되는 팔색조는 멸종위기야생동물로 지정됐고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정하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중 취약종(VU)으로 분류돼 보호받고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은미 박사는 “제주도를 중심으로 동북아시아에 서식하는 세계적 멸종 위기종인 팔색조의 번식생태를 상세하게 연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팔색조의 서식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이번 결과를 반영한 산림경영활동 지침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제주에서 팔색조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동안 거제시는 제대로 된 연구조차 시도하지 않았다. 그나마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련)을 중심으로 팔색조에 대한 연구와 탐사가 이뤄지고 있는 정도이다.

특히 환경련은 지난 2011년 7월 제주의 이번 연구·조사를 주도한 김은미 박사 등을 초청해 “멸종위기종 팔색조의 현황과 보전관리활동, 우리의 과제”를 주제로 워크숍과 현장답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워크숍에서 김은미 박사는 “현장조사 및 산림조건을 볼 때 거제 지역에 100여 마리 정도의 팔색조가 서식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서 “제주는 팔색조가 가장 많이 도래하는 곳이지만 거제에 팔색조서식지가 문화재로 지정되는 등 더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 점을 잘 활용하면 브랜드를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환경련과 김은미 박사 등이 지난 2011년 워크숍 당시 팔색조 생태조사를 위한 현장답사 모습.

당시 워크숍에서 거론된 내용은 환경련 김영춘 전 교육국장이 칼럼 형식의 글을 통해 거제시에 제안하기도 했다.

거제시에서도 팔색조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내년 예산에 반영하기 위해 국비지원을 요청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시 관계자는 “팔색조가 거제에 많이 서식한다는데 구체적인 자료가 없다”면서 “팔색조의 서식지 및 번식 등에 대한 연구를 위해 내년 예산안에 국비 등 1억 원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팔색조에 대한 개인적 연구 및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거제에코투어 김영춘 대표는 “거제에도 50여쌍 정도의 팔색조가 서식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들의 서식을 방해하는 요소로 제주의 경우 들고양이가 지목되고 있지만 거제는 청설모와 재선충 작업에 따른 기계소음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제주나 통영, 남해 등 거제보다 팔색조에 대한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는 지역들은 발 벗고 나서 팔색조를 연구하고 브랜드화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거제시가 브랜드 선점을 위해서는 시조를 팔색조로 바꾸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환경련과 김은미 박사 등이 지난 2011년 워크숍 당시 현장답사에서 발견한 바위 위의 팔색조 둥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