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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도어락, 너무 믿지 마세요"
"아파트 도어락, 너무 믿지 마세요"
  • 원용태 기자
  • 승인 2014.08.12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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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 외시경 떼 내고 장비로 문 열고 침입

흔적 발견 쉽지 않아 피해사실 모르고 지나치기 일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장기간 집을 비운 아파트에서 도어락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금품만을 노리는 빈집털이 사고가 자주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상문동 소재 아파트에 사는 김모씨(34)는 지난 8일, 가족과 집을 나서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현관문 외시경(현관문 가운데 위치해 문 밖을 볼 수 있는 조그만 렌즈) 한 쪽이 신발장 바닥에 떨어져 발에 밟힌 것.

빈집털이가 현관문 외시경을 뜯은 후 김씨의 전자 도어락을 무력화시키고 범행을 저지르다 버튼과 손잡이를 같이 돌려야 열리는 신형이라 집에 침입하지 못하고 뜯어낸 외시경을 결합하지 않은 채 현장을 달아난 것이다.

▲ 현관문 외시경 구조. 지난 8일 김씨는 집 신발장 앞에서 현관문 안 외시경 부분이 떨어져 발에 밣혔다.김씨는 범죄에 악용되고 있는 현관문 외시경을 아예 없애거나 막아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인터넷 화면 갈무리)

순간 김씨는 지난 해 1월 신정을 맞아 해돋이를 보러 잠깐 집을 비운 사이 현금 300만원과 귀금속 1700여 만 원 등 총 2000여 만 원을 도난당한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형사들이 수사와 감식을 벌인 결과 아무 흔적이 남지 않아 미결로 처리된 사건이였다.

김씨는 출근길 앞집 이웃에게 별일 없느냐는 안부에 공교롭게도 같은 날, 김씨의 앞집은 집안대대로 내려오는 패물 등이 도난당했다.

이들 빈집털이는 현관문 외시경을 떼어내고 그 구멍 안으로 특수 장비를 넣어 디지털 도어락의 열림 버튼을 눌러 침입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금품을 훔친 일당들은 다시 현관문외시경을 원위치에 설치 후 사라져 침입 흔적조차 남기지 않아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알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거나 아예 피해사실 조차도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디지털 도어락이 초기 모델이거나 버튼만 누르면 열리는 도어락일수록 범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 내시경을 이용해 현관문 외시경을 통해 집안 내부를 확인 한 후 침입하는 빈집털이도 전국적으로 활개를 치고 있다.(인터넷 화면 갈무리)

도난당한 경험이 있는 김모씨(34)는 “침입 흔적이 없어 피해사실을 아는데 꽤 오래 걸렸다. 수시로 귀중품을 확인해봐야 한다”며 “귀중품의 사진을 찍어놓고, 보증서도 같이 보관해야 추후 도난당했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용이 많지 않은 현관문 외시경이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며 “보통 가정집에 인터폰 화면이 다 있기 때문에 아예 현관문 외시경을 막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경찰관계자는 “오는 추석 연휴를 맞이해 빈집털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집을 장시간 비울 시 문단속을 철저히 하고 가까운 경찰 지구대나 아파트 관리실에 수시로 순찰을 부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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