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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그석’과 ‘한빨띠기’
‘한그석’과 ‘한빨띠기’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4.09.2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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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시인

제3장 거제 방언의 이모저모

물론 거제의 말이 경상도 방언에 속하며, 이웃 지역의 말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할 능력이 필자에게 없을뿐더러 그런 점들을 이 책에서 학술적으로 분석해 내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필자가 사랑하는 고향의 말을 필자가 탐구한 것을 기준으로 여러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을 따름이다.

1. 과장법이 풍부한 거제말

거제의 말에는 반어적으로 비꼬는 것도 많지만, 과장법도 풍성하다. 예를 들어 ‘많이 있다.’라는 간단한 문장을 ‘허들시리’(대단히) 많은 방법으로 표현하며 살아왔다. 이러한 점들은 거제방언이 언어적으로 감성이 풍부하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고 본다.

‘쌔비릿다’는 ‘쌔다 + 벌다’의 형태이다.

우선 ‘쌔비릿다’가 있다. ‘꽤 있다. 많이 있다.’라는 뜻으로 제법 강조된 표현이다. 이 말을 살펴보자. ‘쌔-어-버리-엇-다’ 로 보인다. 앞의 ‘쌔다’는 ‘쌓여 있을 만큼 퍽 흔하게 많이 있다’란 뜻이다. 거제에서도 많이 쓰지만, 많은 것을 표준어로 ‘쌔고 쌨다.’로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뒤의 ‘버리-엇다’은 ‘버렸다’일 것이다. ‘버렸다’의 원형은 ‘버리다’로 이는 ‘벌다’와 같은 말이다. ‘벌다’는 옛말로 ‘벌여 있다. 늘어서다.’의 뜻이다.

따라서 ‘쌔비맀다’는 ‘쌔다 + 벌다’의 형태로 된 말이며, ‘많이 널려 있다’는 뜻이며, ‘쌔빘다’는 축약된 형태이고, 된소리 형인 ‘쌔삐맀다’는 강조하여 말하는 것이다.

‘쌔다’의 예문을 만들어 본다. “쌨더라(많더라) 천지에 널린 기(널려있는 것이) 대구(大口)더라!”로 쓰고 있다.

‘한그석’과 ‘한빨띠기’

“한그석 채워야 된다. 한빨띠기 더 갖고 오이라(오너라).”의 ‘한그석’과 ‘한빨띠기’가 있는데, 이때의 ‘한’이 ‘하나’라는 뜻의 관형사 ‘한’인지, ‘큰’이라는 뜻의 접두사인 ‘한’인지 아리송하다. ‘한그석’은 ‘큰’이라는 뜻의 접두사인 ‘한’이 확실해 보인다. ‘한-가득’이란 뜻이며, ‘두 그석’이란 표현은 쓰지 않는다.

반면에 ‘한빨띠기’는 ‘크다’라는 뜻과 ‘하나’라는 뜻이 혼재되어 병용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두 세 발띠기 갖고 오너라.”를 어쩌다가 쓰지만, “한~빨띠기로 서너 번 더 갖고 오너라.”도 많이 쓰기 때문이다.

‘한빨띠기’를 ‘한 아름’이라 풀이하였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제법 재미있는 의문점이 생긴다. ‘한빨’은 아무래도 ‘큰 발’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이는데, ‘발’은 두 팔을 양옆으로 펴서 벌렸을 때 한쪽 손끝에서 다른 쪽 손끝까지의 길이이다. 따라서 평평한 길이의 개념이고, ‘아름’은 두 팔을 둥글게 모아서 만든 둘레이므로 개념상으로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거제에서 ‘한빨띠기’는 손끝이 닿던 닿지 않던 양손을 최대한도로 벌려 드는 부피를 뜻하므로, ‘발’과 ‘아름’의 중간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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