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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과 ‘흔감’
‘오감’과 ‘흔감’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5.01.3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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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과 ‘흔감’

고맙거나 분에 넘치는 경우에 ‘오감하다.’라고 하거나, ‘흔감하다.’라고 표현을 해왔다. 최근엔 자주 쓰지 않아, 가끔 들으면 제법 반갑고 재미있다. 이 말들은 사투리가 아니고, 예전엔 다양한 용례로 사용되었으므로 앞으로의 사용에 부끄러워해야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오감’은 한자말에서 온 것으로 생각되는데, 사전에 한자가 표기되지 않았으므로 필자도 추정을 하지 않는다. 그 뜻은 ‘지나칠 정도라고 느낄 만큼 고맙다.’라고 풀이하고 있다.

한편 ‘흔감(欣感)하다.’를 ‘기쁘게 여기어 감동하다.’로 설명해 놓았는데, 이런 사전적인 풀이로는 거제도에서의 ‘오감과 흔감’이 제대로 다가오거나 어감이 살아나지 못한다.

사례를 들어보며 그 생생한 말의 향기를 느껴 본다.

어떤 조건이나 상이 제안되었을 경우에 “니(너) 한테는(에게는) 오감한 기라. 마(그냥) 흥감타카고(흔감하다하고) 받아야 되는 기라(것이다).”로 쓸 수 있는 것이며, 과분한 대접이나 사례를 받았을 경우에 “너무 흥감해서 우짜노(어쩌나), 나한테는(나에게는) 오감한 기라서(것이라서)…….”로 쓰인다. 들어 보면 구수하고도 공손한 우리말임이 느껴지는 것이다.

약간 비꼬아서 쓰는 경우도 많다. 빈정대는 투로 “너 임마 사과 반쪽도 오감타 캐라(해라). 그 정도면 니 한테 흥감한 기라(것이다).”로 말하는 것이다.

한편, ‘흔감하다.’는 자음동화하여 거제에서 ‘흥감’으로 많이 발음되므로, ‘흥감(興感)하다.’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제법 커다란 차이가 있다. ‘흥감(興感)하다.’의 뜻은 ‘마음이 움직여 느끼다.’ 또는 ‘흥겹게 느끼다.’로 사전에 풀이되어 있어 흔감과 비슷한 요소가 있다. 그러나 흔감이 보다 재미있고 정확하며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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