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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에서] 거제수협, 직원 A씨 대기발령 ‘후폭풍’ 만만찮다
[데스크에서] 거제수협, 직원 A씨 대기발령 ‘후폭풍’ 만만찮다
  • 이재준 기자
  • 승인 2015.02.12 14: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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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지난해 10월 일부 임원 도박판사건에 격분, 명패 박살내 인사 조치
 

거제수협의 조합장을 비롯한 일부 임원들의 도박판 사건에 대한 여진이 사건발생 4 개월 여가 지나도록 좀처럼 가시질 않고 있다.

수협이 이 도박판 사건에 격분한 한 직원이 조합장과 상임이사의 명패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1월 이 직원에 대해 대기발령을 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이를 두고 요즈음 지역사회에서 말들이 많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 회사가 근무기강 확립을 위해 내린 인사 조치에 대해 외부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지나친 관여라고 말하지만, 또 한쪽에서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우리 옛 속담을 인용하면서 ‘보복성 인사’의 냄새가 너무 짙다고 지적하고 있다.

직원 A씨는 지난해 10월 29일 저녁 조합장실과 임원실에 들어가 이들의 명패를 들고 나와 수협 본점 1층 위판장에서 야구방망이로 박살낸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이 같은 과격한 행동은 이 회사의 조합장과 일부 임원 등 5명이 지난해 10월 28일 백주대낮에 거제수협 본점에서 도박판을 벌이다 경찰에 적발돼 수협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것에 격분해 벌인 일이라고 전해졌다. 이 사건으로 조합장과 임원들은 검찰에서 불기소 결정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A씨의 인사 조치를 놓고 부당성에 다소 무게중심이 기우는듯하지만 어째든 의견이 양쪽으로 갈린다.

A씨에 대한 인사 조치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쪽은 A씨의 기물파손에 대한 정당성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A씨의 행동에 원인을 제공한 쪽은 인사권을 가진 조합장에게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A씨에 대한 인사 조치는 이단공단(以短攻短 자기의 결점은 생각지 않고 남의 잘못을 비난함)격 이라는 것이다.

조합장을 포함한 일부 임원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고 도박판을 벌여 경찰에 적발됨으로써 수협의 이미지는 물론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자부심과 자긍심에 적잖은 상처를 남겼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당사자들은 이를 하나의 해프닝 정도로 치부하면서 지역사회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한마디 없는 것은 잘못된 처사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350 여명의 직원들이 눈 코 뜰 사이 없이 일하고 있는 동안 소위 임원들이 본점 사무실에서 직원들에게 다과 심부름까지 시키면서 도박판을 벌인다는 자체는 리더로서의 자질과 덕목을 의심케 한다는 것이다.

한 시민은 “다소 비약적이지만 대통령이 업무시간에 일부 참모들과 청와대에서 도박판을 벌이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했다.

또 한 시민은 “A씨에 대한 대기발령은 강자(强者)의 전형적인 ‘갑질’로 해석된다”면서 “강자(强者)가 자기의 허물은 보지 못하고 남의 허물만 탓하고 책임을 전가 한다면 이 사회는 내일이 없다”고 의미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A씨의 대기발령에 대해 외부에서 토를 다는 것은 그 회사의 책임자의 인사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여론도 만만찮다.

일부에서는 도박행위는 검찰로부터 처분을 받았고, A씨의 과격한 행동은 회사의 복무기강 확립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조치로 받아들이는 것이 마땅하다는 논리다.

그리고 A씨가 그런 행동이 아니더라도 다른 방법을 통해 임원들의 잘못된 처신을 항의할 수 있는데도 잘못된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회사에도 복무규정이 있고, 그 원칙이 깨어지면 조직전체가 흔들리기 때문에 인사권자 입장에서 부득이 그런 조치를 내렸을 것으로 본다고 유연한 해석을 달았다.

그러나 지역사회가 임원들의 도박판 사건을 보는 눈은 아직도 곱지 않다.

“거제수협 100년 역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을 것 같다”고 수군거린다.

한편 현재 대기발령 상태에 있는 A씨는 “좀 더 쉬겠다”며 지난 1월로 예정됐던 인사위원회를 미루어 달라고 회사에 통보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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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천금 2015-02-13 15:07:09
정부 공직기강, 부패방지 부서나 수협의 감독기관은 없나요. 백주대낮에 조합장 하고 임원들이란 사람들이 정신이 약간 혼미해 졌나.. 그렇다고 직원이 몽둥이 세레라... 100년 우짜고 자랑하더만 그 100년간 쌓아올린 조직의기강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