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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람보르기니 보험 사기극, 진실은?…피해자가 사기꾼으로 뒤바껴
[단독]람보르기니 보험 사기극, 진실은?…피해자가 사기꾼으로 뒤바껴
  • 배종근 기자
  • 승인 2015.03.20 18:12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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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A씨, 진실 밝히기 위해 본지에 사건전말 털어 놔

보험사, 사실 확인 요청 즉답 피해…사고조사도 제대로 안해 

지난 14일 발생해 ‘보험사기극’이라며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고급 외제승용차 ‘람보르기니’와 ‘SM7’ 교통사고는 사기극이 아닐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오히려 보험사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인해 사고 당사자들이 사기꾼으로 몰린 2차 피해자였다는 강력한 주장 때문이다.

사건의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본지는 20일 오후 람보르기니 운전자 A씨와 2시간여에 걸친 인터뷰와 주변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한 내용은 세간에 알려진 것과 전혀 달랐다.

A씨는 “SM7 운전자와 전혀 알지 못했다. 사고가 난 뒤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주변에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알게 됐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SM7 운전자 B씨도 “사고 후 람보르기니가 워낙 유명한 외제차고 타고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주변 지인들을 통해 확인해서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가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D보험사의 보험범죄 특수조사팀에서 조사한 사실이 없었다. 오히려 사고와 관련 SNS 등에 급속도로 와전된 내용에 부담을 느낀 A씨가 자발적으로 ‘보험청구’를 철회했으며 일체의 내용을 비밀로 하기로 약속한 보험사측이 약속을 어겼다는 것.

A씨는 “가족들의 스트레스가 심하고 주변의 권유도 있어서 보험청구를 철회하기 위해 먼저 보험사에 연락해 만났다”면서 “철회서 내용에 ‘고의’에 의한 사고로 진술하고 사인하라고 해서 처음에는 거부했다가 그 내용이 들어가야 깨끗이 끝난다고 해서 사인을 했다”고 주장했다.

A씨가 철회서를 작성할 당시 A씨에게 차를 판매한 전 차주 C씨와 D보험사 특수조사팀 J씨, 또 다른 보험사 E씨 등 4명이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기극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사고 당사자 중 하나인 B씨도 D보험사 조사팀으로부터 조사를 받아야 하지만 “조사받은 사실이 없다”며 A씨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D보험사 특수조사팀 J씨와 본지가 통화했지만 본사 홍보팀에게 알아보라며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본사 홍보팀 또한 본지의 사실 확인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A씨가 J씨와 통화한 내용의 ‘녹취록’을 통해 D보험사 측에서 당초 A씨와 약속했던 내용을 어기고 일방적으로 ‘사기극’으로 몰아갔던 정황이 확인된다.

이하 내용은 사건 발생에서부터 사기극으로 발전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과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1. 바람 쐬려다 ‘날벼락’

람보르기니와 SM7의 추돌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14일 오후 12시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시 고현동 고현사거리 근처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람보르기니를 SM7이 뒤에서 들이 받으면서 일어났다.

당시 람보르기니 운전자 A씨는 아는 동생과 바람을 쐬기 위해 나섰던 길이며 창원에서 회사를 다니던 SM7 운전자 B씨도 주말을 맞아 거제로 바람 쐬러 온 길이었다.

일부 언론에서 SM7의 소유주 B씨가 지역의 조선업체에 근무하는 ‘용접공’이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었다.

B씨는 “람보르기니를 처음 봤다. 지나가는 것을 보고 뒤따라 가면서 사진을 찍기 위해 스마트폰을 켰지만 배터리가 없었다. 충전을 하기 위해 잭에 연결하는 과정에서 잠깐 주위를 살피지 못하면서 들이받았다”고 설명했다.

항간에 알려진 것처럼 시속 80km는 아니었다는 게 B씨의 주장이다. 다른 차량들이 달리는 속도와 비슷한 속도로 달렸다는 것.

그는 “사고 발생 후 보험사에 연락했으며 통상 외제 승용차 수리비가 비싸기 때문에 주변에 아는 사람들을 통해 람보르기니 운전자를 아는 사람이 있는지 알아봤다. 1시간쯤 뒤에 주변에서 안다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을 통해 람보르기니 운전자와 연락이 됐다. 이전에는 전혀 알지 못하던 사람이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람보르기니 운전자 A씨도 B씨를 이전에는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 생면부지라고 밝혔다.

그는 “워낙 사람사귀기를 좋아해서 경남도내 아는 사람이 많다. 자동차 관련 꽤 알려졌기 때문에 이 계통을 통해 아는 사람도 많다. SNS를 통해 사고가 알려지면서 SM7 차주를 아는 지인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SM7차주의 연락처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그 차주가 계약한 D보험사 직원을 통해서였다”고 설명했다.

 

#.2 가족이 너무 힘들어 했다

이번 사건은 사고 발생 후 SNS 등에 알려지면서 삽시간으로 퍼져 전국적인 이슈가 됐다. 람보르기니 가격에서부터 보험료, 렌탈비 등 와전된 사실이 부풀려지면서 중앙방송에까지 전파를 탔다.

또 SNS에서는 보험사기라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으며 A씨에 대한 ‘신상털기’까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은 가족들이었다.

A씨는 “아내가 목욕탕은 물론 미용실에 갈 수 없을 정도로 소문이 퍼졌다. 주변에서 이상한 눈으로 쳐다봐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억울해 했다.

 

#.3 ‘고의성’이라는 문구가 들어가야 해결된다?

사고발생과 동시에 전국적 이슈가 된 사건으로 인해 가족들까지 피해를 입으면서 A씨는 심경에 변화가 일었다고 설명했다. 주변에서 지나치게 부풀려진 보험료 등 여러 가지 정황이 A씨를 보험료 사기로 몰고 갈 수 있으니 보험료 청구를 철회하라는 조언을 했다는 것.

특히 자동차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A씨 자신이 직접 고칠 경우 보험사를 통해 수리할 때보다 훨씬 싸게 고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한몫 했다.

이에 따라 A씨는 17일, 자신에게 람보르기니를 판매했던 C씨를 통해 보험료 청구 철회의사를 밝히고 18일 오후 3~4시 사이 창원시를 직접 방문했다. 조사를 받으러 간 것이 아니라 철회서를 작성하러 갔다는 게 A씨의 주장.

보험료 청구 철회서를 작성하는 자리에는 A씨, C씨, J씨(D보험사 보험범죄 특수조사팀), E씨(또 다른 보험사 특수조사팀) 등 4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J씨가 A씨에게 건넨 철회서 내용에는 사고날짜, 시간, 자동차번호 등과 함께 “고의성에 의한 사고였으니 보험을 철회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는 것.

‘고의성’이라는 문구는 사실과 다르기 때문에 A씨는 서명을 거부하면서 “다른 내용으로 기재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머지 참석자들이 “이 내용이 들어가야 깨끗이 끝난다. J씨를 믿어라”라고 A씨를 설득해 고민 끝에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J씨는 언론이나 외부로 절대 내용을 발설하지 않겠다는 신분보장을 약속했다는 것.

특히 A씨는 “보험청구를 철회했기 때문에 SM7 운전자도 자차 보험청구한 것을 철회해야 한다”며 J씨가 A씨에게 직접 전화해서 철회를 설득해 달라는 말에 B씨에게 전화해 자차 보험료 청구 철회를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4 서명에 잉크도 마르기 전 ‘사기극’으로 둔갑

사건이 조용히 마무리되기를 바라며 보험청구 철회서까지 작성한 A씨. 하지만 4명이 모여 철회서를 작성하고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중앙언론을 통해 ‘보험 사기극’이 전파를 탔다.

서로 아는 사람끼리 보험금을 노리고 벌인 자작극이라는 게 요지.

“이전과 같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냥 주변 동생들에게 존경받는 좋은 사람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D보험사 내에서는 어떤 소문이 돌던 오보만 막아달라. 내 살던 동네에서 손가락질 안받고 원래 살던 대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A씨가 J씨에게 철회서를 작성하며 요청했던 내용은 오히려 선량한 그를 사기범으로 몰고 이전보다 더 큰 이슈가 돼버렸다.

 

#5. “본사에서 떠드는 걸 내가 어떻게 막아요”

A씨는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J씨에게 전화를 통해 ‘사실’대로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본지는 J씨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본사 홍보팀에 확인하라”며 진술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본지는 A씨가 J씨에게 “사태를 진정시켜 달라”며 전화한 내용의 녹취록을 통해 A씨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녹취록에서 A씨는 “내 돈 들여서 차는 다 고쳤다. 내 명예를 회복해 달라. 자수성가해서 동생들에게 존경받고 있다. ‘고의성’이라는 문구를 적을 때 움찔(거부)했던 거 알지 않느냐. TV에 실장이라는 사람이 나와서 자백받았다고 했는데 사실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J씨는 “그건 모르고 하는 소리다. 위에 X들 지 맘대로 하고 자기 씨부리고 싶은 대로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설득해봐야 말도 안통하고, 내가 나서서 어떻게 해줄까요. 자기들 맘대로 하고 있는 걸, 방송에 왜 그렇게 냈노 라고 반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고 A씨의 이해를 요구했다.

특히 그는 “인터넷이고 뭐고, 전화도 받지 말고. 옆에서 이야기하는 거 들어봐야(좋을 거 없다). 식구들과 조용히 있는 게 좋다. 그러니까 ‘내 욕을 하라고 안하데요. 욕을 들어도 내가 다 감수하겠다’”라고 설득했다.

 

#.6 평범했던 이전으로 돌아가기만 바랄 뿐

이번 사건으로 고초를 겪으면서 A씨는 “사람이 이렇게 자살을 생각하게 되는구나”라며 극단적인 표현을 썼다.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가족들의 고초와 주변의 권유로 나선 선의의 행동이 사기극으로 둔갑한 것에 대한 회한마저 담겨 있었다.

이번 취재를 통해 또다시 구설에 오르는 게 싫어 망설이다 취재에 나섰다는 A씨는 언론에 대한 불신이 더 컸다.

“다른 거 바라는 거 없습니다. 돈도 벌 만큼 충분히 벌기 때문에 필요 없습니다. 내 가족이 이전처럼 편안하게 살면 좋겠습니다. 동네의 좋은 이웃으로 그렇게 살기를 바랄 뿐입니다.”

A씨가 사기극을 벌이지 않았다는 것은 주변을 통해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본지의 사실확인에 대해 회피로 일관하는 보험사의 행태와 철회서 작성에 참여했던 조사관의 녹취록을 통해서도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고 당사자인 SM7 운전자 B씨도 “사고 발생 후 보험사에서 연락이 온 것은 대물, 대인 관련 동승자 확인 및 주변상황을 묻는 질문이 다였다”면서 “아무리 눈감고 귀막고 있어도 이건 아니다”라고 보험사측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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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2015-03-22 13:45:33
정말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네요..
좀전에 저 또한 지인에게서 보험사기가 아닌,
람보가 오히려 피해자라는 말을 듣고
거제시민뉴스를 보게 되었는데...
황당!!! 그 자체입니다.
이 기사가 맞다면, D 보험사자 피해보상을,
당연히 정신적인 피해보상 까지 해줘야 하지 않나요?

처음처럼 2015-03-22 12:34:00
그러면 람브로기니를 마녀사냥한 패널들 또한
공식적인 사과를 해야 하지 않나요?
티비를 보니, 그 분들은 당연히 자기들이 정확히 내용을 알고
방송을 하더니만...
나도 그 방송 보고는, 람브로 기니 차주을 욕을 많이 했었는데...

거제시민 2015-03-22 02:10:25
진실된기사를 바랍니다. sm7차주는 삼성중공업협력업체로 거제도내에선 삼성중공업에서 이기사 터지고 위로조로 성금모금운동까지 전개하려고 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용접공 아니면 확실한 직업이 무엇인지부터가 궁금해집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처음부터 재조사가 필요할듯하네요

거제시민 2015-03-22 02:10:10
진실된기사를 바랍니다. sm7차주는 삼성중공업협력업체로 거제도내에선 삼성중공업에서 이기사 터지고 위로조로 성금모금운동까지 전개하려고 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용접공 아니면 확실한 직업이 무엇인지부터가 궁금해집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처음부터 재조사가 필요할듯하네요

독자 2015-03-20 21:10:59
진심으로 람보르기니 주인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기사를 작성하셨다면 차번호판 부터 가리고 기사 올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