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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비리 사냥꾼’을 뽑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비리 사냥꾼’을 뽑는 것이 아니다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5.06.15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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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 관련 공무원 구속사건을 보며...
정순국 거제시민뉴스 대표

현직시장의 비리를 알고 있다며 시장예비후보 Y씨와 접촉, 이를 건네는 조건으로 돈을 요구한 혐의로 거제시청 공무원 J모씨가 지난 3일 검찰에 결국 구속됐다.

언론에 보도된 이 사건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한 지인으로부터 시장예비후보 Y씨를 소개받은 공무원 J씨는 Y씨에게 현직시장 비리를 넘겨주는 대가로 2억 원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또한 Y씨와 J씨는 부산의 롯데호텔 등지에서 5차례에 걸쳐 만났으며, Y씨는 이 과정에서 J씨와의 대화내용을 J씨의 사전 동의도 없이 무단으로 녹취해 이를 경남도선관위에 넘겼다는 것이다. 경남도는 J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고, 검찰은 J씨를 연행해 구속하고 현재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사건을 지켜보며 두 가지 쓰디쓴 환멸을 씹지 않을 수 없다.

그 하나는 윗사람이 대체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기에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약점으로 돈 거래를 계획했다는 사실과, 그리고 상대편의 치명적인 약점을 캐내 싸움을 ‘한방’으로 끝장내겠다는 구역질나는 구태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이것도 모자라 또 다른 예비후보들은 검찰의 수사결과도 나오기 전에 ‘뭔가 있다’고 유권자들에게 흘리며 선거판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 ‘굿이나 보고’ 있기 에는 성이 차지 않았는지, 먼저 ‘떡’을 먹겠다고 난리다. 너 나 할 것 없이 ‘오십 보 백 보다’

현직 시장에게 비리가 있는지 사실여부는 검찰에서 밝혀줄 것이다. 비리가 있다면 그는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이 허위로 드러날 때에는 관련자들은 마땅히 그 책임을 져야한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공무원 J씨는 금품을 요구했다는 정황이 녹취를 통해 드러나 명백히 공직선거법 위반행위로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J씨와 접촉했던 예비후보 Y씨는 이 사건과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는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저는 거제시청 공무원이 현직시장에 관한 비리를 제공하겠다는 달콤한 말에 처음 만나게 되었다”면서 “B공무원(거제시청 J씨)은 현직시장에 관한 비리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저에게 2억 원을 계속 요구했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저는 이를 거부하여도 B공무원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으며, 이런 행위는 중대한 위법행위라 판단해 경남도선관위에 B공무원을 신고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Y씨는 “현직시장의 비리가 있다는 달콤한 말”이 설사 있더라도 처음부터 J씨를 만나지 말아야 했다. Y씨 입장에서는 “예비후보자가 누군들 못 만나냐”고 항변할지 모르나, Y씨의 화려한 이력과 경력을 볼 때 그 정도 이치를 간파하지 못할 인물이 절대 아니다. 그리고, J씨가 풀어놓는 이야기를 상대방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녹취한 것은 설사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Y씨의 평소 인품에는 걸맞지 않은 행동이었다.

오히려 Y씨는 J씨의 경망한 행동을 꾸짖고 돌려보냈다면, 우리는 Y씨의 인품에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한 순간의 실수로 망가져가는 한 사람의 인생과 그의 가정을 구하는 ‘수호천사’가 되지 않았을까.

그런데 J씨의 이야기는 Y씨에 의해 녹취되었고, 이것이 결정적인 증거가 되어 현재 J씨는 포승줄에 묶이는 신세가 됐다. 이 같은 행동에 대해 Y씨는 ‘정당한 행동 이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Y씨의 인간적인 뒷면을 보면서 섬뜩함을 느낀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 냉혹함이다. 이런 때문인지 그동안 Y씨가 주장해왔던 ‘거제 발전론과 시민 행복론’은 설득력을 잃는다. 되레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다.

이번 6·4지방선거는 ‘멋진 인물’을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깨끗한 선거를 주제로 치러졌으면 한다.

그래서 ‘역시 선거판은 어쩔 수 없는 이전투구 판’이라는 유권자들의 해묵은 인식을 바꿔주길 학수고대 한다.

유권자들이 바라는 것은 댁들이 내 놓는 장밋빛 천당 그림 이전에 오로지 당선을 위해 상대를 후벼 파는 ‘비리 사냥꾼’ 같은 짓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땅 거제가 선거로 인해 서로가 반목하고 갈등하고 지리멸렬하는 일 이 없도록 우리는 간절히 바라고 있다.

‘벼슬 한 번 하겠다’고 나온 사람들은 분명히 재확인해야 한다.

시장, 도의원, 시의원 모두가 거제를 지키는 자리다. 댁들은 ‘거제시 주식회사’를 이끌어가는 사장이며, 영업책임자이며, 홍보책임자다. 그리고 거제를 지키는 수문장들이다.

이런 역할을 소홀히 한 채 신세 진 사람들한테 빚이나 갚고, 선거에서 당신들 편에 서지 않았다고 힘을 이용해 ‘손이나 보는’데 급급 한다면 ‘거제시 주식회사’는 휘청거리게 될 것이다.

우리가 댁들에게 바라는 것은 거제를 하루아침에 살기 좋은 지상낙원으로 만드는 신통력이 아니다. 그저 우리가 바라는 것은 댁들의 ‘벼슬 쟁탈전’ 때문에 피곤하기 싫다는 것이다.

정당한 ‘게임 룰’을 지키면서 패배자는 깨끗하게 승복하고, 승자는 진 사람에게 아량을 베푸는 그런 모습을 한번 쯤 보여 달라는 것이다. ‘암수’가 아닌 깔끔한 ‘정공법’ 말이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선거 때마다 벌어지는 ‘이전투구’에 신물이 나, 아예 정치에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선거가 60 여일 남았다.

이젠 더 이상 선거판이 ‘진흙탕 속에서 싸우는 개들의 싸움’처럼 되질 않길 희망한다.

유권자들에게 치졸한 흑색비방전이 통할 것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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