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2-29 16:58 (목)
계룡초등학교 ‘교실급식’ 이대로 둘 일은 아니다
계룡초등학교 ‘교실급식’ 이대로 둘 일은 아니다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5.06.15 09: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남도 491개 초등학교 가운데 계룡초등학교 유일

▲거제시민뉴스 정순국 대표

밥 먹을 공간이 없어 경남도 491개 초등하교 가운데 유일하게 ‘교실급식’을 하고 있는 계룡초등학교의 급식문제는 안일한 교육행정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을 받아도 마땅하다.

겉모습 치장과 일부시설에 60억 원의 막대한 돈을 투자한 탓인지 학교 외관은 전국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정작 학생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급식시설은 좁고, 마음 편히 밥 먹을 공간조차 없는 실정이다. 그런 때문에 이 학교가 60 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함에 있어 시급한 현안사업을 좀 더 챙기고 고민하는 세밀함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마음껏 뛰어놀며, 안전하게 잘 먹고, 즐겁게 공부하는, 그런 삼박자가 고루 갖추어진 학교가 되어야 하는데, 분명 이가 하나 빠진 모양새다. 아이들이 탈 없이 먹고 건강하게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은 백번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 학교의 급식소 문제 해결에 해당 학교나 교육당국 모두가 ‘약간의 문제는 있으나 그렇게 큰일은 아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의식이 이런 정도에 머물다보니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달라는 이야기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다.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교실급식에 학부모나 아이들이)불만과 불편을 느끼는 부분은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문제가 없다’는 인식으로 무장하고 있어 더 이상 어떻게 대화를 해 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러니 해결의 실마리가 나올 리 만무하지 않은가. 이 관계자 뿐 만 아니라 직접 만나고 전화해 본 교육관계자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안 되는 이유만 잔뜩 늘어놓고 있다.

이들은 주장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현실적으로 (급식소를 신축할) 마땅한 부지도 없고, 여기에 소요될 수 십 억 원의 예산을 감당할 자신이 없고, 그래서 (현재로선) 도저히 답이 안 나온다는 것이다. 해결의 열쇠를 쥔 주체들의 모습에서 공무원 사회의 복지부동의 한 전형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취재기자가 오히려 ‘돈키호테’가 된 심정이다. 그래서 답답하고 안타깝다.

답이 없는데 답을 내놓으라고 보채는 것 같아 오히려 민망할 뿐이다. 물론 해당학교와 교육청의 사정을 들어보면 일리가 있고, 일부 이해도 간다. 그래서 대 놓고 교육당국과 학교 측을 몰아 부칠 수만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이 문제는 행정의 절차와 법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명분으로 밀어 부쳐야 그나마 실낱같은 해결책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안전하게 밥을 먹게 하겠다는데 이 보다 더 좋고 강력한 명분이 어디 있겠는가. 여기에 강력한 실천적 의지만 뒷받침 된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그리고 굳이 하나 더 곁들이면 초장부터 김 빼는 교육관계자들의 발언은 금기로 해서면 한다.

이들의 입에서 현재 급식사정으로도 별 문제가 없는데, ‘골치 아프게 일을 왜 만드느냐’는 넋두리가 나와서는 안 된다. 이와 함께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으로 ‘이렇게 먹든, 저렇게 먹든, 탈 없이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해서는 더욱 안 된다. 왜냐하면 이것은 아이들의 건강문제이고, 자칫 안전사고가 터져 ‘사후약방문’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되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한술 밥에 금방 배가 불러 올, 그런 성격의 일이 아니다. 때문에 치밀하게 계획을 짜고, 많은 사람들의 힘과 관심을 불러 모아야 한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절차도 복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추진과정에서 법과 규제의 장벽에 가로 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하지만 모든 일이 이런 정도의 난관 없이는 성취도 없다.

더구나 어른들이 만든 법과 규정 때문에 급식소 신축 문제가 불가하다면 이는 ‘어른들의 횡포’에 아이들이 희생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현재 계룡초등학교의 여건을 보면 급식소를 신설할 마땅한 부지는 사실상 없다. 일부 공터를 사용코자 해도 도시계획도로 등에 편입돼 있는 등 부적합하다는 것이 학교와 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래서 지어 짜듯 내놓는 의견 중의 하나가 현재 20년이 다 된 체육관 시설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그런데 최근 학교에서 체육관 보수시설에 들어간 것으로 보여 이 또한 작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 측의 신중한 예산 집행이 아쉬운 대목이다.

현행 ‘공유재산관리법상’ 공공건물을 허물고 새로운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선 건축연도가 25년이 돼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건립된 지 20 여 년 가량 된 이 체육관을 허물고 급식소와 체육시설을 병행한 건물 신축하고자 해도 사실상 현행법이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법에도 융통성이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풀면 될 일이다. 이 문제를 풀면 그 다음 예산 문제가 뒤따른다.

경남도 2014년 예산규모는 4조1393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급식시설 및 일반시설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249억 원이다.

또 오는 2015년까지 수 십 억 원의 예산을 투입, 10년 이상 된 급식시설의 현대화 사업에 나선다고 경남도교육청은 밝히고 있다.

돈 없다는 이야기는 할 수 없다. 다만 이 돈을 가져 올 수 있는 수완의 문제다. 그래서 교육행정과 지역 정치인의 멋진 협조체계가 요구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지역 언론들도 합세해 여론을 형성시키며 돕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기자는 이 대목에서 이번 6․4 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된 시․도의원 모두가 급식 현장을 한 번 둘러볼 것을 권유하고 싶다.

급식시설이 없어 아이들이 교실까지 밥과 반찬을 직접 날라 책상을 식탁 삼아 밥을 먹고 있는 이 초라한 현실을 보면 분명 생각이 바꿔질 것이다.

계룡초등학교의 점심시간은 위생사고 전문영양사와 조리종사자가 직접 배식하는 식당 배식이 아니다.

이 때문에 지하 급식소에서 리프트를 타고 올라온 음식은 교실복도에 일차적으로 도착하고 이를 학생들이 급식카트를 이용해 일일이 각 교실로 전달한다.

학급당 밥과 국, 2~3가지 반찬을 나누어주는 학생은 적어도 4명이상 필요하고, 이 학교의 학급 수가 14학급인 것을 감안하면 모두 56명의 학생들이 배식에 동원된다.

그런데 급식시간에 리프트 앞에 한꺼번에 아이들이 몰리면서 급식카트를 교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의 위험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 이를 지켜보면 아찔하다.

여기에다 운반과정에서 일어나는 음식물의 2차 오염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급식소 자체가 지하에 위치한 탓에 아무래도 지상 급식소 보다 통풍이 제대로 안되고 고온다습해 식중독 원인 물질인 노로바이러스균 등의 오염과 증식에 쉽게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리프트가 올라오는 공간의 사정은 이 보다 더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환경이 이런 탓에 부모의 걱정도 크다. 무엇보다 열악한 시설로 인해 위생관리와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다. 실제로 크고 작은 사고도 발생했다고 귀띔했다.

교육청과 계룡초의 급식 담당자들도 교실급식에 따른 문제점을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 개선여지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문제의 본질을 보는 시각의 차이다. 그리고 고쳐 보겠다는 의지력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 안 된다고 지레 겁을 먹고 토를 달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결국 이루어 내는 것도 없다.

지금이야 말로 ‘아낌없이 주는 교육’이 절실하다. 아이들의 건강을 우선적으로 챙기자는데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말한다. 먼 미래를 보고 큰 계획을 수립하자는 의미다. 옳은 이야기다. 그러나 계룡초등학교 급식소는 당장의 문제다. 유치원 96명, 학생 수 698명, 교직원 56명 등 모두 850명이 급식소 없는 급식을 하는 현실을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