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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에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새해 아침에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5.06.15 09: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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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 않은 신문을 다짐 합니다”
정순국 거제시민뉴스 대표이사

진실과 화합, 성실을 상징하는 청양의 기운이 이 땅 거제를 서리서리 휘감는 새해 벽두입니다. 어제의 태양과 오늘의 태양은 늘 변함이 없는데도 우리가 새해 아침에 의미를 두는 것은 지나온 어두운 기억들을 털고 새로움으로 가득 채우고 싶은 열망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언가를 새롭게 채우고 싶다는 것 자체가 곧 삶에 대한 의지일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 속에 담고 싶은 것은 희망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그래서인지 무언가를 꿈꾸고 계획하는 것은 자신이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즐거운 일입니다.

저는 오늘 새로운 것을 담기에 앞서 지나온 일들을 뒤 돌아 봅니다.

진실의 거울 앞에서 제 자신과 저희 신문을 홀딱 벗겨 놓는 시간입니다. 그래야만 좀 더 발전된 내일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독자들에 대한 최소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한해에는 참으로 바쁜 시간을 살아온 것 같습니다. 신생언론의 한계를 극복하고 하루빨리 기존의 언론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은 욕심이 앞섰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한 해였습니다. ‘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으로 요약해도 좋을 듯싶습니다.

지역의 중요한 일들을 대충대충 지나치면서 신중하지 못했고, 사소한 일에 집착하며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는 일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일부 기사는 상대에게 반사이익을 안겨주는 바람에 뜻하지 않은 오해를 샀고, 그 덕분에 소위 ‘언론 하는 놈’이 취할 태도가 아니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언론에 대한 이해와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이 시간, 이 넓은 정보의 바다에서 사실과 허위를 분간치 못하고, 쓸 것도 제대로 못 쓰는 못난 신문이었는지를 돌아보는 통찰은 더욱 뼈저립니다. 등골을 타고 식은 땀이 흐름을 느낍니다. 그리고 행여 언론이라는 가당찮은 완장에 본분을 잃고 ‘어두운 뒷골목’을 배회한 일이 없었는지 통렬히 짚어볼 때에는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독자여러분!

거제시민뉴스가 지난 2013년 11월25일 창간의 돛을 올릴 때 드린 약속은 오로지 독자여러분들이 열망하는 신문이었습니다. 저희들의 나태함과 건방짐으로 인해 속이 상하는 일이 있었다면 이 지면을 빌어 용서를 구합니다.

그리고 저희들 스스로가 ‘기억상실증’에 걸려 천지분간을 못하고 있다면 독자여러분들의 어떠한 처방도 달게 받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히 독자여러분들께 약속드립니다.

우선 저희들 자신이 어떤 얼굴로 어떤 자리에 서 있는지 먼저 들여다보겠습니다. 그리고 망각에 저항하며 거제시민뉴스가 퍼 올릴 수 있는 만큼의 시민의 기대감을 충족시켜 나가겠습니다. 사람은 제 두레박 크기만큼 퍼 올릴 수 있다는 진리를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누구나 틀리고 실수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잘못자체는 추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를 알고도 바로잡지 않으려는 것은 부끄러움입니다. 부끄럽지 않은 신문을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진정 약속드립니다. 끝으로 독자여러분들의 가정에 행운 깃드시길 기원하며 올 한해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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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y 2017-09-20 22:03:19
제갈량의 출정문과
유시민의 항소서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명문입니다.
대단한 글입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항상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