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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하청업체 때문에 원청과 재하청 업자만 골병
'먹튀' 하청업체 때문에 원청과 재하청 업자만 골병
  • 배종근 기자
  • 승인 2015.01.27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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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지이엔씨, 건축자재비·물류비 4억여 원 결제 않아 말썽

원청 경남기업 30여억 원 이어 (주)효성 12억여 원 등 피해액 눈덩이
자재비 결제받지 못한 하청업자 ‘자살시도’ 주변 동료들이 겨우 말려 

▲ 하청보금자리주택 사업 관련 삼지이엔씨로부터 물류비를 결제받지 못한 세계물류가 플래카드를 걸고 물류비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서울 소재 철근콘크리트 전문 타설 업체 삼지이엔씨가 사곡 경남아너스빌 아파트 건설 원청인 경남기업과 대금결제 문제로 논란을 일으킨데 이어 하청면에 건립 중인 '하청보금자리주택' 건설 관련 건축자재비, 물류비 등을 지급하지 않아 원성을 사고 있다.

하청업체인 삼지이엔씨로 인해 경남기업 주장 30여억 원과 하청보금자리주택 원청 (주)효성 10여억 원 등 50억 원에 육박하는 원청사 피해가 발생했으며 삼지이엔씨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한 재하청업체 피해까지 합치면 피해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위 말하는 '먹튀(먹고 튀다)' 하청업체로 인해 원청과 재하청 업체만 골병든 꼴이다.

삼지이엔씨로부터 건축자재비와 물류비 등을 받지 못했다는 자재상과 운송업자 등 10여명은 27일 오전 9시부터 하청면 하청리 소재 하청보금자리주택 건설현장에서 집회를 갖고 원청인 (주)효성을 상대로 대금결제를 촉구했다.

삼지이엔씨에 건축자재를 납품한 안동목재 금새영 대표는 자재대금 5억5000여만 원 중 1억2000여만 원만 결제받고 나머지 4억여 원을 결제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년 동안 자재 물류를 맡았던 세계물류는 1570만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삼지이엔씨로부터 식대비와 식자재비 등 개인업자들이 상당한 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장에서 집회를 가진 피해자들은 "지난해 10월경 받아야 할 돈을 아직도 주지 않고 있다"며 "현재 책임자들은 연락도 되지 않고 '배째라식'이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날 집회현장에 삼지이엔씨측 책임있는 관계자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최근 해고된 것으로 알려진 과장 1명만 잠시 현장을 확인하고 자리를 떠났다.

금 대표는 "효성같은 대기업에서 돈 몇 억은 아무것도 아지만 구멍가게 수준인 우리들에게는 목숨과도 같은 돈"이라며 "당장 직원들과 딸린 식구들이 굶어 죽을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함께 집회에 참석한 물류업체 관계자도 "공기업인 LH공사가 시행하는 공익사업에서 개인업자들이 돈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생겨서 되겠느냐"며 "이런 문제들 때문에 영세업자들이 힘들어 자살을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 삼지이엔씨로부터 자재비 4억여 원을 결제받지 못해 생사기로에 놓였다고 주장하는 안동기업 금새영 대표가 원청인 (주)효성 관계자들을 상대로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그는 "실제 안동목재 사장의 경우 돈 때문에 너무 힘들어 자살을 시도하려는 것을 겨우 말렸다"며 "LH공사에서 직접 나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주)효성 윤세종 소장은 자신들도 피해자라 주장하며 "하도급업체인 삼지이엔씨에서 근로자 인건비를 주지 않고 말썽을 일으켜 12억여 원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인건비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어쩔 수 없이 결재해 줬지만 자재비와 물류비 등은 계약 당사자인 삼지이엔씨에 따져야지 우리(효성)에게 따질 사안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LH공사 경남지역본부 관계자는 "얼마 전 삼지이엔씨에서 고용한 근로자들이 인건비를 받지 못했다는 보고를 받고 효성측에 처리토록 지시했다"며 "하지만 자재비와 물류비 등은 아직 보고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하청보금자리주택은 거제시하청면 하청리 494번지 일원 2만3513㎡에 지상7~10층 8개동 376세대를 짓는 공공건설임대주택 사업이다. 지난해 7월 착공해 올 10월께 입주예정이며 임대기간은 10년이다.

▲ 금새영 대표와 삼지이엔씨 원청 (주)효성 현장소장이 결제대금 관련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 하청보금자리주택 관련 삼지이엔씨로부터 자재비 4억여 원을 결제받지 못한 하청업체 관계자들이 현장에서 자재를 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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