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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그래도 개혁(改革)은 필요하다
[기고]그래도 개혁(改革)은 필요하다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5.04.11 09:38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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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영민 / 칼럼니스트
 

온도라는 것이 있고 체감(體感)온도라는 것이 있다. 보통 온도는 온도계에 나타나는 수치이고 체감온도는 사람이 피부로 느끼는 온도이다. 추위를 말할 때 쓰는 체감온도는 바람 습도 등 때문에 온도계의 온도보다 더 낮게 마련이다.

한 나라의 정책이나 제도에도 그 정책이나 제도 자체가 갖는 의미가 있고 국민이 그 정책의 구체적 실현을 현실적으로 또 피부로 실감하는 정도가 있다. 거기에는 항상 괴리가 있게 마련이지만 좋은 정치는 그 거리를 되도록 빨리 좁히는 것을 그 요체로 한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지방정부인 거제시가 추진해온 개혁에도 위에서 추진하는 정도와 시민이 체감하는 정도에 괴리가 있다. 물론 하나의 정책이 하나의 시정목표가 밑에까지 주지되고 시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으려면 물리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더욱이 그 정책이 과거의 잘못된 패습을 타파하고 새로운 가치를 정립해가는 의식개조의 작업을 수반하는 것일 때 거기에 필연적으로 생기는 저항요소 때문에 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재선에 성공한 권 민호 거제시장은 시정의 우선순위를 ‘개혁과 변화’에 설정 했다고 말할 수 있다. 개혁은 이제 시민의식 수준에서조차 일상용어가 됐으며 개혁의 당위성과 필요성은 더 이상 의문이나 문제제기의 대상이 아니게끔 됐다. 남은 문제는 개혁의 내용을 실천에 옮겨 시민이 개혁의 실체를 느끼게 하는데 있다. 말하자면 이제 우리가 살집의 구조는 다 세워졌으니 내부를 어떻게 꾸미느냐는 단계로 옮겨가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권 시장은 임기를 10개월 남짓 넘긴 시점에서 개혁의 채점효과를 위해 모든 의지와 의욕을 몰아가야한다.

권 시장이 꿈꾸는 명실상부한 개혁은 ‘거제 미래 100년 산업기반 구축’ 이었다. 그것은 ‘미래성장 거제’라는 확고한 기치를 추구하는 것이었지만 오히려 시정운영지표가 여기저기서 님비현상(지역이기주의)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정치적 이슈를 더해줬다는 역(逆)선전에 귀 기울이게 만들었다.

‘깨끗한 시정’ ‘깨끗한 정치’도 개혁의 핵심이었다. 권 시장 자신은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뇌물도시 거제’의 관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모범을 보였다. 2010년 취임하자마자 시장 실을 1층 민원실로 옮겨 열린 시장실로 개방하는 것으로 청렴의지를 표현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또 하나뿐인 딸의 결혼식을 친인척 외에는 알리지 않았고 빙모 상을 당했을 때도 일체의 부의금을 받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라 중앙부처 출장 때는 수행원 없이 심야 고속버스를 이용하고 찜질방에서 잠을 자는 등 공과 사를 구분하지 않고 청렴생활을 실천하는 일관된 ‘청렴 공직자’ 로서의 자세를 유지해왔다.

권 시장은 시정에 있어서도 청렴한 시정구현을 위한 공무원의 의식개혁과 자정운동, 그리고 부조리고발신고 시스템운영 등을 통해 2014년도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측정 결과 시부 경남도내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러한 청렴노력은 2014년 유엔이 정한 반부패의 날 기념식에서 부패방지 청렴인증서와 청렴공로패를 수상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권 시장의 청렴은 여기에 거치지 않고 최근 경차 출퇴근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수범은 시민 차원에서 볼 때 밑으로 확산되지 못했다. 그들이 늘 대하게 되는 민원 공무원주변에서 마주치는 현실은 결코 ‘깨끗한 것’은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은 민선6기에 들어와서도 달라진 것은 없다고 한다. 억대의 검은 돈은 차단 됐는지 몰라도 ‘떡값’과 ‘급행료’와 ‘인사’의 악습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 터진 거제시 간부공무원 뇌물수수 비리사건을 보면서 많은 시민들은 이런 일이 어떻게 권 시장의 부정부패 근절 캠페인이 강력하게 진행되던 바로 그 시기에 일어날 수 있었을까 에 대해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지역 언론을 통해 5년 간 수십 차례 나간 권 시장과 관련된 의혹제기기사를 ‘신동아’와 ‘시사저널’이 재탕수준으로 보도한 이 한심한 언론의 작태는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했다.

도대체 거제시민이 무슨 죄가 있다고 똑같은 공연을 몇 번씩이나 계속 봐야 한다는 것인가!

두 중앙지 기사의 헤드라인은 ‘거제시장의 불투명한 부동산 주식논란’과 ‘현대산업개발-거제시장의 수상한 거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사를 볼 때 헤드라인을 보고 판단한다. 본문내용까지 읽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헤드라인만 쓱 보고 그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태반이다.

설사 기사 본문 내용까지 읽었다 손 치더라도 기사내용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밖에 없다. 독자들이 스스로 해당기사 사실을 확인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때로 사람들은 언론종사자 특히 기자들을 ‘연못에 돌 던지는 사람’에 비유한다. 자신의 잘못된 기사로 인해 하나의 생업이, 가정이, 인생이 얼마나 쉽게 파괴 되는지를 알지 못하면서 연못에 돌 던지는 기분으로 기사를 쓰는 무책임성, 불공정성, 부정확성, 부도덕성, 비인간성을 공박 하는 것이다.

언론인도 사람인지라 주관적 판단을 완전히 배제 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언론의 주요기능이 펙트정보(fact. 입증할 수 있는 사실) 는 전달하고 객관적 공정성을 기반으로 삼아야함은 더할 나위가 없다.

언론인의 선입견, 편견, 편의주의가 진실을 왜곡하고 더 나아가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한 사람의 무고한 생명을 망쳐버리게 할 수도 있다.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는 이유다. 따라서 언론은 펙트 확인을 최우선 삼아야 하며 보도의 후폭풍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야한다. 잘못된 보도는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게 하며 그 혼란에 따른 피해 역시 해당 언론인에게 되돌아 올수 있기 때문이다.

거제시민이 바라는 것은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게 하는 언론이 아니라 법이 엄존하는 사회, 부정이 없는 공직사회, 질서가 있는 공공서비스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공정한 세금, 안정된 물가, 인간다운 복지, 숨통 트이는 교통...이런 것들이다.

권 시장은 모처럼 개혁의 발동을 걸었다. 이제 언론이 제기한 의혹의 불씨가 꺼져가고 있는 만큼 권 시장의 의지는 개혁을 생활주변으로 이끌어와 시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내야한다.

개혁도 다 시장의 사람들이 중심이 돼야 가능하다. 좀 더 적나라하게 묻자면 ‘권 민호 시장 만들기’에 헌신해온 이제까지의 그의 사람들은 여전히 그의 사람으로 남아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그를 믿고 따르고 수행할 매체 없이 시장과 시민의 직접연결로 개혁이 성사 될 수 없는 법이다.

권 시장은 그의 헌신적인 의지와 노력 그리고 개혁의 당위성만 있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믿고 있는 자신의 생각을 되돌아보기 바란다. 온 시민이 진정 걱정하는 것은 앞으로의 3년이다. 정치는 당분간 저만큼 밀어내고 민생을 위한 체감개혁과 변화를 동반할 때 그의 개혁은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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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인 2015-04-13 17:03:46
언론의 왜곡된 보도는 한사람의 무고한 생명을 순식간에 빼았아 간다는 사실을 성완중 자살사건이 잘 증명해주네요~잘 읽고 갑니다^^

정수연 2015-04-11 18:27:00
거제시민뉴스 매일 챙겨보는데 이번 글은 정독했네요 좋은 글이네요^^

박준우 2015-04-11 18:26:19
'체감 개혁과 변화를 동반할 때 그의 개혁은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다'라는 문구에 공감합니다.

박상업 2015-04-11 18:25:18
항상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개혁은 필요합니다 꼭! 거제 시민뉴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