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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마크 트웨인과 금연’
[기고]‘마크 트웨인과 금연’
  • 거제시민뉴스
  • 승인 2015.12.0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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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준 경상남도 재난안전건설본부장
 

나의 어린 시절 우상은 마크 트웨인 소설 ‘톰소여의 모험’의 주인공인‘톰’이었다.

공상적인 악동의 유쾌하고 재치 있는 모습이 꽤나 매력적이었는데 사춘기 즈음 우연히 알게 된 마크 트웨인의 명언 하나가 또다시 내 삶의 큰 울림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자신의 기운을 북돋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사람의 기운을 북돋우는 것이다’ 당시 어린 마음으로도 부모님을 즐겁게 해 드리려고 마당청소도 하고 동생들을 챙기면 챙길수록 오히려 내 자신이 더 기분이 좋아졌던 기억이 난다.

누군가를 위하는 것이 나의 에너지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고 결국은 나 스스로의 힘이 더해지는 경험을 지금도 종종 느끼곤 한다.

하지만 우리는 흔히 다른 사람 때문에 나의 행동을 제어하면 내 자신에게 뭔가 손해라고 생각한다.

 간접흡연 문제도 아마 비슷한 거 같다. 한때 애연가였던 나 역시 주변 상황 때문에 맘 놓고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것은 아주 불편하다고 생각했었다.

 1,500년 전 마야문명 당시 신성한 제사의식에 사용되는 존귀한 물품이었던 담배는 영국의 아메리카 식민지 건설을 성공시킨 주역이기도 했으며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는 삶의 의지를 내려놓은 사람들에게 큰 위로의 힘이 되기도 했다.

 나의 유년시절 영웅을 만든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도 “잘 때는 절대로 담배를 피우지 않고, 깨어 있을 때에는 절대로 담배를 삼가지 않는 것이 나의 철칙이다.” 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1964년 미국 보건위생국에서 담배를 암의 주범으로 공식 발표한 후 50여년이 지난 지금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흡연의 폐해를 막는 것을 국가적 책무로 여기며 강력한 금연 정책을 만들어 간접흡연 예방에도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간접흡연의 피해를 줄이고 국민건강을 보호하고자 올해부터는 면적에 상관없이 모든 음식점, PC방등에서 흡연을 금지하고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그리고 담배값을 단번에 4,500원으로 인상하자 추억의 개비담배까지 부활했다.

거리 한 귀퉁이에는 흡연부스까지 생겨났는데 개비담배, 전자담배와 함께 애연가들의 초라한 모습은 담배역사의 새로운 한 장면이다.

애연가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담배의 화려했던 역사도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나 역시 담배 역사의 증인으로서 충분히 애연가들과 공유하는 담배의 절대 충족을 누리고 왔지만 구수한 담배냄새를 불편해 하는 주변의 시선들, 떳떳하지 못하게 숨어 피는 신세가 한탄스러워 애연가의 권리는 어떻게 된 거냐고 무작정 항의하고 싶기도 했다.

1990년대 말까지 사무실에서의 흡연은 어느새 전설로 기억되고 심지어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허락되지 않았다. 사방에서 나를 감시를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한동안 ‘끊었다 피었다’를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그래, 그렇게 불편하면 나도 불편하다’는 심정으로 드디어 몇년전, 질긴 담배와의 인연은 끝이 났다.

이제 하루를 출발하는 새벽녘의 머릿속은 맑고 몸도 가볍다. 잠자리에 들 때의 무게감도 훨씬 덜하니 10년은 더 건강해진 기분마저 든다.

오늘 아침, 청량감 넘치게 하루를 시작하며 마크 트웨인의 명언을 새롭게 해석해 본다. ‘나의 건강을 북돋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남의 건강을 북돋우는 것이다’<연초 한내출신.경남도 재난안전건설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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